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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경전(經典) 한 그루

등록|2009.04.26 13:05 수정|2009.04.26 21:47

▲ 탱자꽃. ⓒ 안병기




1
길모퉁이 집
탱자나무 울타리에
탱자꽃 활짝 피었다

부처를 만나거든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거든
조사를 죽이라는
살불살조(殺佛殺祖)
<임제록(臨濟錄)의 종지(宗旨)
저 탱자꽃 속에
다 들어 있다

머릿속에서
쉴 새 없이 돋아나는 
허황한 관념들을
수많은 제 가시들로 찌르면서
마침내 궁극에 이르러
저렇게 앙증맞고
예쁜 꽃을 피운 것이다

2
아직도 내겐
쓰잘데기 없는 관념이
너무 많다

내 몸속에
저 탱자나무 한 그루 옮겨 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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