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시]꽃 피는 실용주의

박태기나무를 보며

등록|2009.04.11 13:34 수정|2009.04.11 23:58

▲ 박태기나무 ⓒ 안병기



소싯적
밥 얻으러 갔다가
형수에게 주걱으로 맞았던 
흥부의 넋이
저렇게 꽃이 되었는가

해마다
봄이 오면
박태기나무 가지마다 밥태기
잔뜩 붙이고 나와 시위하듯 말한다

꽃보다 밥이여
높고 낮은 곳 없이
온 세상 골고루
환하게 만드는 밥이야말로 
진짜 꽃이여

이 나라
서푼 짜리 실용주의가
엉금엉금 기어서라도 끝내
가 닿아야만 할 곳
박태기나무의
끝.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