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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담패설 너무 심하게 해 또렷이 기억"

'청와대 성접대 사건' 1차 식당 사장... "총 5명 술자리 참석"

등록|2009.04.03 17:04 수정|2009.04.03 17:15

▲ 성접대 의혹 사건이 벌어진 지난달 24일. 청와대 행정관과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그리고 케이블TV 업체 직원이 모여 저녁 식사와 술을 마셨던 서울 상암동의 한 식당. ⓒ 박상규


"말끔하게 정장 입은 사람들이 무슨 음담패설을 그렇게나 심하게 하는지···. 이렇게 우리가 또렷이 기억할 정도잖아요."

청와대 전 행정관에 대한 성접대 의혹 사건이 벌어진 지난달 24일. 이들이 룸살롱으로 가기 전 저녁식사를 했던 서울 마포구 상암동 A식당의 채아무개 사장은 혀를 내둘렀다.

채 사장과 식당 종업원 몇 명은 당시 청와대 행정관과 방송통신위원회 직원, 그리고 케이블TV 업체 직원들의 식사 자리를 명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이유는 이들이 저녁식사 자리에서 "도를 넘어선 음담패설을 나눴기 때문"이다.

채 사장은 "양복을 말끔하게 차려입고 점잖게 생긴 사람들이 술을 마시며 음담패설을 굉장히 심하게 했다"며 "아무리 남자들만 모여 있어도 여성 종업원이 음식을 나르기 위해 다가가면 성적인 이야기는 멈추는 게 상식인데, 그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계속 했다"고 말했다.

이어 채 사장은 "그 때문이 당시 종업원이 언짢아했고, 사장인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도 불쾌한 기분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채 사장은 "당시 저녁 시간이라 식당에 손님이 꽉 차 있었는데도 그들은 성에 관한 이야기를 한동안 계속 했다"며 "식당을 꽤 오래 해봤지만 그렇게 심한 말을 대놓고 하는 사람들은 거의 보지 못했다, 오죽하면 우리가 다 뚜렷하게 기억하겠느냐"고 혀를 찼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된 식사·술자리... 참석한 이는 총 5명

채 사장과 식당 종업원들에 따르면 당시 이들의 식사 겸 술자리는 저녁 7시께부터 시작됐다. 처음엔 세 사람이 식사를 시작했지만, 나중에 한 사람씩 차례로 두 명이 더 결합했다. 즉 그날 식사 및 술자리에 참석한 이는 총 다섯 명이다.

채 사장은 "당시 그들은 오리 한 마리와 누룽지 2개, 냉면 1개를 먹었고, 술은 소주 2병과 맥주 6병 등 총 7만9000원 어치를 먹고 갔다"며 "맥주와 소주를 섞어 '폭탄주'로 만들어 마셨다"고 말했다.

하지만 채 사장은 "맨 나중에 온 한 명은 술은 물론이고 음식은 먹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앉아 있던 네 명도 '곧 가니 술잔을 줄 필요가 없다'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채 사장은 "맨 마지막에 온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고 그가 온 다음에 곧 자리가 정리된 걸로 봤을 때 대리운전 기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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