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웬 빨래가 저리 많이 널려 있을까?
[사진] 청계창작스튜디오 입주작가 기획전
▲ 청계천에 웬 빨래일까? ⓒ 이승철
"어! 저게 뭐야? 청계천에 웬 빨래?"
앞서 걷던 사람들 몇이 놀란 듯 하는 말이었다. 무심코 그들의 뒤를 따라 걷던 나도 깜짝 놀랐다. 정말 청계천 한 복판에 수많은 빨래들이 널려 있었기 때문이다. 색상도 화려한 저고리와 치마 등 한복들이었다.
▲ 혹시 건축폐자재 방치? ⓒ 이승철
▲ 혹시 이불빨래 ⓒ 이승철
서울시에서 주관하고 있는 하이서울페스티벌에 참여한 '청계창작스튜디오 입주 작가'들의 정기기획전이 열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참여 작가는 조금 전 한복 빨래로 착각했던 김정표씨의 한복 100벌로 구성된 작품을 비롯하여 다섯 명의 설치미술 작가들이 만든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다.
김정표씨는 화려한 꽃무늬 원단으로 만든 한복 100벌을 설치했다. 작가는 설치 작품에 대해 조상들의 얼이 깃든 전통한복이 산업화 이후 취사선택되고 계량화 된 문양들을 담아내어, 변화하는 현실 속에서 단절을 잇고 획일화된 문화 관념에 대한 합의의 자리를 마련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 염색천을 말리고 있는 건 아니겠지? ⓒ 이승철
▲ 인상적인 퍼포먼스 ⓒ 이승철
노란색 안전펜스를 이용한 정승씨의 설치미술은 벌레를 유인하는 꽃을 형상화 했다. 이 작품은 순수미술과 일반 관객들 간의 상호 접근성에 관한 담론을 유도하고자 했다. 그래서 작품 이름도 '우리는 눈에 띄어야만 한다'의 연작으로 관수교 아래 난간에 두 개의 꽃봉오리를 설치했다.
청계천에는 이 밖에도 수십 명의 젊은이들이 불규칙하게 늘어서서 이색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여 시민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청계광장 바로 아래쪽에는 마치 염색한 천을 말리고 있는 것 같은 설치 미술도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 소망리본 ⓒ 이승철
▲ 남친 생기게 해주세요 ⓒ 이승철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청계천 도로변 가드레일에 매달아 놓은 수많은 소망리본들이었다. 빨간색 리본들은 엄청나게 많은 숫자가 매달려 있었는데 어느 리본에는 '남친이 생기게 해주세요, HY'라는 글씨가 쓰여 있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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