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접기간 변덕스런 날씨, "인공수분이 제대로 됐을까?"
서리피해까지 겹쳐 기형과 발생 가능성... 체계적인 인력공급대책도 절실
▲ 개화가 절정에 달한 2~3일 동안 수 천명의 인력동원이 필요한 농촌상황을 고려한 지자체 차원의 인력지원대책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 이정구
지난 주말을 전후해 인공수분을 마친 배 과수원에 화접(인공수분) 후 바로 비가 내려 결실률이 낮을 것이 우려된다.
거기다 예년에는 같은 밭 같은 나뭇가지 에서도 꽃피는 시점이 조금씩 차이가 발생했으나 올해는 아산시 전지역의 배꽃이 동시에 만개했다. 이 같은 이유는 4월 둘째 주부터 초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며 27℃ 안팎까지 기온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어 변덕스런 날씨는 계속됐다. 4월15일 새벽에는 서리가 내리며 부분적으로 순간 기온이 영하까지 떨어졌다. 이러한 불규칙한 날씨 탓에 과수농가에서는 화접시기를 맞추느라 그 어느 해보다 곤혹스러웠다.
음봉면에서 20년째 배 농사를 짓고 있는 김민영(58·천안시 성환읍)씨는 "농사의 7할 이상이 날씨가 좌우한다고 하지만 올해처럼 정신없던 해는 없었다. 개화시기가 예상보다 2~3일 빨라졌고, 화접시기도 짧아졌다. 올해는 제때에 꼼꼼하게 챙기지 못해 결실률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매년 개화시기가 앞당겨지는 것 같다. 또 배꽃의 개화시점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어 화접 할 수 있는 날도 짧다. 올해는 어떻게 넘겼지만 내년이 벌써부터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 개화기 변덕스런 날씨 탓에 과수농가에서는 화접시기를 맞추느라 그 어느 해보다 곤혹스러웠다. ⓒ 이정구
아산원예농협 지도계 윤효진 과장은 "개화기에 초여름 날씨가 계속 이어지다 갑자기 서리가 내려 곳곳에서 한해피해를 입은 농가가 발생한 것이 사실이다.
거기다 화접을 마친 이후에도 5~6일은 꽃송이가 달려있어야 하는데 화접을 마치자마자 비까지 내려 수정 상태가 불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식물들은 놀라운 환경적응능력이 있어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윤 과장은 또 "수정률이 높다고 반드시 농사가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암꽃송이 7~8개 중 하나씩만 수정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금 더 지켜봐야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무원, 군인, 경찰, 학생, 기업체 노동자, 사회단체 등에서 화접시기에 긴급하게 인력지원에 나섰지만 여전히 인력공급에는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인력을 조달하지 못해 인공수분 시기를 놓쳤다.
갈수록 급변하는 이상기온과 농촌고령화에 대비한 영농지원대책 마련도 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영씨는 "대부분 도시에서 생활하는 가족과 친인척 등에게 연락해 도움을 청하거나 용역회사에서 일용직 인력을 채용해 쓰는 것이 보통이다. 군인이나 학생들의 인력을 지원받은 적도 있지만 내가 고용한 일꾼처럼 작업지시를 내리기가 불편할 때도 많다"고 말했다.
아산시에서도 농촌인력지원창구를 가동하고 있지만 1주일 이내에 수천 명의 인력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거기다 올해처럼 화접시기에 비라도 내리면 안정적인 인력확보는 더욱 힘들다. 개화기나 수확기 등 짧은 기간에 집중적인 인력조달이 시급한 영농시점에 맞춘 지자체 차원의 안정적인 인력지원 대책마련도 시급히 요구된다.
덧붙이는 글
<주간/충남시사><인터넷/충남시사><생활정보/교차로><인터넷/교차로>에도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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