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이 서는 날에는 소화전이 무용지물?
계룡시, 상인들의 무단점용으로 장터 일대 소화전 활용 제한
▲ 소화전이 과일상자 받침대?도로상에 엄연히 소화전 간판(붉은 네모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일을 파는 상인은 이를 점용해 버렸다. ⓒ 김동이
충남 계룡시는 5일에 한 번 장이 서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일주일에 한 번 장이 선다. 매주 화요일에 장이 열린다고 해서 일명 '화요장터'라고 불린다. 화요장터는 도농 복합도시인 계룡시에서 가장 번화가라고 할 수 있는 엄사면의 엄사사거리 일대 시가지에서 펼쳐진다.
일주일에 한 번 서는 장이라서 그런지 오랜만에 장에 나온 시민들은 두 손 가득히 장에서 구입한 물건을 들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장터 구석구석 누비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눈요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이렇게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호기심을 주는 화요장터지만 장이 서는 날이면 발생하는 문제점도 많이 눈에 띈다. 예전부터 시민들의 입에서 오르내리던 주차 문제, 주변 상가들의 매출 급감 문제 등은 이미 오래된 상처로 곪아 터져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언급하면 입만 아플 뿐이고, 오늘 장터를 돌면서 새롭게 발견한 문제점 하나가 있다.
그것도 그냥 간과해서는 안 되는 아주 중요한 문제점이다. 그건 바로 장터의 개장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시 신속하게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여건을 방해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장터를 상인들이 점유하고 있다고 해서 소방차가 들어가고 들어가지 못하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
물론 이러한 문제점도 화재 발생 시에는 큰 걸림돌이겠지만 더 큰 문제점은 대형화재 발생시 사용해야 하는 '소화전'을 상인들이 점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 소화전은 과일을 파는 상인이 소화전 주변을 과일 상자와 트럭으로 막아놓고 있어 만일 주변에서 화재가 발생한다면 이 소화전은 무용지물이 될 지경이었다.
엄연히 소화전 옆에는 소화전이 있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버젓이 서 있는데도 이 상인은 소화전이 위치하고 있는 곳에 노점상을 차렸고, 이는 이를 단속하지 못한 관공서의 잘못도 있지만 그곳에 노점상을 차린 상인의 안전 불감증도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 노란색 표시가 소화전 점검했음을 알려주는 표시인 듯 하다. 이곳은 횡단보도가 있어 노점상을 차리는 것이 불가하지만 바로 옆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으로 인해 아무래도 소방차가 들어오기에는 제한이 있어 보인다. ⓒ 김동이
다른 한 곳은 소화전 바로 옆에 노점상이 위치해 있어 노점상과는 크게 상관이 없지만 소화전이 위치하고 있는 바로 옆 도로에 주차한 차량으로 인해 이곳도 소방차가 들어오기에는 제한이 있어 보였다.
소화전을 자세하게 보니 노란 테이프가 감겨져 있어 무슨 표시일까 하고 궁금해하고 있는데 옆에 있던 상인이 방금 소방대원들이 다녀갔다면서 소화전 확인 후 표식을 하고 간 것이라고 전했다.
소방대원들은 소화전에 이상이 있는지 없는지만 확인하고 갔는가보다. 물론, 평소에는 화요장이 열리는 날처럼 차량도 많지 않고 인도에 상인들도 없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해도 소방차가 출동해 화재를 진압하는 데는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화요장이 열리는 날에는 주차단속을 하는 관공서 요원들이나 소화전을 점검하는 소방대원들은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상인들이 소화전 주변에는 노점상을 차리지 않도록 계도하고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화요장에 들어오는 상인들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소화전과 같은 소방시설물은 피해서 노점상을 차려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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