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죽나무 ⓒ 안병기
어렸을 적엔
해마다 이맘때면
마당가에 늘어선 참죽나무
어린 순 따다가
고추장 발라 튀겨
부각으로 먹었지요
멀구슬과에 속하는
참죽나무와
소태나무과에 속하는
가죽나무는
엄연히 과(科)가 다르지만
생김새만은
쌍둥이처럼 꼭 닮아
구별하기 쉽지 않아서인지
제가 살던 남도에선 다들
이 참죽나무를 가죽나무라고
잘못 불렀지요
참죽나무 처지에서 생각하면
억울하기 그지 없는 일
속으로 펄쩍펄쩍 뛰었겠지만
한 번 그릇된 것
바로잡기란
쉬운 일 아니지요
잘못 흘러가는 세상
추세 바꾸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쉬운 일 아니지요
저 역시
40여 년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가죽나무 아닌 참죽나무로
나무 이름을 바로 알게 되었으니까요
그러니 세월이
얼마나 까마득하게 흘러가야
근로자의 날이
노동자의 날로
바로잡힐까요?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