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들어갈 땐 4천 원, 나올 적엔 5천 원

혼자 온 손님에겐 돈 더 받는 이상한 식당

등록|2009.04.04 18:00 수정|2009.04.04 18:01
토요일인 오늘(4일)은 오전만 근무하는 날입니다. 그래서 평소처럼 아침 일찍 출근해 업무를 보고 정오경 시내버스에 올랐지요.

시내버스가 충남대학교 병원을 막 지나자마자 눈앞에 보이는 것이 바로 중구 대흥동의 배수지의 정상에 위치한 테미공원입다.

해마다 이맘때면 거행되는 것이 테미공원 봄꽃축제인지라 그걸 구경이나 하고 갈 요량으로 다음 정류장에서 하차했습니다.

그리곤 테미도서관 입구에서부터 저벅저벅 걸어 올라갔지요. 벚꽃이 채 만개는 아니 되었으되 아무튼 기온이 온화하고 바람도 잠잠하여 꽃구경을 하기엔 참으로 안성맞춤이었습니다.

인파도 그리 많지는 않은 터여서 구경을 하기엔 딱 좋더군요. 노인 초청 국악공연과 초대가수의 노래까지 듣고 테미공원을 내려왔습니다.

거기서 약간 걸어가야만 시내버스 정류장이 있는 때문이죠. 그런데 얼추 오후 2시가 가깝고 보니 배가 고파 환장할 노릇이었습니다.

간판을 믿었건만...나올 땐 5천 원을 주고 나온 식당 ⓒ 홍경석


하여 점심을 사서 먹기로 작정하곤 주변을 둘러봤습니다. 마침 돌솥밥이 4천 원이라는 큰 광고간판이 눈에 쉬 띄는 식당이 보이더군요.

식당으로 들어서니 손님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식당 주인과 종업원으로 보이는 아줌마가 잡담을 나누다가 제가 미닫이 식 문을 드르륵 열고 들어서자 묻더군요.

"몇 분이세요?"

그래서 "저 혼자인데 돌솥밥 좀 하나 주세요"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어지는 말이 참 어이가 없더군요.

"두 분 이상이면 4천 원씩이지만 혼자 손님은 5천 원입니다!"

순간 어처구니가 없고 버럭 화도 나더군요. 하지만 불과 1천 원 때문에 들어서던 식당을 도로 나간다면 그 아줌마 둘이서 제 등 뒤에 대고

"참 쪼잔한 놈"이라고 흉을 볼까 우려되었습니다.

"하는 수 없지요, 뭐."

이윽고 돌솥밥이 나오긴 했지만 이어 들어선 네 명의 손님(두 명씩 각각 다른 테이블에 앉았음)들에겐 4천 원만 받을 게 뻔한 밥값을 유독 저 혼자서만 1천 원을 더 내야한다고 생각하니 솔직히 입맛이 썼습니다.

언젠가 지방출장을 가서 저녁을 먹을 때의 일입니다. 삼겹살에 소주나 한 병 마실 요량으로 어떤 식당에 들어가 삼겹살 1인분을 주문했지요.

그러자 식당 주인 하는 말이 "1인분은 안 판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다른 음식으로 시켜먹을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한 어떤 모순은 논외로 하더라도 여하튼 들어갈 땐, 4천 원인 줄 알고 들어간 식당에서 나올 적엔 5천 원을 주고 나와야했다는 건 분명 어떤 표리부동(表裏不同)이 아닐는지요.

간판은 4천 원인데 실제는 5천 원을 받는 식당이 다시는 없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덧붙이는 글 대전 MBC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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