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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아~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춘향제가 열리고 있는 전북 남원을 가다

등록|2009.05.05 13:56 수정|2009.05.05 13:56

▲ 어우동 옷차림을 한 여인들이 공연을 하기 위해 방자광장으로 쌍섶다리를 이용하여 건너가고 있는 보습 ⓒ 조정숙


남원 춘향 골에서 울려 퍼지는 구수한 판소리에 끌려 바지런히 발걸음을 옮긴다. 팍팍한 생활에 지친 백성들이 점점 메말라가는 인심에 한숨만 쉬고 있는 요즘, 잠깐이라도 사랑타령에 시름을 달래고자 하는 사람들이 얼쑤덜쑤 모여 흥겨운 잔치마당을 벌이고 있다.

하늘은 맑고 구름은 두둥실, 하늘높이 떠 있는 애드벌룬이 축제장의 모습을 한껏 고조시키고 곳곳에서 들려오는 음악소리가 축제 분위를 느끼게 하고 있는 곳, 제79회 춘향제가 5,1~5일까지 광한루원, 요천둔치, 사랑의광장 남원관광지에서 열리고 있다.

▲ 하늘높이 떠 있는 애드벌룬이 축제장의 모습을 한껏 고조시키고 있다. ⓒ 조정숙


▲ 추어탕의 본고장을 알리기위한 행사로 미꾸라지 잡기체험이 열리고 있는 요천둔치 ⓒ 조정숙


▲ 다채로운 공연을 보기위해서 쌍섶다리위를 건너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가롭다. ⓒ 조정숙


음악분수광장에는 음악에 맞춰 시원하게 뿜어 올리는 물줄기 앞에서 더위를 식히는 가족들의 모습도 보인다. 사랑의 광장에는 관현악 공연 준비가 한창이다.

요천둔치 근처에서는 추어탕의 본고장인 남원을 널리 알리기 위해 미꾸라지잡기 체험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보인다. 부모들은 자꾸만 잡았던 미꾸라지를 놓치는 아이를 바라보며 안타까워 한다. 마음 같아서는 물속에 뛰어들어 직접 잡고 싶은 심정인가보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건너면 영원한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요천의 쌍섶다리를 건너기 위해 끝없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도 보인다. 쌍섶다리를 건너는 어우동 옷차림의 여인들 모습이 물에 비쳐 한 폭의 그림을 만든다.

▲ 거지가 된 이몽룡과 장모 월매가 만나 한바탕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 조정숙


▲ 이몽룡이 장모에게 밥을 떠주는척 하다가 빼앗아가는 모습,모두 박장대소 하였다. ⓒ 조정숙


▲ 사랑, 사랑 내 사랑이여! 관객과 하나되어 흥겹게 춤을 추고 있는 모습 ⓒ 조정숙


춘향가중...자진 사랑가

얘, 춘향아. 우리 한번 업고 놀자.
아이고, 부끄러워서 어찌 업고 논단 말이요?
건넌방 어머니가 알면 어떻게 허실라고 그러시오?
너으 어머니는 소시 때 이보다 훨씬 더 했다고 허드라.
잔말 말고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이로구나, 내 사랑이야.
이이이이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 내 사랑아…….

방자무대에서 춘향과 이몽룡이 광한루에서 만남과, 사랑, 이별 등을 묘사한 국립민속국악원의 춘향전(여성국극)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에게는 향수로 젊은이들에게는 풍자와 해학으로 지나가는 가족과 연인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월매의 걸쭉한 목소리가 거지행세를 하고 나타난 이몽룡을 나무라는 대목에서는 관중들의 박수가 끊임없이 쏟아진다. 출연진이 모두 나와 사랑가를 부르자 관객들도 하나가 되어 덩실덩실 춤을 춘다.

▲ 신세대 음악에 맞춰 어우동 옷차림을 한 여인들이 신나게 춤을 추고 있는 모습, ⓒ 조정숙


이어서 어우동 차림을 한 여성들이 신나는 퓨전 음악에 맞춰 춤을 추자 사람들의 어깨도 들썩인다. 약주를 한잔 하신  어르신들도 흥에 겨워 아이들처럼 춤을 추며 마냥 좋아하신다. 춘향제가 열리고 있는 남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가 짧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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