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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천원으로 만든 케이크, 참 쉽죠~ 잉!

케이크, 집에서 만드는 것 어렵지 않아요

등록|2009.05.14 09:46 수정|2009.05.14 10:47

▲ 맛있어 보이는 생일 케이크 ⓒ 최수연


오늘(음력 4월 19일)은 아빠 생신이십니다. 음력으로 하신다기에 3일 일찍 한답니다. 그래서 케이크를 사드리려고 빵집에 갔는데 작은게 몇 만 원하더라고요. 제 용돈에 턱없는 가격이라 그냥 포기하고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간단하면서 돈도 안 들이는 방법을 찾아 요리책을 죄다 뒤져보았답니다.

그래도 재료값이 만 오천 원은 족히 들겠더라고요. 그리고 재료값은 둘째치고 어디 케이크 시트를 파는 데가 있어야 말이죠. 하나같이 입을 모아 '시트같은 것은 안 팔아요'하니 어디 구할 데가 있어야 말이죠. 그러데 한군데서 팔더라고요. 초미니 사이즈에 4000원으로 말이에요. 나중에 사기로 하고 꾸밀 재료부터 샀답니다.

그러다가 어느 빵집을 들렀는데 생과일 카스테라를 3000원에 팔더라고요. 크기도 적당하고 맛있어 보이기에 샀답니다. 그리고 1100원에 큰 후르츠 칵테일 2통도 샀답니다. 작은 것은 850원이더라고요. 후르츠 칵테일은 1통만 쓰니깐 550원 쓴 셈이죠. 그리고 빵집에서 500원짜리 생크림 2개를 샀답니다.

▲ 케이크 재료들. 왼쪽부터 생크림, 후르츠 칵테일, 빵(생크림 입힌것) ⓒ 최수연


그렇게 재료는 끝입니다. 5000원도 안되는 가격으로 저렴한 케이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일단은 칼로(초등학교 4학년 미만은 빵 칼이 좋답니다) 빵 위에 생크림을 덮어줍니다. 그리고 옆도 칼을 수직으로 세워 좌우로 발라줍니다. 그렇게 생크림 한 통을 바릅니다. 생크림은 너무 많이 넣으면 느끼하답니다.

그다음 문젯거리는 '짤주머니'더라고요. 짤주머니는 생크림을 짤 때 사용하는 것인데 빵집에서 살려 그러니깐 봉지는 3000원, 틀은 2000원 총 5000원이라네요. 문구점은 더하답니다. 그래서 결국은 집에 있는 지퍼백에 생크림 1통을 싹싹 긁어 모아 집어넣은 다음 한쪽 모서리를 조금 짤라 초간편 짤주머니를 만들었답니다.

그다음 후르츠 칵테일을 체에 담아 물기를 뺀 다음 케이크 정중앙에다 손으로 집어서 놓았답니다. 빈틈없이 말이에요. 그래도 후르츠 칵테일 색이 다 거기서 거기라 밋밋하답니다. 그러니 키위를 잘게 썰어 같이 넣으면 완벽해진답니다. 멋스럽기도 하고요.

▲ '짤주머니' 대신 지퍼백으로 간단하게 ⓒ 최수연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케이크. 사진으로 찍으니깐 좀 이상하지만 손맛·정성·사랑 모두 듬뿍 들어간 수제 케이크랍니다. 오늘 아빠가 야근하시는데 늦게 들어오신 만큼 기뻐하는 마음도 더욱 더 클 거라고 믿습니다.

요즘 어려운 경제시기에 저렴하게 손수 만든 케이크 어떨까요? 직접 만들면 나도 좋고 상대방도 좋고 돈도 아끼고 1석 3조랍니다. 손수 만든 건데 산 것보다 덜하겠어요? 아마 더 좋아할 거예요. 케이크 보고 웃으실 아빠 모습이 떠오르네요. 생일 앞둔 가족을 위한 케이크에 도전해보세요!

▲ 완성된 케이크. 좀 부족하지만 처음 만들어 본 것 치고는 괜찮지 않나요? ⓒ 최수연


덧붙이는 글 최수연 기자는 초등학교 6학년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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