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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종영에 붙여

벚꽃은 지고 있지만

등록|2009.04.17 10:32 수정|2009.04.17 10:32
얼마 전 휴일에 벚꽃을 구경하고자 충남대학교에 갔습니다.
농과대학에서부터 중앙도서관에 이르는 꽃길이 정말 아름답더군요.

거길 구경하면서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자니
저만치서 노부부가 다정히 손을 잡고 저처럼 꽃구경을 나오셨습니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자니 어찌나 아름답던지요!

저도 당시엔 아내랑 함께 갔음 했었습니다.
하지만 늘 고삭부리로 자리보전을 하는 터였기에
그날도 저는 본의 아니게 달랑 혼자서만 꽃구경을 해야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러했기에 비둘기처럼 다정한 노부부의 모습이 참으로 부러웠음은 물론이었지요.
진부한 얘기겠지만 부부가 함께 살아가면서 자식을 잘 키우고
노후엔 여유작작하게 나들이와 여행을 즐기는 것처럼 좋은 '풍경'은 다시 없습니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고 그래서 드라마에서처럼
툭하면 이혼과 재혼을 밥 먹듯 하는 시절이라곤 하지만 말입니다.

'이혼대국'으로 익히 잘 알려져 있는 나라가 바로 미국입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공직자로 성공하려면 절대로(!)
이혼이라는 '주홍글씨'를 남기면 안 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미국인들의 정서는 어쩌면
보수와 진보라는 두 가지의 잣대를 지닌 민족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참으로 오랜 기간 방송했던 드라마 KBS 2 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이 마침내
오늘(4월 17일) 479회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고 합니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어떤 부부의 불협화음 경우를 설정하여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답을 구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즉 '이 부부는 이래저래하여 현재 반목이 심한데
과연 계속하여 살아야 하는가, 아님 이혼을 해야 하는가?'의
질문을 던지는 형태로서 말입니다.

헌데 이 드라마에서의 유감(?)은 방송된 드라마 중
열이면 열 거개가 이혼 쪽으로 찬성을 하지 아니 하면
안 되는, 그야말로 '절체절명'의 순간만을 연속하여 보여주곤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이 드라마의 홈페이지 게시판에 들어가
'가뜩이나 이혼이 증가하는 즈음에 이혼을
더욱 부추기는 이런 드라마는 당장에 폐지해야 한다!'고 뿔을 내기도 했었습니다.

아무튼 이 드라마가 오랜 기간 장수드라마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건 분명 시청자들의 관심과 성원이 있었던 때문이었겠지요. 
이제 종영되는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을 다시 보긴 어렵겠습니다.

그렇긴 하더라도 이 드라마를 교훈삼아 이 땅의 모든 부부가
앞으로 '사랑과 전쟁'은 말고 '사랑과 화목'만 가득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재혼업체서 이 글을 보면 밥줄 끊어진다고 발끈할 진 몰라도 말입니다)

'화무십일홍'이라 하여 벚꽃은 지고 있지만
부부간의 사랑과 믿음만큼은 영원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덧붙이는 글 kbs-2tv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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