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연을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한국연예산업이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③] 연예 매니지먼트 법에 관한 심각한 우려
장자연 사건의 중간수사결과가 발표되었다. 그러나 경찰의 발표는 더 이상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최종 결과로 들리고, 그 결과는 예상했던 그대로다. 신인 배우, 기획사, 방송사, 거대언론사, 그리고 금융기관은 정말 아무 관계도 없었던 것일까? 한 신인배우가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던 까닭이, 근거도 희박한 우울증 때문이거나 확인할 수도 없는 술자리 몇 번 나갔기 때문이라는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야 하는 것일까? 결국 경찰의 발표는 그녀를 헛소리나 써갈기고 죽은 사람으로 만든 것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죽음을 통해, 오늘 연예산업의 위기와 신인 배우들의 위기, 그리고 더욱 심화될지 모르는 문화의 위기를 본다. 이제 총체적 위기에 처한 한국연예바닥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볼 시기가 왔다. 올바른 성찰과 반성이 그녀의 죽음을 위로하는 최소한의 도리이며 그것을 통한 대안의 마련이 위기의 연예바닥을 치고 나올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기자의 말>
장자연을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연예 매니지먼트 법에 관한 심각한 우려)
장자연 사건 이후 우리나라의 연예산업구조가 후진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다만 후진 적일 뿐 아니라 고질적인 병폐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진적인 시스템, 즉 미국과 일본의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다. 오늘날 세계 문화콘텐츠의 40%를 생산해내고 있는 미국과 미국에 이어 부동의 2위를 지키고 있는 일본의 연예산업 시스템은 과연 어떤 모습인가?
먼저 미국은, 연예인이 매니저(기획사)를 고용하며 매니저는 연예인의 일정과 일상을 관리하는 업무만을 전담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또한 모든 연예활동은 별도로 계약을 맺은 에이전시에서 진행한다. 기획사가 전속계약을 맺고 연예인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우리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미국이 이런 중계제도를 갖게 된 까닭은 간단하다. 광활한 지역에 수없이 많은 제작주체들과 상대하려면 그것만을 전담하는 누군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미국 내에도 주마다 다른 복잡한 법적 규제 등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일본의 경우는 우리와 비슷하다. 기획사가 연예인의 전권을 위임받아 활동한다. 다만 우리와 다른 점은 한국처럼 기획사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과 일부의 경우 신인 배우 등에게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연예시스템 역시 그만의 사정이 있다. 연예기획사의 숫자가 많지 않은 이유는 초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이미 1980년대 이전부터 빅3에 해당되는 기획사(연기자 분야는 캔온, 호리프로, 스타더스트 등이 빅3라 불린다)들이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일본은 스타가 되는 것만큼 이들 기획사에 들어가는 것이 어려울 정도이니 한국과는 달리 신인 배우들의 생활에 대해 충분히 신경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셈이다.
한국의 경우, 음반사 전속가수와 방송사 전속(공채) 연기자가 있었던 60, 70, 80년대 시절은 표면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내적인 갈등은 상당히 심화되고 있었다. 가수는 아무리 히트음반을 내더라도 수익에 변화가 없었고, 연기자는 아무리 왕성한 활동을 하더라도 처우에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것은 음반사 사장과 방송사뿐이었다. 이러한 구조는 자본의 시대에서는 결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없음은 당연했다.
불합리한 음반-방송 구조, '서태지'부터 깨지기 시작
결국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는 가수 서태지로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데뷔 7개월만에 서태지는 스스로 기획사를 차려 모든 일정과 활동을 주관하였던 것이다. 가수가 스스로 기획사를 차린 경우는 이전까지는 전무했다. 소위 운동권 가수였던 김광석도, 그 똑똑하다던 신해철도 쥐꼬리만한 인세를 받으며 음악활동을 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음반사 중심의 거대하고 완강한 대중문화시스템에 맞선 서태지는 이후 연이은 히트앨범에 힙입어 완벽하게 독립에 성공했다. 70~80년대 음반 산업을 주름잡던 거대음반사들은 빠져나가는 가수들을 붙잡지 못했고 줄줄이 도산하며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시장 안에서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충돌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낸 셈이다.
지금은 연예인 개인이 얼마든지 기획사(법인)를 설립할 수도 있고, 개인사업자로 활동할 수도 있고, 기획사에 소속될 수도 있다. 기획사뿐 아니라 역량이 있다면 직접 제작도 할 수 있으며 새로운 신인들을 발굴하여 양성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신인들의 경우는 데뷔 전이나 초기에는 안정적으로 자신에게 투자해 줄 수 있는 기획사를 찾아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기고 수익이 발생하면 스스로 기획사를 차리거나 다른 기획사로 옮기거나 개인 사업자로 활동하게 된다. 물론 돈과 재주만 있다면 쉽진 않겠지만 처음부터 혼자서 연예활동을 할 수도 있다.
장자연의 죽음이 보도된 이후 연예매니지먼트기획사(이하 기획사)는 탐욕스럽고, 추악한 인간말종이라는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 그들은 모두 순진한 신인 배우들을 착취하여 자신의 배를 불려가는 악덕 기업주였으며 비리의 온상이었다. 기획사가 이런 시선을 받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었다. 스타와 기획사의 분쟁이 일어나면 모든 잘못은 기획사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음반 한 장에 50원의 인세를 지급했던 기획사도 있었고(이마저도 입 싹 닦은 기획사도 있었고), 계약금 1~2백만 원에 5~6년씩 전속계약을 맺었던 기획사도 분명히 존재했다. 하고 싶지 않은 활동을 강요하거나, 원치 않는 행사에 내보내는 등의 일은 비일비재했으며 연예인들의 권리를 지켜주기보다는 그들을 이용해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는 생각만 했던 기획사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분명히 연예인들과의 공정한 거래와 신뢰를 바탕으로 일했던 기획사도 엄연히 존재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이번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서 처음부터 가졌던 우려가 있었다. 건드리기 어려운 거대 언론사와 유력인사들의 수사가 미진할 수밖에 없다면 결국 이 일은 연예계의 고질적 병폐라 결론지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리고 만만한 기획사들에 대한 일제 조사나 감사 후에 연예계 개선을 위한 정책이나 법안을 만들 것이라 생각했다.
예상은 대부분 들어맞았다. 그러나 그 정책이나 법안이 단 한 명의 신인 배우도 위기에서 보호하지 못하면서 동시에 연예산업 전체를 후퇴시키는 내용을 담아낼 줄은 미처 몰랐다. 아니 어쩌면 신인 배우들의 권익을 보호하며 연예산업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두 가지 전제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법이) 있는 편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는 말들도 있던데 이 법이 실효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여러 규제와 복잡한 행정절차는 연예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데 충분히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장자연은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장자연은 어떻게 위로할 수 있으며, 신인 배우들이 기획사에 휘둘리거나 연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희생을 강요당하는 현실은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가? 가정 우선인 것은 신인 배우들이 먼저 연예산업의 구조 안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지켜나갈 것을 선언해야 한다. 연예인도 노동자이며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찾겠다는 의지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스타로 만들어 주겠다는 유혹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자신의 재능을 믿고 기회를 만드는 법도 배워야 한다.
또한 그러한 강요를 당했을 때는 스스로와 또 수많은 신인 배우들을 위해 즉시 신고하거나 공론화하여 강요자들을 엄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일을 만든 해당 기획사와 방송사에 사과와 시정을 요구하고 전 연예인들의 출연거부와 같은 강력한 무기로 상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금 잘 나가는 연예인들, 선배 연기자들의 헌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영향력 있는 스타들이 나서 노조에 힘을 실어주고 노조의 내, 외부에 인권침해사례나 연예활동침해 사례 등을 신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연기자들이 기획사와 방송사와 대등한 관계에 놓이게 될 때 그때까지는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할 일이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죽음을 통해, 오늘 연예산업의 위기와 신인 배우들의 위기, 그리고 더욱 심화될지 모르는 문화의 위기를 본다. 이제 총체적 위기에 처한 한국연예바닥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해 볼 시기가 왔다. 올바른 성찰과 반성이 그녀의 죽음을 위로하는 최소한의 도리이며 그것을 통한 대안의 마련이 위기의 연예바닥을 치고 나올 유일한 길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기자의 말>
글 싣는 순서 |
① 충무로의 조감독들은 무엇으로 먹고사는가 - 취약한 토대, 붕괴직전의 제작시스템 ② 스타가 되고 싶으면 어디로 연락해? - 매스미디어와 연예인의 종속관계 ③ 장자연을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 연예매니지먼트법에 대한 심각한 우려 |
장자연을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연예 매니지먼트 법에 관한 심각한 우려)
▲ KBS <뉴스 9>은 지난달 19일 고 장자연씨 문건 파문과 관련해 <장씨 유족, 언론사 대표 등 4명 고발> 등 상세히 보도했다. ⓒ KBS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장자연 사건 이후 우리나라의 연예산업구조가 후진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다만 후진 적일 뿐 아니라 고질적인 병폐가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선진적인 시스템, 즉 미국과 일본의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한다. 오늘날 세계 문화콘텐츠의 40%를 생산해내고 있는 미국과 미국에 이어 부동의 2위를 지키고 있는 일본의 연예산업 시스템은 과연 어떤 모습인가?
먼저 미국은, 연예인이 매니저(기획사)를 고용하며 매니저는 연예인의 일정과 일상을 관리하는 업무만을 전담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또한 모든 연예활동은 별도로 계약을 맺은 에이전시에서 진행한다. 기획사가 전속계약을 맺고 연예인의 모든 것을 관리하는 우리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미국이 이런 중계제도를 갖게 된 까닭은 간단하다. 광활한 지역에 수없이 많은 제작주체들과 상대하려면 그것만을 전담하는 누군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미국 내에도 주마다 다른 복잡한 법적 규제 등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일본의 경우는 우리와 비슷하다. 기획사가 연예인의 전권을 위임받아 활동한다. 다만 우리와 다른 점은 한국처럼 기획사가 그렇게 많지 않다는 점과 일부의 경우 신인 배우 등에게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의 연예시스템 역시 그만의 사정이 있다. 연예기획사의 숫자가 많지 않은 이유는 초거대 자본을 바탕으로 이미 1980년대 이전부터 빅3에 해당되는 기획사(연기자 분야는 캔온, 호리프로, 스타더스트 등이 빅3라 불린다)들이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면에서 일본은 스타가 되는 것만큼 이들 기획사에 들어가는 것이 어려울 정도이니 한국과는 달리 신인 배우들의 생활에 대해 충분히 신경을 쓸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셈이다.
한국의 경우, 음반사 전속가수와 방송사 전속(공채) 연기자가 있었던 60, 70, 80년대 시절은 표면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내적인 갈등은 상당히 심화되고 있었다. 가수는 아무리 히트음반을 내더라도 수익에 변화가 없었고, 연기자는 아무리 왕성한 활동을 하더라도 처우에 별반 차이가 없었다. 그들을 이용해 돈을 버는 것은 음반사 사장과 방송사뿐이었다. 이러한 구조는 자본의 시대에서는 결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없음은 당연했다.
불합리한 음반-방송 구조, '서태지'부터 깨지기 시작
결국 이러한 불합리한 구조는 가수 서태지로부터 깨지기 시작했다. 데뷔 7개월만에 서태지는 스스로 기획사를 차려 모든 일정과 활동을 주관하였던 것이다. 가수가 스스로 기획사를 차린 경우는 이전까지는 전무했다. 소위 운동권 가수였던 김광석도, 그 똑똑하다던 신해철도 쥐꼬리만한 인세를 받으며 음악활동을 하던 시기였다.
그러나 음반사 중심의 거대하고 완강한 대중문화시스템에 맞선 서태지는 이후 연이은 히트앨범에 힙입어 완벽하게 독립에 성공했다. 70~80년대 음반 산업을 주름잡던 거대음반사들은 빠져나가는 가수들을 붙잡지 못했고 줄줄이 도산하며 사라지고 말았다. 결국 시장 안에서의 자연스러운 흐름과 충돌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낸 셈이다.
지금은 연예인 개인이 얼마든지 기획사(법인)를 설립할 수도 있고, 개인사업자로 활동할 수도 있고, 기획사에 소속될 수도 있다. 기획사뿐 아니라 역량이 있다면 직접 제작도 할 수 있으며 새로운 신인들을 발굴하여 양성할 수도 있다.
따라서 신인들의 경우는 데뷔 전이나 초기에는 안정적으로 자신에게 투자해 줄 수 있는 기획사를 찾아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어느 정도 인지도가 생기고 수익이 발생하면 스스로 기획사를 차리거나 다른 기획사로 옮기거나 개인 사업자로 활동하게 된다. 물론 돈과 재주만 있다면 쉽진 않겠지만 처음부터 혼자서 연예활동을 할 수도 있다.
장자연의 죽음이 보도된 이후 연예매니지먼트기획사(이하 기획사)는 탐욕스럽고, 추악한 인간말종이라는 시선을 고스란히 받아야 했다. 그들은 모두 순진한 신인 배우들을 착취하여 자신의 배를 불려가는 악덕 기업주였으며 비리의 온상이었다. 기획사가 이런 시선을 받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었다. 스타와 기획사의 분쟁이 일어나면 모든 잘못은 기획사의 욕심에서 비롯되었다는 인식이 존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다.
음반 한 장에 50원의 인세를 지급했던 기획사도 있었고(이마저도 입 싹 닦은 기획사도 있었고), 계약금 1~2백만 원에 5~6년씩 전속계약을 맺었던 기획사도 분명히 존재했다. 하고 싶지 않은 활동을 강요하거나, 원치 않는 행사에 내보내는 등의 일은 비일비재했으며 연예인들의 권리를 지켜주기보다는 그들을 이용해 한 푼이라도 더 벌겠다는 생각만 했던 기획사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분명히 연예인들과의 공정한 거래와 신뢰를 바탕으로 일했던 기획사도 엄연히 존재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이번 장자연 사건과 관련해서 처음부터 가졌던 우려가 있었다. 건드리기 어려운 거대 언론사와 유력인사들의 수사가 미진할 수밖에 없다면 결국 이 일은 연예계의 고질적 병폐라 결론지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리고 만만한 기획사들에 대한 일제 조사나 감사 후에 연예계 개선을 위한 정책이나 법안을 만들 것이라 생각했다.
예상은 대부분 들어맞았다. 그러나 그 정책이나 법안이 단 한 명의 신인 배우도 위기에서 보호하지 못하면서 동시에 연예산업 전체를 후퇴시키는 내용을 담아낼 줄은 미처 몰랐다. 아니 어쩌면 신인 배우들의 권익을 보호하며 연예산업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는 두 가지 전제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은 존재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법이) 있는 편이 없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는 말들도 있던데 이 법이 실효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여러 규제와 복잡한 행정절차는 연예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데 충분히 기여할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장자연은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
▲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달 25일 고 장자연씨가 자살하기 직전 주변 사람들과 통화했던 녹취록을 확보했다며 자살 직전 측근들에게 소속사 전 대표인 김아무개씨가 자신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고 고통을 털어놓았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 iMBC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그렇다면 장자연은 어떻게 위로할 수 있으며, 신인 배우들이 기획사에 휘둘리거나 연기의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희생을 강요당하는 현실은 어떻게 풀어내야 하는가? 가정 우선인 것은 신인 배우들이 먼저 연예산업의 구조 안에서 자신들의 권리를 지켜나갈 것을 선언해야 한다. 연예인도 노동자이며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찾겠다는 의지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스타로 만들어 주겠다는 유혹에 의연하게 대처하며 자신의 재능을 믿고 기회를 만드는 법도 배워야 한다.
또한 그러한 강요를 당했을 때는 스스로와 또 수많은 신인 배우들을 위해 즉시 신고하거나 공론화하여 강요자들을 엄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일을 만든 해당 기획사와 방송사에 사과와 시정을 요구하고 전 연예인들의 출연거부와 같은 강력한 무기로 상대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금 잘 나가는 연예인들, 선배 연기자들의 헌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영향력 있는 스타들이 나서 노조에 힘을 실어주고 노조의 내, 외부에 인권침해사례나 연예활동침해 사례 등을 신고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연기자들이 기획사와 방송사와 대등한 관계에 놓이게 될 때 그때까지는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할 일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