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좋은 말만 하고 살아도 짧은 세상입니다"

남의 기분을 좋게 하는 칭찬 바이러스 ③

등록|2009.04.25 00:21 수정|2009.04.25 00:21
말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가려 쓸 말이 적다는 것입니다. 인생을 아낌없이 소화하며 사는 사람은 자신의 모습 전부 드러내놓고 쉽게 말합니다. 어렵게 살지 않고 단순하게 삽니다. 그래서 그 곁에 서면 편안해집니다. 하나 너 없으면 못산다고 목을 매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얼굴 붉히는 사람이 많습니다. 자신이 쏟아내는 말에 솔직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말이나 행동은 그 자체로 그 사람의 인격이 되고 성품이 됩니다. 마음과 생각이 곧 말인 사람은 정직하고 따뜻합니다. 때문에 상대를 함부로 무시하고, 윽박지르며, 상스러운 말을 하지 않습니다. 아무렇게나 내뱉는 말 한 마디는 평생 잊혀지지 않는 응어리로 남습니다. 좋은 말만 하고 살아도 짧은 세월입니다.

보길도 세연정지난해 다녀왔던 보길도 세연정, 지난한 세월에도 한 하늘을 드리운 연못 속에 덩그렇게 누운 바위는 말이 없었다. ⓒ 박종국


말은 삶의 신선한 마력을 가졌습니다.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듣기 좋은 말을 즐겨하면 삶의 무늬가 달라집니다. 늘 부대끼며 사는 사람들, 그토록 싫어했던 타인의 말과 행동도 찬찬히 뜯어보면, 그 속에 내 생각과 말이 묻어 있고, 행동과 습관이 그대로 녹아 있다는 사실에 뜨악해질 때가 있습니다.

말은 삶의 신선한 마력

'타인이 나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남을 통해 자신을 볼 때, 스스로를 더욱 선명하게 키워볼 수 있습니다. 항상 자신이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지기를 바란다면 타인을 통해서 나를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좋지 않았던 일 슬펐던 일은 모두 다른 사람의 것이 되고, 기뻤던 일이나 드러내놓고 싶은 일은 모두 내가 이뤄낸 것처럼 착각에 빠집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말과 행동을 지나치게 믿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말과 행동으로 옮긴다. 그러나 실제로 말과 행동은 훨씬 미묘하고 변하기 쉬운 것이다. 인간은 말과 행동으로 어렵지 않게 자신이 원하는 상태에 자신을 놓아둘 수 있다. 사랑이라는 감정도 따지고 보면 말이나 행동에 의해 생겨난다. 한 사람의 상황을 행복하게도, 불행하게도 만드는 말의 마력은 정말 헤아릴 수도 없는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말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말은 생각의 발현이다. 긍정적이고 행복한 말은 긍정적이고 행복한 생각에서 나온다.
-리처도 칼슨의 <우리는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건다> 중에서

다른 사람에게 반사되어 나타나는 내 모습이 진짜입니다. 혼자만 판단하고 평가해서 얻은 내 모습은 그냥 빈껍데기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대로 믿고 따라 줄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말을 통해 그 사람을 아는 것이 아니라 평소 행하는 그의 태도와 행동을 통해서, 그가 몸담고 있는 생활양태와 다른 평판을 통해 알게 됩니다. 무시로 쏟아내는 그 사람의 말이 아닌 단아한 인격과 훈훈한 인간미를 통해 판단하게 되는 것입니다.

자신과 대화를 나눠보세요. 자기 자신을 객관화할 수 있다면 주변 상황이 바로 보입니다. 간혹 내 것만을 고집한 나머지 사소한 일에 얼굴을 붉히지 않았는지, 냅다 화를 낸 적은 없었는지, 남을 윽박지르고 괴롭힌 적은 없었던가요. 이러한 것들은 자기 입장에서 보면 조그만 언행에 지나지 않지만, 막상 그것을 당하는 처지에서 보면 정말 속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포늪의 여름자연은 말이 없다. 우포늪의 여름 풍광은 눈이 시리도록 짙푸른데 쪽배만 처연하게 드리워져 있다. ⓒ 박종국


누구나 자신을 되돌아보면, 팍팍한 일상에 쫓겨 살며 낯 뜨거운 일이 적잖게 떠오를 겁니다. 산다는 것, 그것이 즐거운 일이든 슬픈 일이든지 추억을 사르는 이야기는 자연 꼬리가 길어집니다. 이러나저러나 우리 삶에 아름다운 굶이 많은 까닭이지요.

그러나 좋은 말, 아름다운 말, 기분 살아나는 말을 어떻게 전할까 애써 고민하지 마십시오. 내 생각을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전하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험담을 하면 거칠고 흉한 모습이 그려지지만, 칭찬을 하면 말하는 사람의 아름다운 모습이 그려집니다. 어떤 말이고 간에 말하는 사람의 영상은 서로의 가슴에 깊이 남습니다.

나쁜 말을 하면 나쁜 그림이 그려져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이 괴로워지고,
좋은 말을 하면 좋은 그림이 그려져
그 사람을 생각할 때마다 즐거워집니다.

친밀한 대화는 서로의 사랑을 농익게 합니다. 성공한 사람들을 만나면 그 솔직담백함에 놀라게 됩니다. 그들은 조그만 일 하나라도 빙빙 돌려서 말하지 않습니다. 어떤 일이든지 투명하게 말합니다. 참으로 소중한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 아니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서로의 고통을 헤아려 주는 '따뜻한 말' 한 마디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