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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 캠페인? 난폭운전 계속될 뿐이고!

운수업체·기사들 "친절히 모시겠습니다!"… 실천없으면 무용지물

등록|2009.04.20 09:38 수정|2009.04.20 09:38

▲ 운수회사 노조의 친절 캠페인 ⓒ 안양시청


경기 과천.군포.안양.의왕시 관내를 운행하는 안양권 시내버스의 불법.난폭운전 관련 민원이 끊이질 않는 가운데 안양시에 차고지를 두고 실질적으로는 안양권 전역의 대중교통을 책임지는 보영.삼영운수가 업체에 이어 이번에는 노조가 친절 캠페인을 벌였다.

안양시에 따르면 보영.삼영운순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안양시 주요 지점에서 운행질서 확립과 승객들을 정성껏 모실 것을 다짐하는 친절캠페인을 펼쳤다.

삼영.보영운수 45명의 조합원들은 아침 출근시간대(07:00~08:30) 안양CGV, 수촌입구, 범계역, 구 경찰서앞, 금정역 등 5개 버스정류장에서 친절 문구가 새겨진 어깨띠를 착용한 채, 승.하차하는 버스승객들에 인사하면서 더욱 친절하게 모실 것을 약속했다.

안양시와 버스업체가 친절 캠페인을 가진 바는 있으나 노조 조합원들이 직접 캠페인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버스대중교통 서비스 향상과 함께 보다 안전하고 친절하게 승객들을 대해 진정한 시민의 발로 다가가려는 의지가 실천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 버스정류장 베이를 벗어난 버스 주차 ⓒ 최병렬


"오늘은 더이상 참을 수 없어 글을 올립니다."

"3월 9일 오후 8시 20분경 제가 버스에 오르기도 전에 문을 닫고 출발을 하셔서 거의 넘어질뻔했습니다. 하차할 때도 역시 하차하려고 발을 정류장 인도쪽으로 내밀자마자 출발하려고 문을 닫아 발이 거의 낄뻔한 것을 겨우겨우 내렸습니다." (3.11일자 민원)

"버스서비스 불만이 있어 출입문에 부착된 버스기사 신상정보를 보려니깐, 다른 기사 면허가 부착.... 신형 버스를 투입하고 안전하게 모시겠다는 표어가 난무하지만 말뿐이더군요. 서비스가 개선되지 않으면 열마디 표어는 아무 소용없습니다." (3.11일자 민원)

"난폭운전에 00운수고객센터에 전화했더니 자기들이 해결할 사항이 아니라면서 그냥 시청에 민원이나 제기하라는 식으로 말하더군요. 그래서 전화받으시는 분 성함을 여쭤보니, 배차 주임이라는 말만 하시고 절대로 성함은 안 밝히시더라구요." (3.11일자 민원)

"오늘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글을 올립니다. 급정거로 중년아저씨가 앞으로 튀겨져 나갔습니다. 혹시 버스앞에 무슨 돌발상황이 벌어져서 급정거했나 버스밖을 주시했지만, 버스정류장에 정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참 어이가 없습니다." (3.31일자 민원)

▲ 안양시 홈페이지의 시내버스관련 민원 ⓒ 최병렬


안양시 교통관련 민원 한해 평균 2천여 건

안양시에 따르면 한해 평균 교통관련 민원만 2000여건에 달하고 있으며 업체들에 대한 과징금도 지난 2008년의 경우 3300여만원에 이르고 있어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지도감독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앞서 보영.삼영운수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업체들은 안양시와 함께 지난 2월 23일과 24일 호계3동 민방위교육장에서 버스기사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중교통 민원 100% 줄이기 결의대회'와 소양교육을 통해 승객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모실 것을 다짐했었다.

이는 과천.군포.안양.의왕시 관내를 운행중인 안양권 시내버스 운전자들의 난폭운전과 정류장 무정차 통과 등 각종 교통관련 민원들이 끊이지 않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안양에 소재한 버스업체들이 나서 친절서비스를 다짐하고 나선 것이다.

이날 운전자들은 정당한 사유없이 정류장을 지나치거나 승차거부, 특정 장소에 장기간 정차한 채 승객을 기다리는 행위, 출입문을 연 상태에서 출발하거나 승하차 하는 행위, 안내방송을 하지 않는 등 안전무시 및 불쾌하게 하는 행위가 없도록 할 것을 다짐했었다.

▲ 버스정류장앞 불법 주정차 차량 ⓒ 최병렬


불법.난폭운전, 대중교통민원 100% 줄이기 결의 무색

하지만 이날 이후에도 시민들의 시정 불편사항과 의견을 수렴하는 안양시홈페이지 '시에 바란다'에는 불법.난폭운전을 신고하는 등 30여건이 넘는 민원 글들이 올라와 개선이 없음을 드러낸 상황으로 '대중교통민원 100% 줄이기 결의대회'를 무색케하고 있다.

특히 안양시가 "공무원이 버스에 직접 탑승 운행실태를 확인하는 암행감찰과 매주 금요일 한주간 버스민원처리 실태 점검으로 민원을 발생시킨 기사에 대해 엄중조치할 것을 업체측에 통보하는 지도감독을 하고 있다"고 밝혔음에도 불친절 민원은 계속되고 있다.

이와함께 안양시도 많은 예산을 들여 설치한 버스베이가 현실에 맞지않는 무분별한 정류장 시설 등으로 불법 주.정차장으로 전락하며 버스를 내몰고 있음에도 교통시설에 대한 문제점들을 개선하지 않고있어 불법.난폭운전을 방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있다.

실제로 지난 19일 교통혼잡이 비교적 좋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안양 1번가 만안대로 버스정류장 인근에는 불법 주정차 승용차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시내버스들도 버스베이로부터 멀찌감치 주차해 이용 승객들이 차량 승차를 위해 차도를 지나야 했다.

▲ 버스 진입 시선을 차단하는 정류장 교통시설들 ⓒ 최병렬


더욱이 안양시 만안구 상공회의소앞 정류장, 남부시장 정류장, 안양 일번가 정류장 등 버스베이 차량진입 방향에는 정류장 가두판매시설 및 공중전화박스 등이 설치돼 정류장으로 진입하는 버스가 있는지 시선을 차단하는 등 교통시설의 개선도 시급한 실정이다.

버스 운전기사들은 "버스베이에는 불법 차량들이 주차해 있고 승객들은 버스베이 앞쪽에 대기하고 있어 승객들 있는 곳에 버스를 댈 수 밖에 없을뿐 아니라 버스 운행시간과 배차시간에 쫓겨 일일이 버스베이에 정확하게 주차하기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안양시 교통행정과 담당공무원은 "버스민원은 버스정류장 무정차와 기사 불친절이 대부분인데 최근 자체 자정노력에 힘입어 민원이 줄어들고 있다"고 밝히고 "발생하는 민원에 대해서도 신속히 개선될 수 있도록 앞으로 행정력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안양시 관내에는 시내버스 2개 업체, 마을버스 9개 등 모두 25개의 버스업체가 운행하고 있으며 시내버스인 보영.삼영운수 두 버스업체의 경우 근무인원이 운전자를 포함 1천100여명에 27개 노선에 차량은 총 480대에 달하며 인근 지자체까지 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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