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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노사 피말리는 6시간 만에 극적 타결 일궈내

징계 철회 얻고, 전임자 인정 문제 숙제로 남아

등록|2009.04.12 11:31 수정|2009.04.12 11:31

전면파업 대비한 코오롱지회 천막농성 현장장기파업에 대비한 천막농성장과 멀리 회사측 CI 문구위로 조합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 심명남



10일 오후 6시부로 총파업에 돌입했던 코오롱 노사가 노동부의 중재 속에 전면 파업 6시간만인 11일 새벽 1시 노사간 극적 타결을 이루었다.

여수산단에 있는 화학섬유연맹 노동조합 코오롱지회는 신생노조이다. 노조는 지난해 10월 노동조합 설립총회를 마치고, 12월 18일 제1차 교섭을 시작으로 최종 22차 교섭이 결렬되자 사측에 안전조치 공문을 보낸 후 생산 현장에 투입된 조합원들을 철수시켰다.

교섭 과정에서 조합의 실체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사측은 조합원 25명 중 13명에 대해 인사위원회를 회부시켜 보직해임 및 감봉, 정직 7일 등 중징계를 내렸다.

사측은 조합의 행동지침으로 내려진 비조합원과 업무외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인간 관계가 안 좋고 반장 직무 능력이 안 된다며 반장을 해당 업무에서 보직해임 시키기도 하였다.

또한 관리자들의 욕설과 비인간적인 대우에 반발해 조합원들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갔고 노사간의 갈등은 감정 싸움으로 치달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상황까지 갔다.

사측에 맞서 조합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92%의 찬성을 얻고도 준법투쟁과 대화로 문제를 풀려고 노력하였으나 더이상 대화로는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

총파업 출정식 준비중인 조합원들의 모습총파업 출정식에 앞서 조합원들이 서로의 머리띠를 묶어 주고 있다. ⓒ 심명남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한 지도부는 10일 오후 6시 총파업 결의대회를 마치고 현장의 인원을 철수시키자 마침내 회사측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상황이 급반전되어 노사가 극적 합의를 이룰 수 있었다.

이번 교섭에서 노사간 쟁점사항으로 떠오른 징계자철회, 조합활동보장 및 단협사항에 노사가 합의하였으나 전임자 인정 문제는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이번 교섭을 이끈 천중근 화섬노조 전남지부장은 "사측이 대화로 해결하려는 조합의 진정성을 무시하더니 마지막 현장의 인원을 빼내야만 문제가 해결되는 현실이 씁쓸하다"며 "노사는 이제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교섭 중 그간 서로가 입은 상처가 빠른 시간 내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코오롱지회 조천석 지회장은 "그동안 코오롱 지회에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함을 전한다"며 "그간 저와 지도부를 믿고 끝까지 따라준 조합원 동지들과 가족들에게도 맘고생 많았다"고 위로의 말을 전하였다.

코오롱 노사는 오는 14일 공장에서 회사 최고경영자가 참가한 가운데 임·단협 조인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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