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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우들과 엠티를 다녀오다

[외롭고 힘들었던 재활기 8] 다른 재활우에 대한 배려가 엠티로 현실화 되다

등록|2009.04.25 11:26 수정|2009.05.13 10:32

래소사를 찾은 엠티참여자발병 후 8개월째로 혼자 외롭게 재활하다가 온고을에 동참한 홍명룡씨(43, 전주시 삼천동)는 재활선배들의 권유로 래소사 까지 오르고는 내내 흐뭇해 했다. ⓒ 서치식


다른 재활우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내 재활에 더큰 플러스효과로 나타났다
2005년 교통사고 후 신촌세브란스병원을 거치면서 '영혼의 재활'로 마음의 안정을 찾은 후 내가 빠진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활에 매진했다. 그러는 한편으로는 나와 같은 처지에 빠진 재활우들에게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인터넷을 통한 자료 찾기에 열중하며, 전국의 재활우들도 나와 같은 고민에 빠질 거라는데 생각이 미쳐 2006년 재활카페를 만들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통한 자료 찾기로 '재활은 학습이다'란 논문을 발견하고는 내 나름대로 재활에 대한 체계를 갖출 수 있었다.

4년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재활에 임하면서 다른 재활우들을 위한 이러저러한 모색은 계속되어, 이 글을 쓰는 지금은 전북의 전주지역을 기반으로 재활카페'온고을'의 오프라인 모임을 결성해 활동 중이다. 지난 23일 부안 모항에 소재한 현대해상 부안연수원으로 1박2일 MT를 다녀왔다.

우여곡절 끝에 이루어진 MT에서 서로의 재활경험을 이야기 해보니, 내가 재활 초기에 가졌던 외로움, 소외감은 누구나 공통된 감정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정말 열심해 재활에 임해 나름대로 뛰어난 성취를 이룬 재활우의 공통점은 자신의 재활에 매진하면서도, 끊임없이 같은 처지의 재활우들을 생각하고 배려한다는 점이란 걸 발견할 수 있었다.

다음에 다른 기회를 통해 소개 하겠지만, 수영에서 시작해 나비골프, 파크골프를 자신의 재활에 응용하며 같은 처지의 재활우에게 권하고, 자신이 먼저 나비골프 지도자 자격을 따고는 다른 재활우들을 그 길로 인도하는 김완준(46, 전주시 우아동)씨는 MT 기간내내 참여자들의 주의를 끌었다.

더욱이 이번 MT가 더 뜻 깊은 자리가 된 것은 발병 후 병원에 입원해 기본적인 치료를 마치고 집에서 재활의욕없이 하루하루 지내던 홍명룡(43, 전주시 삼천동)씨가 이번 엠티를 통해 재활에 대한 의욕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이다.

홍명룡씨 외에 모든 참석자가 자가운전을 하는 사람들이고, 효과적인 재활을 위해서 운전은 필수라는 모두의 권유로 용기를 얻은 그는 내 차를 이용해 안전한 해안길을 이용해 운전연습을 하는 의욕을 보였다. 의도하지 않은 성과라 생각한다.

고창에서 재활우들을 데리고 파크골프를 하고 늦게 도착하는 김완준씨수영, 나비골프, 파크골프 등으로 이어지는 김완준(46, 전주시 우아동)씨의 재활에 대한 모색은 먼저 지도자 자격을 따내고 다른 재활우들에게 권유하고 인도하는 열성을 보이며 자신의 뛰어난 재활성취로 나타나 참여자들의 부러움을 샀다 ⓒ 서치식


재활카페의 오프라인 모임의 MT를 통해 서로 용기를 얻는 뜻깊은 기회를 가졌다

3년 넘게 재활카페를 운영하고, 2008년 오프라인 모임을 결성 운영하며, 다른 재활우를 위한 이러저러한 배려를 하게되면서 재활에 대한 생각은 체계를 만들 수 있었다. 더욱이 다른 재활우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나 자신을 냉정하게 돌아볼 수 있었다. 다른 재활우를 위한 배려가 결국은 내게 큰 도움이 되는 엄청난 플러스효과로 돌아온 것이다.

오랜 기간 재활을 해보니, 재활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모처럼 굳은 결심으로 재활에 임하다가도 노력에 비해 성취가 나타나지 않아 실망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재활우들의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첫 번째 이유다. 재활우들의 커뮤니티를 통해 서로의 재활경험을 공유하고, 지치고 힘들때 서로 격려하고 째찍질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사고나 질병으로 갑자기 재활환자가 되면 재활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없는 상태에서 환자자신이나 보호자는 당황하게 되고 어찌 할 바를 모르게 된다. 그러면서 사람에 따라 쉽게 포기하는 경우도 있고, 환자의 보호자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지치게 되고 어찌해야 하는지 방법을 모르게 되면서 환자 자신이나 보호자나 모두가 그저 장애자로 한계를 그으며 포기하게 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재활우의 커뮤니티가 필요한 두 번째 이유이고 오프라인모임을 결성한 주된 이유이다. 처음 재활의 힘든 길에 빠진 재활우와 그 보호자에게 오프라인 모임의 회원들의 경험과 정보는 그들에게 큰 힘이 될 거라는 생각이다. 그들의 정보를 통해 해야할 일을 구분하고 그들의 재활성취를 바라보며 재활에 대한 의욕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엠티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초등학교 4학년 딸아이와 둘이 살며 심한 비관과 우울증에 빠져있던 홍명룡(43. 전주시삼천동)씨가 일단 차를 구입해야겠다며 이런저런 구상을 이야기 하는 걸 들으며, 나를 이 힘든 재활의 길에 자리하게 하신 하나님의 참 뜻이 이들을 격려하고 희망을 주는 데에 있다는 내 나름의 생각을 굳힐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2005년 5월의 교통사고 후 4년여의 재활은 이제 다른 재활우에 대한 구체적인 배려로 현실화 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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