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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는 바다를 향해 달렸더니... 별빛 가득!!

[동영상] 무박2일 강화도 방랑, 아늑한 밤바다를 자전거와 함께

등록|2009.04.27 17:07 수정|2009.04.2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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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지는 바다를 향해 달렸더니...별빛 가득!! ⓒ 이장연


강화도 해안순환도로에는 자전거를 위한 폭 3m짜리 전용도로가 있습니다. 강화역사관에서 페달을 밟기 시작하면 동검도 근처 장흥저수지까지 총 15.5km를 시원한 갯바람을 맞으며 신나게 달릴 수 있습니다.

이 해안순환도로 외에도 곳곳의 섬마을을 이어주는 한적한 도로도 자전거 타기에 그만입니다. 자전거전용도로는 아니지만 차량운행이 적어, 도심보다는 월등히 한가로운 자전거 하이킹을 즐길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지독한 외로움과 바다에 대한 그리움에 이끌려 무작정 찾아갔을 때 역시 자전거를 타고 갔습니다. 그곳에 도착해 숨을 고른 뒤 선원사지와 용진진을 둘러보고, 강화순무골을 지나 철종외가와 허유전묘를 둘러보고, 서둘러 장곶돈대 인근의 낙조조망지를 찾아가는 길도 자전거를 위한 길이었습니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뿐인 삭막한 도시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아늑하고 평화로운 농가와 마을들. 그 구비구비 돌아가는 길을 따라 달리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진강산 아래 곤릉과 석릉은, 붉은 해가 지는 바다를 보기 위해 내달리는 통에 눈길만 주고 지나쳐 다음을 기약했습니다.

인천가톨릭대학교를 지나 조산리에서 마니산이 있는 화도면으로 달리다가는, 석모도 해명산 산줄기 너머로 떨어진 해의 기운에 취해 잠시 길가의 정자에 앉아 쉬어 갈 수도 있습니다. 집에서 싸온 고구마로 저녁을 대신하며 어스레한 땅거미가 진 들녘과 하천을 마주했습니다.

▲ 조망지에서 낙조를 보려했는데 그만 시간을 지체하고 말았다. ⓒ 이장연


▲ 어느새 해는 넘어갔다. ⓒ 이장연


▲ 그래도 해를 쫓아 내달렸다. ⓒ 이장연


▲ 길가의 작은 정자 아래서 발을 쉬었다. ⓒ 이장연


갈래길에서 아담한 화도버스터미널을 지나 도착한 선수선착장. 출렁이는 바다 위에서 외롭게 불밝힌 고깃배와 철조망과 함께 매달린 투광등 불빛에 일렁이는 밤바다도 자전거 방랑객만을 위한 풍경입니다. 강화도 남단의 해안도로를 따라 오르막과 내리막을 번갈아 달리다 보면, 서늘한 바닷바람과 파도소리 그리고 머리 위로 쏟아지는 별빛은 또 다른 선물입니다.

요란한 노랫소리로 불밝힌 동막해변의 울창한 소나무 숲과 모래사장도, 분오리저수지를 지나 함허동천 야영장 입구의 편의점도 쉬어가기에 좋은 곳입니다. 허기진 배를 사발면 하나로 채울 수 있습니다. 다시 길을 나서 길상산을 끼고 돌아 장흥저수지를 지나면 육지와 연결된 초지대교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작은 불빛에 의지해 밤길을 달리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방해도 받지 않고 바다와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입니다. 자전거로 짙은 어둠을 뚫고 지나가면 천연덕스런 밤바다의 모든 것을 자연스레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간마저 잊게 되는 자전거 방랑의 묘미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섬마을에 불이 하나둘 켜진다. ⓒ 이장연


▲ 땅거미가 내려앉은 바다 ⓒ 이장연


▲ 투광등 불빛에 일렁이는 바다 ⓒ 이장연


▲ 작은 불빛과 파도소리를 따라 달리다 만난 집 ⓒ 이장연


▲ 한적한 동막해변, 발자국만 덩그러니... ⓒ 이장연


▲ 초지진의 밤 ⓒ 이장연


▲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초지대교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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