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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항께 다리도 덜 아프고 훨 나서"

전남 화순 도곡 신성마을 주민들, 운동하는 재미에 푹

등록|2009.05.09 17:46 수정|2009.05.09 17:46

▲ 마을회관에서 노인운동지도사의 지도로 체조를 하고 있는 신성마을 주민들. ⓒ 박미경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어~, "
"손을 위로 올리시고, 오른손으로 찌르고, 왼손으로 찌르고, 박수 크게, 짝궁보고 환하게 웃어주시구요~~, 짝궁 어깨를 두드려 주세요"

"아이고, 된거~~, 시원하요?"
"어따, 나만 된게 아니구만, 다들 죽것다글구먼? 오메, 시원한거!"

때이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난 6일 오후. 전남 화순군 도곡면 신성리 마을회관 안에는 어르신들의 노랫소리가 한창이다. 회관을 가득 메운 어르신들은 뱃노래며 군밤타령 등의 가락을 읊조리며 노인운동강사의 손동작과 발동작을 따라하느라 바쁘다.

얼굴에는 송글송글 땀이 맺히지만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함박 웃음이 머물러 있다. 신성리 마을회관에서는 지난 2월부터 최경희 강사의 강사의 지도로 매주 월, 수, 금요일 오후 1시부터 1시간여 동안 노인건강운동교실이 열리고 있다.

▲ 김경희 운동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일심히... ⓒ 박미경


노인건강운동교실은 국민건강보험공단 화순지사(지사장 김서룡)가 적절한 운동을 통해 노인들이 건강한 생활을 유지, 궁극적으로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펼치고 있는 사업이다. 포크댄스와 한춤, 요가, 노인체조 등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신성마을 주민들은 최경희 강사로부터 노인체조를 배우고 있다. 웃음치료와 노래교실, 레크리에이션 지도 등은 덤이다. 60세 이상 어르신들이 참여하기 때문에 농부병 등으로 인한 관절염 예방과 치료를 위해 굳어진 근육을 풀어주고 몸의 관절을 이완시키는 등 가벼운 동작위주로 수업이 진행된다.

수업이 지루하지 않도록 음악선택에도 신중을 기한다. 민요나 트로트, 어르신들에게 익숙한 음악을 택해 어르신들이 쉽게 큰 소리로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한다. 어르신들은 "큰 소리로 노래하며 강사의 손동작, 발동작을 따라하다보면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리고 이웃들과 서로 몸을 부대끼며 함께 하다 보니 새록새록 없던 정도 솟아난다"며 즐거워 하신다.

효과도 좋다. 3개월째 건강교실이 운영되고 있는 신성리의 경우 처음에는 1시간의 수업도  버거워 중간중간 쉬면서 하시던 어르신들이 이제는 1시간의 체조쯤은 너끈하게 따라 하신다. 그만큼 몸이 건강해졌다는 증거다.

최경희 강사는 "처음에는 5초정도 한발을 들고 서 있는 균형잡기도 제대로 못하시던 어르신들이 태반이었지만 지금은 한발을 들고 서 있는 것은 물론 한발을 들고 다리를 좌우로 흔들며 체조를 해도 잘 따라하신다"며 "어르신들이 갈수록 건강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 신성마을 주민들은 수업이 끝난 후에도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 박미경


어르신들 역시 몸이 건강해졌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기에 논밭에서 일을 하다가도 건강교실이 열리는 시간이 되면 열일 제쳐두고 달려온다. 어르신들은 이구동성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갈수록 따라하기도 쉽고 걸어다니는 것이나 일을 하는 것이 체조를 하기전보다 훨씬 수월해지고 몸도 가쁜하고 덜 아프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1시간여의 수업이 끝나고 강사가 자리를 떠도 어르신들은 쉽게 마을 회관을 나가지 못하신다. 어르신들은 강사가 자리를 뜬 뒤에도 동그랗게 둘러앉아 손박자를 맞추며 노래를 부르며 한참을 그렇게 앉아 계셨다.

"1시간동안 체조하시면 안 힘드세요?"
"쪼까 힘들기는헌디 자꾸 하니까 처음처럼 힘들지는 안혀. 어따, 처음엔 힘들어서 숨이 턱턱 막혔는디 이제는 따라할만혀. 걸어댕길때 다리도 덜 아프고 일하는 것도 훨 나서."
"선상님이 "쪼까 더 해줬스믄 조컸는디 여그 끈나고 딴데로 가야한다누만. 요렇게 조은디 우리만 하믄 안되쟤"

신성마을 160여명의 주민 중 노인건강교실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30여명 남짓이다. 쑥쓰러워 나오지 못하는 남자 어르신들과 젊은이들을 제외하면 농촌마을치고는 제법 많은 수가 꾸준히 참여하는 셈이다. 자신들도 운동을 하겠다며 참여하는 젊은이들도 몇 있다.

한편 김서룡 건강보험공단 화순지사장은 "어르신들이 고질적으로 앓고 있는 관절염의 예방과 치료, 치매예방, 운동을 통한 건강유지 등을 위해 노인건강교실을 운영하고 있다"며 "노인건강교실이 보다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내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인건강운동교실은 현재 도곡면 신성리와 화순읍 신기리, 춘양면 화림리 등 3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덧붙이는 글 SBS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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