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버니!두부를 건네는 손 ⓒ 정진호
미네르바씨
출소를 환영합니다. 교도소에서 철창에 갇혀 짬밥 먹은 시절이 당신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추억이면 좋겠습니다. TV를 통해 추적추적 비 내리는 날 교도소문을 나서는 모습, 그리고 당신 생각에 잠못 이루며 심장병을 얻으셨을 어머님이 두부 한덩어리를 입에 우겨 넣는 모습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며칠 당신에게 온 자유 편안한가요. 아님 빵잽이들이 하는 말처럼 먹여 주고, 재워 주던 큰집이 그리워 지는 것은 아닌가요.
▲ 구속! 마침내 밝혀진 미네르바의 정체 ⓒ 정진호
미네르바 구속! 그리고 밝혀진 당신의 정체! 진위 논쟁! .... (당신과 교도소 식구들만 아는 시간..점호, 짬밥, 운동, 사식, 독서...반복...반복...WBC 준우승, 김연아선수 우승 하는 건 봤겠죠)....그리고 무죄! 당신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들썩였고, 당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이 오랜만에 환호했죠.
이제 조금 쉬면 신문, 잡지, TV 그리고 당신을 이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 등 엄청난 사람들이 당신을 귀챦게 하겠죠. 혹시 당신을 채용하겠다고 당신보다 먼저 언론에 내는 회사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당신 같은 사람이 필요한 정부나 경제연구소, 증권회사는 당신을 스카우트 하지 않을 거예요. 이미 청년실업 상태지만, 그 상태가 계속 될지 모릅니다.
예전에 TV를 엄청 달군 7살 천재가 평범한 사람보다 못한 어른이 되고, 시대를 풍미하던 거물 정치인이 말년을 불우하게 보내시다 돌아가신 것, 강호동-유재석보다 인기가 많았던 개그맨이 밤무대를 전전하는 얘기. 알죠. 소위 스타들은 정상에서 추락하기 시작하면 날개를 완전히 잃어버려 평범한 사람보다도 힘들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공인이기 때문에 포장마차 끌고 순대-오뎅 장사도 못해요.
당신은 스타입니다. 그것도 대한민국을 흔들어 놓은 대형 스타입니다. 그러나 우리 기억속의 '미네르바'는 이미 죽어 버렸고, 제도권에 들어 온 이상 예전의 생존 방법으로는 '부자로 사는 것'은 고사하고 평범하게 살기도 어려울 거예요.
우리는 당신의 역량과 재능, 그리고 브랜드를 바탕으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훌륭한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그러려면 지금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돌파하고, 당신의 날개를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빨리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당신이 타고난 재능과 자질을 더욱 살리리면, 이론적 체계와 논리를 잘 정립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몇년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에서 경제학을 연구해서 박사학위 들고 대한민국이 어려운 때, '장하준교수' 보다 더 강한 파괴력을 가지고 컴백하면 좋겠습니다.
▲ 교수!미네르바에게 어울리는 직업은 교수 ⓒ 정진호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평범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올해 안에 3~4권의 책을 쓰세요. 처음 나오는 책은 금방 베스트셀러가 될 거에요. 내용의 완성도와 무관하게. 그 다음 책은 앞의 책의 내용 완성도에 따라 다르겠지요. 하지만, 올해 3~4권의 책을 내면, 당장의 경제적 자립은 물론 몇년간 외국에서 당신이 공부하고 생활 할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은 만들 수 있을 거예요.
당신의 인상은 공부 잘 하는 얼굴이에요. 그리고 외모에도 대중적인 스타의 포스가 있어요. 앞으로 몇년 보다 넓고 깊게 그리고 체계적으로 경제연구를 한 후에 '잘사는 어느 나라 *****대학 경제학과 교수' 타이틀 가지고, 대한민국이 제3의 IMF를 맞을 때, 제2의 IMF 시절 '미네르바' 컴백! 국민들에게 희망을, 정부에게는 채찍을 들고 지금의 '미네르바' 보다 더 강력한 '미네르바'로 다시 오세요.
올해까지만 당신을 대한민국에서 보고 싶네요. 그리고 당분간 떠나 주세요. 당신이 없는 동안 대한민국은 다시 경제가 살아나고 활기찬 나라가 되 있을 거예요.
2009. 4. 23 미네르바를 아끼는 40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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