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33살, 빗속에서 운동화 젖는 줄도 모르고
곡우, 너무나 반가운 흥겨운 빗소리에 흠뻑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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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33살, 빗속에서 운동화 젖는 줄도 모르고... ⓒ 이장연
지난 일요일은 간만에 집에서 푹 쉬었습니다. 해묵은 숙제 하나를 풀어냈더니 가슴속 콱 막혀있던 체증이 확 뚫린 것처럼 시원했습니다. 그 덕분인지 밥맛도 좋고 잠도 잘 오더군요. 본격적인 자전거 방랑을 나서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침낭 등)을 살펴보는 통에, 새벽 2시쯤 잠이 들었지만 평소보다 일찍 깨었습니다.
▲ 짙은 분홍빛 철쭉의 꽃잎에 빗방울이 맺혔다. ⓒ 이장연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긴 우산을 들고 나왔는데,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톡톡톡" 작은 노크소리가 우산 위에서 울리더니, 고갯마루에 올라섰을 때는 "후두두둑" 하고 더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오랜 갈증과 가뭄을 해소해 줄 달콤한 빗방울이 꽃잎에 떨어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본격적으로 그 기세를 뽐내는 순간까지 빗속을 하염없이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러다보니 30분이면 금세 넘어올 도서관 가는 길이 어느새 1시간 30분이나 걸렸습니다. 연두빛 숲 속에 떨어지는 흥겨운 빗소리에 흠뻑 취해서 운동화가 젖는 줄도 몰랐습니다.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백수로 지내고 있는 나이 서른 셋의 사내는 그렇게 철없이 비를 맞으며 좋아라 했습니다.
그 아름다운 빗속의 또 다른 세계를 카메라에 담아 전합니다.
▲ 반가운 비 때문에 인적이 사라진 계양산 산림욕장 ⓒ 이장연
▲ 빗길 꽃길을 정처없이 걸었다. ⓒ 이장연
▲ 우비를 챙겨입고 산을 찾은 사람도 보였다. ⓒ 이장연
▲ 달콤한 빗방울에 취한 꽃들이 바람에 춤춘다. ⓒ 이장연
▲ 빗속에서 꽃구경을 했다. ⓒ 이장연
▲ 비내리는 숲에서 다른 세계를 만났다. ⓒ 이장연
▲ 숲을 빠져나오니 샛노란 개나리 꽃잎이 빗방울에 떨어져 내렸다. ⓒ 이장연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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