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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야 같이 살자'... '햇볕정책' 펴는 한전

'까치 공존 전주' 부착해 까치집 허용

등록|2009.04.08 13:53 수정|2009.04.08 15:38
한국전력이 전국에서 사람과 까치가 함께 살아가는 '까치 공존 전주' 사업을 지난 4월 6일부터 시행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있다.

▲ 까치집 제거작업 (안산시 상록구 본오동) ⓒ 라영수




전주에 까치가 집을 지어 놓으면 사고 위험이 높다. 까치는 입춘이 시작되면 전망이 좋고왕래가 편한 곳을 골라 집을 짓는다.

▲ 까치는 전망이 좋고 출입이 편리한 명당(?)에 집을 짓는다. ⓒ 라영수




그러한 조건을 만족시켜주는 곳으로 까치에게는 전주가 가장 이상적인 집터다. 변압기가 있어 눈비를 피할 수 있고, 엉성한 나뭇가지 집에 보온효과를 주며, 침략자들을 피할 수 있는 높은 곳이기 때문이다.

까치로 보자면 정성 들여 지은 집을 야만적으로 허물어 버리는 (한전은 "제거"라고 표현한다) 인간들의 행태를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한전 배전운영처 배전운영팀 이영익 처장은 전체 사고의 5%가 까치 탓에 발생한다고 밝히고 있다.

▲ 같이 살자, 까치야 (까치공존 전주) ⓒ 라영수



한전은 오랜 기간 까치와 전쟁을 치러왔다. 까치는 집이 필요하고 한전은 사고를 막아야 하기 때문에 양측은 해결점이 없는 듯이 보였다. 그러나 2000년부터 한전은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그것은 '공존'이었다.

▲ 까치집과 공존하는 전주 표식 (안산시 본오동) ⓒ 라영수




사람과 까치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전력은 정전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큰 전주를 제외한 나머지 전주에서 까치가 산란하여 부화를 마칠 때까지 까치집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한전은 각 지역 특성에 따라 합당한 방편을 강구하도록 지시했다. 지난 4월 6일부터 안산지사는 오산지점 사례를 참조해 전주에 노란 현수막으로 '까치집 공존 전주' 표식을 해 시민들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

까치는 전통적으로 길조로 여겨왔다. 이번 '공존' 정책으로 까치는 우리와 한층 더 친근한 이웃이 되었다.

따뜻한 배려가 필요한 곳이 많아진 이 어려운 시기에 한전의 반짝 아이디어는 한줄기 맑은 샘물처럼 시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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