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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을 왜 산에 설치하나?"

대전시 "보문산에 국내 최대 수족관 조성"... 환경단체 "생태계 파괴 우려"

등록|2009.04.14 18:34 수정|2009.04.16 00:32
미국을 다녀 온 박성효 대전시장이 대전동물원과 대전플라워랜드 통합테마파크인 '오 월드(O-World)' 인근에 국내 최대 규모의 수족관을 조성하겠다고 밝히자, 환경단체가 보문산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고 나섰다.

박 시장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9일간의 미국 방문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수족관 공급 세계점유율 1위인 미국 레이놀즈(주), 한국 자회사인 H&G아쿠아월드 등과 투자유치협약을 체결했다"며 "이에 따라 보문산 일원에 250억 원을 투자 해 국내 최대 규모(3000t급)의 수족관을 올해 안에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대전환경운동연합이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환경연합은 14일 성명을 통해 "박성효 시장이 발표한 국내 최대의 수족관 조성 계획으로 대전시민의 휴식처이고 대표적인 산림녹지지역인 보문산 생태계가 추가로 훼손될 위기에 처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수족관을 왜 산에다 짓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발상자체에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 대전을 하천의 도시, 물의 도시로써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겠다고 대전시가 여러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으면서, 수족관을 만든다면 3대 하천과 연계하여 만드는 게 상식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들은 또 "현재 대전엑스포과학공원은 수십억 원의 경영적자를 내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다"며 "여러 차례 엑스포과학공원 활성화 방향 등이 논의 되었으나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었다, 굳이 수족관이 필요하다면 엑스포과학공원과 같은 곳을 재이용하는 것이 순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문산 내 수족관 건설계획은 도심 속 그린공원인 보문산을 인위적으로 개발하여 인위적인 관광지로 개발하려는 것으로 전면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보문산 공원은 대전시민의 유일한 휴식처로 사랑을 받아 왔으며, 현재에도 구도심의 중요한 생태축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보문산은 그동안 시민휴식공간 확충, 임도 개설 등을 명분으로 보문산 전체 산림생태계에 대한 고려 없이 난개발을 자행되어, 지금 현재 많은 무분별한 보문산 훼손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끝으로 "그런데, 또 다시 보문산에 수족관을 지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것은 대전시가 나서서 보문산 생태계를 파괴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산림훼손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가져올 수 있다, 3000만 나무 심기를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대전시가 나서서 지역의 중요한 산림을 훼손하는 일이 결코 없길 기대한다"고 충고했다.


덧붙이는 글 대전충남 한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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