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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노조 비상투쟁위원회 출범

"대한항공 움직임 심상찮다" 판단.. 다음 주 상경집회 계획

등록|2009.04.07 20:12 수정|2009.04.08 09:29

▲ 7일 KAI 원형 경기장에서 열린 노조 비상투쟁위원회 출범식 장면 ⓒ 하병주


한국항공우주산업(주)(KAI) 노조가 대한항공의 KAI 지분 인수 움직임에 반발해 비상투쟁위원회를 출범시켰다.

7일 오후3시부터 진행된 출범식은 2000명 가까운 조합원들이 참여하는 등 대한항공의 KAI 지분 인수 반대 열기가 높았다.

이 자리에서 박한배 노조위원장은 "최근에 진행되는 상황이 위중하다"면서 "경영진도 믿을 수 없으니 오직 노조의 깃발 아래 똘똘 뭉쳐 싸워나가자"고 호소했다.

그는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을 가리켜 "불법을 밥 먹듯 저질렀다"라고 거칠게 몰아 부치면서 KAI의 주인이 될 수 없음을 강조했다. 또 "최근 산업은행에 알아본 결과 수의계약으로 KAI지분을 팔지는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들었지만 대한항공의 로비력을 볼 때 믿을 수 없다"면서 조합원의 단결을 촉구했다.

박 위원장이 이렇듯 노조 단결을 촉구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계속되는 그의 연설에서 그는 "일부 세력들이 대한항공 직원의 급여가 1000만원 더 많다느니 하며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면서 '내부의 적'을 강하게 경계했다.

나아가 대한항공의 KAI 인수설이 처음 불거진 2003년 상황을 떠올리며 "그 때 선배들의 열정을 본받아 지역과 연대해 대한항공의 야욕을 반드시 막아내자"고 호소했다. 회사 차원의 '전사적(全社的)' 공동대응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   ⓒ 하병주


이날 출범식에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 노조대표들도 다수 참석했다. 특히 금속노련 김만재 수석부위원장은 연대사를 통해 "기업합병은 결국 합병된 기업의 간부나 직원을 서서히 잘라내는 것으로 귀결된다"면서 KAI노조가 현실을 직시할 것을 당부했다.

또 "노동자들이 오랜 임금동결을 감내하며 살려낸 기업을 대한항공이 하루아침에 꿀꺽 하는 것을 금속노련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힘을 보탤 뜻을 밝혔다.

이날 KAI노조의 비상투쟁위원회 출범은 최근 대한항공이 제조부분인 항공우주산업을 5년 안에 연 매출 1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 알려진 것과 무관치 않다. 대한항공이 KAI 인수를 노골화 하고 있다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비상투쟁위원회를 출범한 KAI노조는 다음 주 상경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KAI 지분 30.54%를 소유한 산업은행이 지분 매각 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대한항공이 KAI 지분을 인수함에 있어 중요 고비가 4월이라고 여기고 있다.

▲   ⓒ 하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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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병주


▲   ⓒ 하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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