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호섬을 오가는 쾌속선이 부두에서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 이강진
호주정부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만든 홍보물에 꼭 들어가는 사진 중 하나는 산호섬(Great Barrier Reef)이다. 호주 동해안 북쪽 퀸즐랜드에 2,000킬로미터 이상 펼쳐 있으며 세계에서 제일 큰 규모와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호주 사람들은 텔레비전이나 책자를 통해 익히 아는 곳이다. 아름다운 산호와 바다 밑에서 산호와 공생하는 현란한 색을 자랑하는 물고기에 대해 자주 방송을 하기 때문이다.
요즈음은 항로가 바뀌었는지 볼 기회가 없는데, 언젠가 비행기에서 산호섬을 내려다본 기억이 있다. 물감을 뿌려 놓은 듯이 현란하던 바다와 옹기종기 모여 있는 자그만 섬들이 인상적이었다.
아침 시간에 맞추어 선착장에 도착하니 사람들로 붐빈다. 우리처럼 단순히 구경 온 관광객이 있는가 하면, 전문적인 잠수부들은 잠수 장비를 챙기느라 분주하다.
우리는 배멀미 걱정을 하며 배에 올랐다. 다행히 우리는 배멀미를 하지 않았지만 한국 사람으로 보이는 한 여성은 처음부터 멀미하는지 같이 온 외국인 옆에 드러누워 꼼짝을 하지 않는다. 돌아올 때까지 식사도 하지 않고 아무 구경도 못하며 누워 있는 것을 보면 배멀미를 심하게 하는 모양이다.
우리를 태운 배는 한 시간 정도 달려 정박한다. 섬이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작은 망망한 바다 한가운데 있는 작은 모래 동산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다. 도착하기가 무섭게 사람들은 배에서 제공하는 물안경과 물갈퀴를 신고 바다로 뛰어든다. 수영을 못하는 나 같은 사람들은 구명조끼를 입고 물안경을 쓰고 산호섬을 구경한다. 다른 한 무리의 관광객은 가장 편한 방법으로 바닥이 유리로 된 배를 타고 바다 속을 살피며 각종 산호, 조개, 물고기 등을 구경한다.
▲ 산호섬을 즐기는 관광객. 멀리 관광객을 태우고 온 배들이 보인다. ⓒ 이강진
▲ 해변에는 산호가 많다. 그러나 가지고 나가는 것은 금하고 있다. ⓒ 이강진
이름 모를 아름다운 색을 자랑하는 열대어를 비롯해 큰 물고기들과 함께 수영을 하는 재미, 수많은 산호와 바다 풀 사이에서 거대한 크기의 조개가 큰 입을 벌리고 있는 모습, 텔레비전에서 보던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은 아름다운 장면에 취한다.
마지막으로 배가 떠나기 전에 물고기에게 생선 토막들을 던져주니 커다란 고기떼가 몰려든다. 특히 크기가 내 키보다도 더 큰 것 같은 대어가 잽싸게 먹이를 뺏어 차는 모습은 가관이었다. 저런 고기 한 마리만 잡으면 많은 사람이 회를 실컷 먹고, 매운탕도 끓여 먹을 수 있겠다. 회를 좋아하는 나는 생선만 보면, 그저 먹는 타령이다.
텔레비전이나 사진을 통해 본 산호초, 열대어의 모습과 직접 산호섬에 와서 수영하며 보는 모습은 전혀 다르다. 현장감이 넘쳐흐른다. 참여한다는 것은 삶을 더 풍요롭게 해 준다. 편안히 집에 앉아 책이나 텔레비전으로도 볼 수 있는 풍경들을 이렇게 고생을 하며 호주를 여행하는 것도 삶의 현장에 들어가 보고 싶어서일 것이다.
▲ 배에서 던지는 것을 먹으려고 모여든 고기떼. 보통 고기와 비교가 안되는 커다란 고기가 먹이를 덥친다. ⓒ 이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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