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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법 무죄' 정현태 남해군수, 다른 사건 입건 논란

정현태 군수 "보복수사로 정치적 배경 있다" ... 경찰 "공여자와 진술 다르다"

등록|2009.05.06 19:42 수정|2009.05.06 21:48

▲ 정현태 남해군수. ⓒ 남해군청


참여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무소속 정현태(47) 경남 남해군수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 경찰이 다른 사건으로 불구속 입건해 보복수사 논란을 빚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남해군청에서 발주한 건설공사의 수주 청탁과 관련한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기자 1명을 구속하고, 정 군수 등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수신문 박아무개(51) 기자를 공갈과 변호사법위반, 뇌물 공여 혐의로 지난 4월 24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기자는 지난 해 4월 남해군 소재 A건설사 대표로부터 펜션민박사업과 골프리조트 사업이 원만히 추진될 수 있도록 협조하겠다며 광고비 명목으로 1000만원을 받았다.

또 그는 지난 해 7월 창원의 B건설사 대표로부터 해상체육공원의 조경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시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고 3회에 걸쳐 3300만원의 금품을 받았다.

경찰은 "박 기자가 지난해 7월 29일 정 군수한테 조경공사 특정업체 수의계약 체결 대가로 휴가비 명목으로 100만원권 자기앞수표 5매 총 500만원을 공여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정현태 군수 "보복수사로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다"

정현태 군수는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경찰이 장난을 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악의적이고 보복수사이며 정치적 배경을 갖고 있다"면서 "경찰의 보도자료에 보면 '뇌물수수 남해군수 등 6명 검거'라는 제목으로 되어 있는데,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거된 사람은 기자 1명뿐이고, 본인은 검거된 사실이 없는데 왜 그런 표현을 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에 대해, 그는 "누가 봐도 군수를 상대로 실패한 로비다"면서 "무죄를 받은 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한 검찰의 항소 마감 시한이 오늘(6일)까지인데, 경찰이 항소하라고 검찰에 촉구한 것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돈 수수 혐의와 관련해, 그는 "지난해 박 기자가 집으로 찾아와 휴가 가는 길에 보라며 월간지를 사왔다면서 서류봉투에 넣어 왔고, 거실 탁자 위에 놓아두고 갔다"면서 "다음 날 새벽 봉투를 열어보니 하얀 봉투가 들어 있어 열어보지도 않고 직감적으로 돈이라고 여겨 그대로 서류봉투에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날 아침 선거 사무장과 아침 식사를 했는데, 곧바로 전달하도록 했고, 봉투와 월간지가 든 서류봉투를 그대로 돌려주었다"면서 "처음에는 얼마인지도 몰랐고 뒤에 문제가 된 뒤 500만원이라는 소리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 뒤 박아무개 기자는 정현태 군수한테는 받은 적이 없고 선거사무장한테는 받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안다"면서 "월간지에 이물질이 들어 있어 곧바로 돌려주었다"고 밝혔다.

조경공사와 관련해, 그는 "박 기자한테 부탁을 한 업체는 창원에 있는데, 면허가 없고 남해지역 업체가 아니었다"면서 "조경공사는 지역 업체에 주어야 한다고 보고 해상체육공원 조성공사와 조경공사를 분리시켰던 것이며, 그 과정에서 아무런 특혜나 대가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공여자 진술과 다르다, 보복수사 아니다"

이에 대해 경남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정 군수가 수표를 돌려주었다고 하나 그것은 자기 주장일 뿐이다"면서 "수표는 제3자를 통해 세탁과정을 거칠 수도 있고, 공여자의 진술과 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법 위반 사건은 공소시효가 6개월이라 먼저 수사해서 기소했던 것이며, 뇌물 사건은 부인하는 등 진술 내용이 달라 시간이 걸린 것이지, 편파수사나 보복수사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정현태 군수는 지난해 6.4 보궐선거 때 무소속으로 출마해 한나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했다. 검찰은 정 군수에 대해 지난해 선거 때 선거운동을 한 서아무개(69)씨한테 200만 원을 제공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는데, 창원지법 진주지원 제1형사부는 지난 4월 28일 무죄를 선고했다. 정현태 군수는 서울대를 나와 참여정부 때 NSC 홍보담당관과 동북아평화를위한바른역사정립기획단 기획팀장, 한국도로공사 이사를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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