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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교사, 고교생과 '국보법 철폐 향나무' 심었다

교육문화공간 '향', 11일 오후 간디학교 교정에 '향나무' 심기 행사

등록|2009.04.11 18:59 수정|2009.04.11 18:59

▲ 교육문화공간 '향' 소속 퇴직원로교사들이 11일 오후 고교생들과 함께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염원하며 산청 간디학교 교정에 향나무를 심었다. ⓒ 진주현


"여기 우리, 우리의 뜻모아 향나무를 심는다. 두류산 천왕봉 높은 꿈 이루소서. 푸른 물, 푸른 꿈꾸는 자주여 통일이여 어서 오라."


퇴직원로 교사들이 고교생들과 함께 '국가보안법 철폐․참교육 실현'을 위한 향나무를 심었다. 교육문화공간 '향'과 '국가보안법 철폐, 최보경 지키기 대책위원회'는 11일 오후 경남 산청 간디학교 교정에서 "국가보안법 철폐와 참교육 실현을 위한 향나무 심기"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교육문화공간 '향' 소속 윤한탁(퇴직원로교사모임 회장)·이의협·정해숙·조정훈 선생과 황금주 전교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 곽정희 전교조 산청지회장, 간디학교 교사, 이민안 간디학교 bklove 회장, 간디학교 학생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간디학교 최보경 교사(34·역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어 현재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향나무 심기는 퇴직원로교사들이 고교생들과 함께 국가보안법 철폐를 바라는 의미에서 행사를 연 것.

이날 윤한탁 선생은 "동물처럼 같은 것을 자꾸만 반복시켜 길들이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면서 "서울에서는 일제고사를 치르는 날 학생들에게 체험학습을 허락해준 많은 선생들이 교단에서 쫓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 윤한탁 선생이 "향나무를 심는 뜻은"이란 글을 낭독하고 있다. ⓒ 진주현


이어 윤 선생은 "일제고사는 학생들을 위한 교육이 아니라 학원을 위한 교육이다"며 "학생들을 멍텅구리로 만드는 MB정부의 교육철학과 일제고사는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최보경 선생는 향나무처럼 좋은 교사이다"며 "올바른 선생 밑에서 올바른 학생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런 교육이 전국으로 퍼져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의협 선생은 "토요일 학원에 가는 것 대신해서 최보경 선생에게 이와같은 역사수업을 받을 수 있는 학생 여러분은 행복하다"며 "청소년들은 MB의 잘못된 교육철학을 따라가서는 안되고, 훌륭하게 자라서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해숙 선생은 "역사는 소수창조자와 소수지배자들과의 싸움이라는 말이 있다"며 "여기 이 자리에 있는 분들은 소수창조자이며, 반드시 승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황금주 수석부지부장은 "'교육문화공간 향'의 향나무 심기는 정말 의미 있는 행사이다"라고 말했으며, 학생을 대표한 이민안 BKLOVE 회장은 "우리 역사 선생님께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고맙고 감사하고, 1년을 이렇게 지치지 않고 보경쌤을 응원해 온 만큼 앞으로도 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보경 교사는 감사의 인사말을 했다. 그는 "정말 감사드린다"며 "멀리서 오신 선생님들을 보며 다시한번 저의 삶이 부끄럽지 않은지 돌아보게 되고, 우리의 교육이 정당하다는 것을 꼭 증명해 보이고 말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향나무를 심은 뒤 동판을 설치했다. 교육문화공간 '향'은 그동안 의미있는 곳에 향나무 심기를 해오고 있다. 다음은 윤한탁 선생이 이날 낭독한 "향나무 심는 뜻은"이란 제목의 글 전문이다.

▲ 11일 오후 간디학교 교정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철폐, 참교육 실현 향나무 심기' 행사에는 퇴직원로교사와 고교생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 진주현


"백두산 뻗어 내려 태백산맥으로 내달아/그 힘찬 민족정기/다시 내려 뻗어 지리산 천왕봉으로 솟았구나//오늘 여기에 와 우람찬 지리산을 바라본다./저기 우러러 보라 지리산 능선 마룻길에/백두백마가 달려온다.//반만년 유구한 백두산 민족이/이 곳에 달려오고 있다./우리 두손 높이 쳐들고/만세 외치며 달려 나가 맞는다.//돌부리에 채여 넘어지더라도/벌떡 일어나 나아가자./가시덤풀에 걸려 나둥그려지더라도/힘 다시 내어 달려가자.//굴종하는 자여 들어라/머뭇거리지 말라./비굴하게 돌아서는 자여/천년만년 치욕의 나락에 떨어지리라./우리는 오직 한걸음에 뛰쳐나가리라.//예로부터 남녘으로 백두산이 흘러 내려/그 이름 두류산이라 이름 하였다./민족의 성산 두류산이 뿜어내는 시대정신을 마시며/민족통일을 염원한다.//오늘 산청 간디학교 교정에서/통일교사 최보경 선생 국가보안법 투쟁에 나서/기어이 승리할 자주통일 대열에/백두백마를 탈 동지들이여//여기 우리, 우리의 뜻모아 향나무를 심는다./두류산 천왕봉/높은 꿈 이루소서/푸른 물, 푸른 꿈꾸는/자주여 통일이여 어서오라//통일염원 64년(2009) 4월 11일. 교육문화공간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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