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극제]화가 이중섭의 생애를 그린 <길 떠나는 가족>
정보석, 천상병 시인 시집 읽으며 화가 이중섭이 되기 위해 열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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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떠나는 가족> 연습장면 스케치, 연출 인터뷰'소'그림으로 유명한 화가 이중섭의 생애를 그린 연극<길 떠나는 가족>연습실을 찾았다. <길 떠나는 가족은>은 제30회 서울연극제 참가작이며 김의경작 임형택 연출로 정보석이 이중섭역을 맡아 오는 5월 18일부터 5월 2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상연된다. ⓒ 문성식
제30회 서울연극제 참가작으로 다음달 5월 18일부터 23일까지 공연될 연극<길 떠나는 가족>의 연습실을 찾았다.
<길 떠나는 가족>은 소를 그린 화가로 유명한 이중섭의 생애를 그린 연극으로 지난 91년 초연당시 연일 매진행렬을 기록하며 서울연극제 대상, 연기상, 희곡상을 휩쓴 바 있는 김의경 작가의 대표작으로 이번 공연은 초연 18년 만에 이루어지는 공연이다.
91년 초연 때의 이중섭역은 현재 중견 연기자로써 매우 탄탄한 연기력을 펼치고 있는 김갑수가 맡았는데 이번에는 탤런트이자 영화배우로도 널리 알려진 정보석이 맡았다. 그리고 이중섭의 일본인 아내인 이남덕(일본명 마사꼬)역으로는 국립극단 배우이자 2006년 SBS TV <연개소문>에서 진부인역으로 호평을 받았던 곽명화가 맡았다.
<길 떠나는 가족>의 줄거리
맑은 영혼과 풍부한 상상력을 가진, 결코 시대에 동화되지 못하고 제대로 인정받지도 못한채 요절한 천재 화가 이중섭. 민족의 혼을 '소'로 간파한 이중섭은 소와 뒹굴고 웃으며 그림을 그리다가 스승의 권유로 유학길에 오른다. 동경유학에서 만난 마사꼬와는 집안의 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결혼에 이르고 이남덕이란 조선인 이름을 새로 얻은 마사꼬와
인생에 있어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 중섭.
하지만 곧 한국전쟁이 발발하게 되고 피난길에 오르게 되는데, 온민족이 어렵고 힘들었던 시기, 돈벌이가 아닌 순수한 예술정신을 고집하는 중섭으로 인해 가족들은 심한 생활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었고 이에 견디다 못한 그의 아내 남덕(마사꼬)는 아이들을 데리고 일본으로 떠나고 만다. 중섭은 점점 더 폐인이 되어가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에 올라와서 열게된 그의 전시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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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 떠나는 가족> 출연진 인터뷰<길 떠나는 가족>에서 주연인 이중섭역을 맡은 정보석, 그의 아내 마사꼬역을 맡은 곽명화, 소 역할을 맡은 최규화, 김충근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담았다. ⓒ 문성식
주요 감상 포인트
순수하고 맑은 영혼의 소유자 이중섭, 그가 살아온 일본 식민지 지배와 한국전쟁, 가난과 고난이라는 암울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가족들과의 사랑, 친구와의 우정을 나누며 그가 가장 즐겨 그렸던 '소'를 통해 펼쳐가는 예술혼의 세계를 느껴 볼 수 있다. 이 연극의 제목인 '길 떠나는 가족'은 이중섭이 그렸던 유명한 작품 중에 하나인데 이 그림에도 달구지에 가족을 태우고 가는 '소'가 등장한다.
아직 연습실에서는 볼 수 없었지만 무대 위에는 이중섭이 그렸던 여러 그림들을 배우들의 연기로 재현하기도 하고 또는 영상이나 그림을 음향과 함께 무대장치를 통해 보여주기도 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중섭이 그렸던 그의 유명한 그림들이 연극무대에서 배우들의 연기에 의해서 어떻게 입체적으로 재현이 되어질지, 또 그의 그림들로 이루어질 영상은 어떻게 준비될지도 궁금해진다.
정보석과 곽명화의 탄탄한 연기력도 기대되고 이중섭이 가장 애착을 가지고서 그리던 '소'의 역할을 맡은 배우들 역시 이중섭의 소를 어떻게 표현해낼지 궁금해진다. 현재 정보석은 매일같이 천상병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더욱 더 진짜 이중섭이 되기 위해서 노력중이라고 한다.
"자유로운 상상력의 세계, 중섭의 시대만이 아닌 이 시대에도 과연 자유로운 상상력이란 존재하는 것일까? 일제시대, 한국전쟁, 빨갱이 논쟁, 이런 수사들은 과연 중섭의 시대에만 있었던 것인가? 교육평준화, 세계화를 위한 국제중 설립, 농민들 직불금을 가로챈 공무원들, 좌와 우의 사상적 편가름, 나와 우리를 존재케 했던 우리의 소들은 어디에 있고 우리의 아이들은 어디에 있는지, 자유로이 날던 새들과 뛰놀던 짐승들은 또 다 어디로 갔는지 등등" - 연극<길 떠나는 가족>은 이중섭의 예술혼과 생애를 통해 '역사와 상상력의 충돌, 시대와 인간의 충돌'을 표현코자 했다고 한다.
▲ 정보석<길 떠나는 가족>에서 이중섭역을 맡은 정보석 ⓒ 문성식
▲ 곽명화<길 떠나는 가족>에서 이남덕(마사꼬)역을 맡은 국립극단 단원 곽명화. SBS TV 연개소문에서 진부인 역을 맡아 호평을 받은바 있다. ⓒ 문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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