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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계양산을 지켜줘" 딱따구리가 신호를 보낸다!!

솔바람 부는 계양산, 골프장이 모든 것을 빼앗는다!!

등록|2009.04.03 15:32 수정|2009.04.03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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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을 지켜줘" 딱따구리가 신호를 보낸다!! ⓒ 이장연



어제(2일) 인천시와 계양구, 인천시민위가 공동으로 롯데골프장 예정부지내 도롱뇽 떼죽음 현장조사를 벌인다기에 계양도서관에서 불공을 드리다 오후 2시3 0분께 길을 나섰다. 자전거를 타고 계양역으로 해서 빙 돌아갈까 했는데, 간만에 골프장 반대 릴레이 단식농성 중인 하느재고개를 넘어 숲길을 따라가기로 했다.

평일인데도 계양산공원관리소와 하느재고개를 오르는 계단에서 나들이 나온 많은 사람들과 마주쳤다. 무슨 일인지 하이힐까지 신은 앳된 여대생들이 무리지어 내려오기도 했다. 시원한 봄바람이 불어왔지만 금세 몸에서 땀이 났다. 그 길에 소나무 위에서 고공시위를 벌였던 윤인중 목사와 만나 짧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 인천시민들은 4년째 롯데골프장 저지를 위해 힘써오고 있다. ⓒ 이장연




현장조사가 벌어지는 곳까지 서둘러 가야해서 릴레이 단식농성 현장은 그냥 지나쳐 계단을 내려와, 계양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는 길을 따라 이동했다. 그 길에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진달래도 볼 수 있었고, 멀리 신도시와 택지개발이 한창인 김포일대와 경인운하 공사현장도 얼핏 보였다. 산 바로 아래까지 치고 들어온 화전에서는 포클레인이 숲을 파헤치고 있었다.

울퉁불퉁한 돌길을 따라가니 어느새 무성한 소나무 숲에 이르렀고, 산 아래서 불어온 솔바람이 "싸악싸악" 소리를 내며 싱그럽게 낯선 이를 맞아주었다. 상쾌한 솔바람에 힘내어 목상동 솔밭으로 내려가 롯데가 골프장 개발을 위해 불법으로 산림을 훼손한 예정부지에 이르렀고, 그곳에서 현장조사 중인 사람들과 만날 수 있었다.

롯데 관리인의 횡포(폭행)와 찬성 주민2명의 방해로 아수라장이 된 현장조사를 뒤로하고 다시 산길을 따라 도서관으로 되돌아올 때는, 딱따구리가 부리로 구멍을 뚫기 위해 나무기둥을 요란하게 쪼아대는 소리도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그렇게 계양산의 봄은 완연했지만, 경인운하와 함께 계양산 골프장이 개발되면 이 모든 것이 사라진다는 생각에 이 보기좋은 봄이 반갑지만은 않았다. 그것을 아는지 딱따구리는 더 요란하게 나무기둥을 두드렸다. "계양산을 지켜달라"는 신호를 산사람들에게 보냈다.


▲ 목상동 솔밭을 원형보존하겠다지만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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