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플러스 old & new ⓒ 조희수
KBS2에서 제작한 '상상플러스' 라는 프로그램 중 '세대 공감 old & new' 라는 코너가 있었다. 코너는 '어른들이 모르는 10대들의 단어.' 와 '10대들이 모르는 어른들의 단어.'라는 두 가지의 문제를 두고, 출연자들이 정답을 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이 코너의 취지는 세대 간의 차이를 좁히고, 공감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언뜻 보면 10대들의 말과 어른들의 말이 얼마나 다르기에 이러한 코너까지 나오게 되었는지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막상 프로그램을 시청하면, 놀라울 정도의 심각성이 느껴진다.
본래 인간은 소통을 통해 서로를 느끼고, 이해하며, 사회적인 능력을 교환하는 동물이다. 더불어 글이라는 것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미래로 향해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구축한다. 그런데 지금 이러한 소통이 뒤틀리고 있다. 어른은 어른대로 10대들은 10대대로 자기들만의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사용하고 있는 언어는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한글인데, 그 뜻과 단어의 쓰임은 외국어마냥 해석을 해야 하니, 그야말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대 차이라는 것은 사회 변화에 따라 기존의 가치관이 무너지고, 그 위에 새로운 가치관이 성립되어 다음 세대가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한때 유행처럼 번졌던 '신세대'와 'X세대', 'P세대'라는 분류들도 위의 사회적 맥락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일종의 가치관이다. 사용하고 있는 물건과 대화기법, 자주 부르는 노래나 통용되는 유행 등으로 구분되는 가치관들은 세대를 구분하는 데에 있어 가장 큰 기점이 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위의 예시 중 대화기법의 심각성을 들고 나오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여타의 문화와 달리 대화기법은 그 자체만으로도 거대한 충격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적었던 것처럼 현재 어른과 10대 간에는 같은 한글을 쓰고 있음에도 외국어마냥 해석을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이르게 되었다.
이 말인 즉, 세대 간의 의식이나 활동, 문화, 가치와 같은 모든 것이 달라진다는 의미이다. 더욱이 유행에 민감한 세대에 있어 뒤쳐짐이란 혼자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렇기에 어른들과의 인식을 맞추기보다 또래의 인식만을 바라보게 되고, 이것은 곧 단절을 의미하기에 이른다. 어떻게 보면 단어 하나하나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곧 세대 전체의 문제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간혹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면 어른과 아이가 말의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아 갈등이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되는데, 단절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안타까운 점은 이러한 어려움을 알고 있음에도 문화 차이라는 것에 인식을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세대 간의 차이는 인정하면서 그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지지부진한 것도 큰 문제이다. 고작해야 서로간의 만남을 조성하여 친근성을 올리기에 급급할 뿐이다. 정작 중요한 의사소통이 뒤틀렸는데, 많은 만남을 가져봐야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또 그렇다고 새로운 단어에 대한 표현을 금지하는 것도 무리이고, 새로운 단어를 무조건적으로 사전 속에 기입하는 것도 무리가 따른다.
결국 남은 것은 서로간의 대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우선 '세대 공감 old & new' 같은 코너를 더욱더 다양하게 만들어야 한다. 프로그램의 신설과 집중적인 조명을 통해 사회적 인식을 이끌어내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단순 오락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시사성이 강한 프로그램의 신설도 중요하며, 더욱이 이런 프로그램을 밖으로 끄집어내어 많은 사람들이 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단순한 프로그램으로 세대 간의 골을 좁히기보다는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만들 때에 진정 세대 간의 갈등이 사라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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