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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마애불을 만나러 가는 길

태안마애불과 서산마애불

등록|2009.05.15 12:10 수정|2009.05.15 12:10
백제시대 대표적인 마애불이며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나타나는 마애불을 만나러 길을 나섰다. 경주에서 태안까지 먼 거리이다. 가는 도중 서해안대교가 보이는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서해안 대교를 보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다리로 알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두 번째로 긴 다리라 한다. 거의 5시간 정도 지나 태안에 도착하였다.

서해안대교서해안대교는 휴게소에서 멀리 보였다. ⓒ 김환대


우리나라에서 가장 이른 시기 마애불

태을암이란 절에 있는 태안마애삼존불상은 백제시대 최고의 걸작이라 할 수 있으며 태을암까지 도로변에서 700여미터 거리이다. 백화산에 자리잡은 태을암은 근처 서해안이 조망되는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해 있다. 석가 관음 약사불로 보는 견해를 비롯해 학자마다 불상의 존명에 대해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었다. 마애불로 올라가는 계단 밑에는 약수인지 우물인지 마실 곳이 있는데 다소 오래 된 것으로 보인다.

태안마애삼존불태안마애삼존불은 백제 최고의 마애불로 꼽힌다. ⓒ 김환대


옆에 보이는 삼성각에는 특이하게 단군을 모시고 있어 일반적인 삼성각에 배치된 그림과는 달랐다. 그리 오래 되지 않은 대웅전에도 꽃창살 무늬와 아래에 새겨져 있는 이색적인 동물과 물고기 문양이 주목을 끌었다.

▲ 태안마애삼존불로 올라가는 계단에 있는 우물 ⓒ 김환대


▲ 삼성각에 모셔진 그림 ⓒ 김환대


개심사

서산마애불로 가기 전 해미읍성을 지나 도로변에 넓은 구릉에 소가 방목된 것을 보고 개심사에 들렀다. 전체적으로 구릉형에 산지형으로 자리한 가람배치를 하고 있다. 외나무다리 처럼 다리가 있고 기둥이 휘어진 범종각이 가장 먼저 보인다. 좁은 문을 들어서면 안양루와 대웅전을 중심으로 좌우에 심검당과 무량수전이 있다. 이외에도 조금 떨어진 위치에 명부전과 팔상전, 산신각 등의 건물이 남아 있다. 사람들이 너무나 많아서 제대로 둘러보지 못하고 빨리 나와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다.

개심사 전경개심사 전경 ⓒ 김환대


무량수전내 불상무량수전내 불상 ⓒ 김환대


백제의 미소가 아름다운 마애불

서산 마애삼존불은 국보 제84호로 백제시대 대표적인 마애불로 7세기의 이른 시기 작품으로 백제의 미소로 잘 알려진 마애불이다. 올라가는 길은 현재 관리사무소 및 화장실 주변 공사 신축으로 한창 공사를 한다는 가림막이 있었다. 계단을 올라가면 도중에 보이던 작은 비로자나불상이 있었는데 도난당하였다. 현재는 받치는 아랫 부분만 남아 그 흔적이 엿보였다. 동쪽을 바라보는 큰 바위에 새겨져 있는 불상은 1959년에 알려져 조사되었으며 시간의 변화에 따라 신비하게 표정이 변화되는 모습으로 유명하다.

서산마애삼존불서산마애삼존불 ⓒ 김환대


서산마애삼존불서산마애삼존불 ⓒ 김환대


본존은 당당한 모습과 연화무늬를 새긴 보주형의 두광이 특이하다. 네모진 얼굴은 크게 뜬 두 눈과 넓은 코, 양끝이 살짝 올라간 입가에서 미소가 보인다. 오른손은 시무외인을, 왼손은 여원인을 하고, 법의는 두 어깨를 감싸며 길게 내려와 발 위에까지 닿았다. 삼국시대 불상의 특징이 보이며 좌우의 보살상은 왼쪽에 반가상이, 오른쪽에 입상이 있다. 본존은 여래로 보고 두 협시 보살은 각기 석가여래, 관음과 미륵보살로 추정하고 있다.

방선암

서산마애불을 보고 보원사지로 가는 길가에 암벽 바위에 글씨가 새겨져 있고 이름들이 새겨져 보이는데 윤선좌, 한맹유, 김진, 홍병권 등 현재에까지 전해지는 문인들의 방명록이라고 할 수 있다. 신선들이 찾을 만큼의 절경의 바위거나 자신들을 신선에 비유했다고 보인다.

방선암방선암은 인명이 새겨진 바위이다. ⓒ 김환대


보원사지

보원사지는 현재도 발굴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곳인데 넓은 절터에 보원사지 석조(보물 제102호) 오층석탑(보물 제104호) 당간지주(보물 제103호) 법인국사보승탑(보물 제105호) 법인국사보승탑비(보물 제106호)이 남아 있다. 일제강점기에 철불 1구가 이 곳에서 박물관으로 옮겨졌고,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철불좌상도 이곳에서 출토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발굴현장에서 출토된 석재들은 한 곳에 모아두었는데 탑재와 기단석들이 보인다.

보원사지 전경보원사지 전경 ⓒ 김환대


법인국사보승탑법인국사보승탑 ⓒ 김환대


법인국사보승탑 아래 기단 부분에 새겨진 사자로 보이는 동물의 모습은 그 표정과 새겨진 조각이 아주 우수하다. 법인국사보승탑비는 귀부의 꼬리 부분이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다.

보원사지 출토석재보원사지 출토석재 ⓒ 김환대


먼 거리를 가서 시간에 쫒기어 여유를 가지지 못하고 둘러보고 와서인지 돌아오는 길은 피로가 몰려왔다. 백제의 여운이 길게 남은 답사길은 다음을 또 기약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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