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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돈으로만 하지 말자

등록|2009.04.27 17:00 수정|2009.04.28 13:56
재테크(財 tech)라고 한다면 부동산이나 금융상품(증권, 펀드) 등을 통해서 일시적으로 큰 돈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재테크를 한다는 주변 친구들도 부동산이나 주식 등으로 하고 있다고 들었다. 물론 투기를 목적으로 하는 전문꾼들과는 비교할수 없는 정도라서 그들이 원하는 대로 잘 되었으면 하고 응원을 보내지만 그런 재테크는 나에게는 별로 재미없는 기술이다.

재테크는 꼭 돈을 매개로 해야할까? 자본주의사회에서 돈은 인간생활에 꼭 필요한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서 필요하며 돈을 갖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한다. 통장의 잔고를 보면서 나갈 돈과 들어올 돈을 계산해보는 나도 돈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가 있는데 지금은 부족하지도 남지도 않는 정도의 생활을 하고 있지만 저축해둔 예금도 없고 노후에 노동력이 떨어졌을 때 지금보다는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사실 때문에 노후대책

차원에서 지금부터라도 재테크를 해야 한다는것을 느끼고 있었다.

30대까지만 해도 돈이 돈을 번다는 의식속에서 한탕(?)꺼리를 찾기도 했었고 휴식보다는 더 많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번다는 만족감을 느꼈지만 40대가 되어서는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어쩌면 마흔살에 이루고 싶었던 목표가 좌절된것에 대한 변명일 수도 있었겠지만, 어떻게 다가올지도 모르는 미래에 대한 대책으로 돈만 모아두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아니며 돈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것들에 대한 가치만족만 있을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편하게 생각해서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라면 크게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 황무지 땅을 가꾸고 씨앗을 뿌리면 열매는 달린다. ⓒ 오창균


큰 불편함이 없는 정도에서 만족하기로 하고 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 중에 '건강'을 위한 투자가 가장 큰 재테크라고 봤다. 돈을 많이(?)벌 때는 수십만원 하는 보약을 사먹기도 하고 부모님들께도 정기적으로 해드렸다. 등산도 꾸준하게 다녀보니 뱃살도 빠지고 정신건강에도 무척 도움이 되었다. 40년만에 처음으로 종합병원에서 큰 돈 들여서 부부가 종합검사를 받아보면서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1년 정도 쉬었던 운동과 등산을 얼마 전부터 다시 시작하고 가까운 거리는 차를 두고 걸어다닌다. 시간 여유가 있을 때는 일부러 돌아가며 더 걷기도 하고 주말에는 가까운 산을 찾는다.

다음의 재태크로는 노년에 할 수 있는 일거리를 지금부터 조금씩 준비하자는 것이었다. 지금 살고 있는 도시는 내 체질에 맞지 않는다. 언젠가는 귀촌(歸村)을 할 예정이며 콘크리트가 아닌 흙을 밟으며 살고 싶은 것이다.10여 년 전 계획대로였다면 지금쯤은 땅을 일구며 있어야겠지만 머리로만 생각하는 꿈은 물거품이 되기 싶다는것을 알았기에 직접 몸을 움직이기로 했다.

몇달전에 도시에서도 농사를 지을수 있다는 것을 알고 도시농업학교에 입학을 해서 이론교육과 텃밭을 분양받았고 옥상에도 텃밭화분을 만들어 작물을 가꾸고 있다. 농업을 배운다고 해서 농사를 전업으로 할 생각은 아니며 내 가족이 먹을정도만 경작할 생각이다. 시간이 없다면 화분이라도 만들어보자. 흙속에서 싹이 돋아나는것을 보면 근심걱정은 싹 잊어버린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서 즐길수 있는 꺼리들이 많다. 그중에서 글쓰기가 노후에 소일꺼리로 할 수 있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판단했다. 인터넷공간에 글을 쓰고 누군가 읽어준다는 것이 얼마나 가슴 뛰고 흥미있는 일인가.

그리고 기부를 해보자. 매달 나는 사회단체나 개인에게 정기적으로 보내는 후원금이 4만원 정도 된다. 그중에는 오래된 경우도 있고 몇달 안된 경우도 있지만 선별적으로 꾸준히 늘려갈 생각이다. 돈을 쓰는 것도 재태크라고 보면 후원하면서 얻어지는 것들이 있다. 돈으로 돈을 만들어내는 재태크가 아니더라도 내 삶을 풍족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많다고 본다.

나에게 필요한 것들을 찾아내서 실천해보는 것이 그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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