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연인과 함께 걷고 싶은 숲길

자동차는 싫어요

등록|2009.05.04 14:34 수정|2009.05.04 15:33

숲길이 아파합니다.순천시에서 걸어놓은 펼침막 ⓒ 이정근


순천시에서는 선암사 입구에 '전국 최고의 아름다운 숲길, 차를 타고 가시면 숲길이 아파합니다' 라는 펼침막을 걸어 놓았다. 매표소에서 대웅전에 이르는 숲길을 보호하고 홍보하기 위한 노력이다. 선암사는 신라 진흥왕 3년(서기542년) 아도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는 천오백년 고찰이다.

선암사 숲길입구에서 대웅전에 이르는 길은 아름다운 숲길이다 ⓒ 이정근


혼자 걷고 싶은 길, 또는 연인과 함께 걸어보고 싶은 숲길 하면? 많은 도시인과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곳이 있다. 순천 선암사 숲길이다. 입구에서 대웅전까지 1.5km에 이르는 호젓한 길은 종교와 관계없이 선암사를 찾는 이의 환상이다. 졸졸 흐르는 계곡과 함께 참나무, 밤나무, 팽나무, 단풍나무, 때죽나무 등 우리 고유 수종으로 이루어진 길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숲길이라 해도 모자람이 없다.

스님이 탄 자동차차를 타고 다니면 숲길이 아파한다는 펼침막에 아랑곳없이 차를 타고 다니는 스님 ⓒ 이정근


이렇게 아름다운 길을 방문객들은 걸으며 만끽하고 있는데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이 있다. 스님들이다. 억겁의 생에서 살아있는 동안은 찰나에 불과하다는데 무엇이 그리 바빠 차를 타고 쏜살같이 지나갈까? 스님들은 숲이 아파해도 괜찮은 것일까? 심오한 설법이 아니라도 좋다. 아름다운 숲길을 우매한 중생들과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거니는 스님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