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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의장 "사퇴여부 다음 주 밝히겠다" 묘한 여운

사직서 부결 사태 "쇼 아니다" 사전밀약 부인... 박수범 "다시 사퇴해야"

등록|2009.04.29 16:42 수정|2009.04.29 16:42

▲ 김남욱 대전시의장.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의장직 사퇴의사를 표명한 김남욱 대전시의장의 '사직서'가 부결됨으로써 또 다시 '파행'을 겪고 있는 대전시의회 사태와 관련, 김남욱 의장이 자신의 의견 표명을 유보해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김남욱 의장은 29일 오후 시의회 기자실에 들러 "어제의 일은 갑자기 일어난 일로, 전혀 예견치 못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이러한 해명에 나선 것은 자신이 제출한 '사직서'가 28일 임시회에서 부결됨으로써 자신이 계속 의장직을 수행하게 됨에 따라 제기된 의혹 때문.

새로운 의장 선출을 위해 소집된 회의에서 '사직서 부결'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상황이 김 의장과 사전 밀약하지 않고서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느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의장은 "사퇴서를 제출하고 이미 비서실 직원들에게도 '그동안 수고가 많았다'는 인사를 했으며, 시장과의 통화에서도 '이제 더 이상 의장이 아니다'고 말했다"며 "특히, 사전에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의논이 있었다면 어떠한 방식으로든 의원들에게 노출이 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어제 본회의장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사표에 대해 표결이 이루어지는 줄도 몰랐다, 당연히 무난하게 수리될 것으로 알았다"며 "표결 소식을 듣고 너무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한 번 "일부에서 '쇼'라는 비난이 있는데, 내 뜻이 전혀 아니라는 것만큼은 분명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렇게 이번 사태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다고 강조한 김 의장은 다만, 또 다시 사직서를 제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유보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김 의장은 "너무 당혹스러워서 지금 당장 또 다시 사퇴를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좀 더 신중하게 고민하고, 음미한 뒤 다음 주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고민의 내용과 관련 "어떤 선택이 의회 화합을 위해 도움이 될지에 대해 손익을 따져 보겠다는 것"이라고 말해 자신의 사퇴가 의회파행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판단되면 계속해서 의장직을 수행할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대전시의회의 파행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장의 고민이 길어질수록 또 다시 의장선출과정을 밟아야 할지에 대한 결정도 유보되고, 의원들 간의 갈등도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편, 김 의장의 입장표명과 관련 박수범 운영위원장은 "30일 운영위원회를 긴급히 소집해 이번 사태의 향후 대응방안에 대해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히고, "다만, 어떤 방향으로 정리가 될지는 의장의 입장이 명확해진 후에나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운영위원장이 아닌 개인의 뜻이라고 강조하면서 "시민단체에서도 지켜보고 있고,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의장이 사퇴하는 게 의회파행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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