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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익산YWCA, 이주여성들과 봄나들이

등록|2009.04.30 09:48 수정|2009.04.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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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과의 봄나들이 ⓒ 오명관


지난 28일 오전 10시경, 익산YWCA 사무실 안에 어설픈 한국말이 들렸는데 이들은 바로 동남아 지역에서 한국으로 시집 온 이주 여성들이었다.

짧게는 2개월 길게는 몇 년 동안 한국에서 살고 있는 여성들로 의사소통을 위해 익산YWCA에서 한글을 배우고 있던 중 봄나들이를 계획했고 전북 완주군 고산면에 위치한 고산 대아수목원으로 갔던 것.

사실 이번 나들이는 지난 주 화요일에 가기로 했었으나 전 날에 많은 비가 내렸고 쌀쌀한 날씨가 예상돼 한 주가 지난 후 가게 됐다. 이로인해 많은 여성들이 참석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하면서도 더운 날씨인 동남아에서 왔기에 조금만 추워도 잘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 비춰볼 때 이날 여행은 오히려 잘 된 것이라고 김태숙 사무총장은 말한다.

일일 친정엄마를 자청한 YWCA 회원 어머니들과 딸이 된 이주여성들이 차 안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며 어색한 거리를 좁혔고 수목원에 도착한 후 아름답게 피어있는 꽃들을 감상하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특히 뉘엔 깜타이와 문혜정씨는 쏙 닮은 외모로 인해 진짜 모녀지간이 아니냐라는 말을 들었고 이들은 유쾌한 모습으로 친정엄마와 딸같은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며 서로 사진을 찍어주는 등 마치 가족 여행을 온 듯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

실제로 문혜정씨는 일찍 결혼해서 현재 아들이 21살이라며 22살인 깜타이가 딸처럼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열대식물원에 들어서자, 이주 여성들은 고향에 온 듯 자신들의 고향에 있는 바나나 나무 등 열대나무를 보자 반가워하면서 설명을 하는 등 들뜬 모습을 보여줬으며 한 여성은 잠시 고향 생각이 나는 듯 눈시울을 약간 붉히기도 했다.

베트남에서 온 팜금회(한국이름으로 개명)씨는 "우리집 앞에 바나나 나무가 있었다"면서 "직접 따먹기도 했고 망고나무들도 있었다"며 매우 신기해 했다.

캄보디아에서 온 소피아씨는 나무 하나를 가르키며 "캄보디아에서는 이 나무로 배게를 만든다"며 신나게 설명했고 이를 지켜보던 한 어머니는 "오히려 이들로부터 설명을 들으니깐 귀에 속 들어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결혼 한 지 1년 10개월이 된 신재식(남편)씨와 베트남에서 온 김신혜(아내-한국이름으로 개명)씨는 "언어 때문에 처음에는 매우 힘들었고 특히 어머니와 사이가 안좋아 아내가 가출(?) 한 적도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서로 이해하는 마음으로 대하다보니 예전보다 많이 나아졌고 지금은 행복하다"고 말하면서 두 손을 꼭 잡고 걷기도 했다.

늦은 점심을 한 후 한적한 공원에 모인 이들은 잠시 장기자랑을 시간을 가졌고 한 이주 여성은 나이차가 많음에도 남편을 무척 사랑하는 듯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다녔고 남편과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 하기도 했다.

룸짠톤씨는 2주 후면 아기가 태어난다면서 마침 베트남에 있는 친정엄마가 직접 한국에 찾아와 딸과 함께 지내고 있으며 그 딸은 매우 행복해 하는 모습으로 단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김태숙 사무총장은 "2005년부터 이주 여성들에게 언어로 인해 생기는 불화를 막기 위해 한글교육을 실시했고 앞으로는 친정엄마맺기를 통해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엄마같은 따뜻한 마음을 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회성 이벤트로 행하는 이주 여성에 대한 행사보다는 지속적으로 이들이 한국에서 정착할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하고 또한 이들을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볼 것이 아닌 한국인으로 바라보면서 더불어 살 수 있는 정책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유는 어떤 학자가 말하길 800년 후면 한국은 더 이상 단일민족이 아닌 다문화 국가가 될 것이고 이는 한국인의 출산율은 떨어지고 있는 반면, 이들 여성들의 출산율은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즉, 이들은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한국사람인 동시에 한국의 인구를 늘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다가 이러한 인구는 결국 국가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한 차별적 시선이 아닌 평등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성숙된 모습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이들을 이주 여성이라는 단어로 구분하는 것조차 아무런 의미가 없는 그러한 나라가 되기를 또한 희망해 본다.
덧붙이는 글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 다음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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