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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대한민국관건립위원' 보수일색... 이념대립 우려

민간위원 19명 중에 진보인사는 황석영씨뿐

등록|2009.04.16 19:46 수정|2009.04.16 21:24

▲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오후 청와대에서 국립대한민국관 건립위원들과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석영(소설가), 김종규(박물관협회 명예회장), 이명박 대통령, 김진현 위원장(세계평화포럼 이사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 청와대 제공



이명박 대통령이 위촉한 '국립대한민국관 건립위원회' 민간위원들이 대부분 보수인사 일색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16일 '국립대한민국관'의 건립에 관한 중요사항을 심의하게 될 국립대한민국관 건립위원회(위원장 김진현 전 과학기술처 장관)의 민간위원들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국립대한민국관이 대한민국의 성공적인 발전의 역사가 기록되어 보전되고, 이를 세계에 알리는 훌륭한 시설로 건립될 수 있도록 위원들의 협조를 당부하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후손들에게, 세계에 대한민국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며 "여기 있는 분들은 지난 60년 역사의 분야별 산 증인인 만큼 좋은 뜻을 모아 효과적으로 일해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민간위원들은 외교ㆍ안보, 경제ㆍ사회, 교육ㆍ과학, 문화ㆍ예술, 역사, 박물관, 건축, 언론, 콘텐츠 기술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었으며, 임기는 3년이다.

그러나 작가 황석영씨 등을 제외하고는 민간위원 대부분이 보수적 인사 일색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게다가 기획재정부 제2차관 등을 포함해 10명으로 구성되는 정부위원을 감안하면 국립대한민국관 자체가 정권의 입맛과 의도대로 건립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국립대한민국관은 이명박 정부가 2008년 대한민국 건국 60주년을 맞아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전시관으로 원래는 현대사박물관을 구상하였으나 보수·진보의 이념 대립을 야기할 것을 우려하여 미래지향적 전시관으로 전환하였다.

그러나 민간 건립위원들이 대부분 민주화와는 무관한 보수인사 위주여서 한국 사회의 두 축인 민주화-산업화 세력을 아우르는 국민통합이 아니라 이른바 '가진자'를 미화하고 기득권층을 옹호해 우리 사회의 갈등을 조장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온다.

전시관은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에 있는 문화관광체육부 청사를 리모델링해 연건축면적 2만 8000㎡에 지하 3층, 지상 5~8층 규모로 건립되며, 내부는 전시실을 비롯하여 다목적공연장과 수장고, 사무실 등으로 이루어진다. 2014년에 개관될 예정인 전시관은 첨단 정보기술(IT)과 문화기술(CT)을 활용하여 대한민국 근현대사와 가상현실까지 아우르는 미래형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국립대한민국관 건립위원회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으로 민간위원은 국립대한민국관 건립위원회 규정(2월 11일 공포․시행)에 따라 대통령이 위촉하게 돼 있다.

민간위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 위원장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전 과학기술처 장관
- 외교·안보 ▲홍순영 한국외교협회장 ▲박유철 단국대 이사장 ▲권영효 전 전쟁기념관장
- 경제·사회 ▲윤종용 삼성전자 상임고문 ▲이희범 전 한국무역협회장 ▲이참 전 한국환경연합 지도위원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 문화·예술 ▲임권택 영화감독 ▲신달자 문화예술위원회 위원 ▲황석영 소설가
- 교육·과학 ▲이배용 이화여대 총장 ▲김영식 서울대 규장각 원장
- 역사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한영우 이화여대 학술원 석좌교수
- 박물관 ▲김종규 박물관협회 명예회장
- 건축 ▲김원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
- 언론 ▲장대환 한국신문협회장
- 컨텐츠 기술 ▲이만재 ETRI 디지털콘텐츠 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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