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민꼬나잉 광주 망월동서 만난다
버마작가모임·NLD한국지부·5·18기념재단, 17일 김시인 묘역서 시낭송회
'5·18민중항쟁' 광주에 김남주 시인이 있다면 '8888항쟁'의 상징인 버마(미얀마) 양곤에는 민 꼬 나잉 시인이 있다. 생사로 갈린 두 시인이 광주 망월동 묘역에서 만난다.
'버마를 사랑하는 작가들의 모임'(이하 버마작가모임, 회장 임동확)은 17일 오후 2시 광주 망월동 구묘역 김남주 시인 모지 앞에서 '제10회 광주인권상 민 꼬 나잉 수상기념 시(詩) 낭송회'를 개최한다. 버마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와 버마행동이 공동 주최하며 5·18기념재단, 한국작가회의, 광주전남작가회의가 후원한다.
민 꼬 나잉(46·남)은 '버마의 광주항쟁'이라 불리는 '8888항쟁'을 주도할 때 랑군(양곤)대 학생회장으로 '전버마학생연맹'을 결성해 활동했다. 포 오 툰이 본명인 그는 1988년 '왕을 정복한 자'라는 의미의 민 꼬 나잉이라는 필명(가명)을 사용하며 시인으로, 민주화운동 투사로 활동했다.
'광주'·'8888' 항쟁시 발표·낭송
민 꼬 나잉은 독재타도·민주정부 수립을 기치로 전국민적 항쟁을 벌이다 3천여 명이 살해된 '8888항쟁'으로 체포·구금 돼 16년을 감방에 갇혀 살았다. 2004년 풀려났지만 2007년 터진 '샤프란혁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그해 8월 다시 체포돼 65년형을 선고받고 샨주에 있는 캥통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5·18기념재단은 버마 민주주의의 산증인이자 반독재의 상징인 그의 투쟁의지를 높이 살 뿐 아니라 버마 민주화를 염원하는 취지로 제10회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민 꼬 나잉 시인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18일(월) 거행되며, 옥에 갇힌 그를 대신해 가족 한명이 대리 수상을 하게 된다.
버마 민주화를 기원하고 한국과 버마 문화의 교류를 취지로 결성된 버마작가모임은 민 꼬 나잉의 광주인권상 수상을 기념해 '영원한 광주 시인' 김남주 선생 묘역을 참배하고 묘소 앞에서 버마와 한국 관련 시 낭송회를 열게 된 것이다.
이날 낭송될 시는 '손'(민 꼬 나잉), '민 꼬 나잉, 진리의 버팀목'(양 나잉 툰), '이 세상에유'(김남주), '로터리'(임동확) 등이다. 창작시도 발표·낭송 되는 데 박광배·유종순·나해철·박윤일 시인이 참여하며 현지에서 공개·낭송된다. 행사에는 아웅 마잉 스웨 NLD한국지부 의장, 임효림 스님, 김준태 시인 등이 축하차 참여한다.
이승과 저승에서 항쟁의 아이콘
임동확 시인은 묘소 앞에서 김남주 추모시 '로터리 -心經44'를 읊는다.
"그 많은 삶의 곡선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처럼 죽어가는 순간에도 전주를 퍼부을 수 있었다니/ ...영원히 정복할 수 없는 관념의 숲속마저 시퍼런 도끼날로 찍어가며/ 한치의 굴곡도 없는 직선의 행로를 긋고자 했으니... /출구가 없는 지난 역사의 시간속을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슬픔 덩어리 같은 한 시인의 죽음이여..."
민 꼬 나잉은 감옥에서 보내온 광주인권상 수상 소감에서 "미얀마 군부의 부정과 국민이 겪고 있는 실상을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알리고 글을 쓰는 등 강인한 정신을 발휘해야만 모두가 바라는 자유·정의·민주를 싹틔울 수 있다"며 "평화적인 방법으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두 번째 낭송될 민 꼬 나잉의 시 '손'은 이렇다.
"참으로 자애로운 자들은 /이웃을 위한/ 아낌없이 베푸는 손을 갖고 있지/ 이웃들이 잘되기만을 바라면서/ 굶주린 자들은 기꺼이 그 손을 잡지/ 그 댓가로/ 배고픈 자들한테 바라는 건/ 아무 것도 없지.../"
김남주의 시 '이 세상에유'도 최기순 시인이 낭송한다.
"사슬로 이렇게 나를 묶어놓고/ 자유로울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 압제자 말고... /벽으로 이렇게 나를 가둬놓고 /주먹밥으로 이렇게 나를 목메이게 해 놓고/ 배부를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 부자들 말고는..."
"사슬로 이렇게 나를 묶어놓고..."
버마 시인 양 나잉 툰이 쓴 시 '민 꼬 나잉, 진리의 버팀목'도 묘역에 울려퍼진다.
"민 꼬 나잉, 진리의 버팀목/그의 정신은 매우 강인하고 결단성 있지/ 그리고 칼끝처럼 아주 날카롭지/ 독재자를 공포로 떨게하고/ 거의 초죽음으로 몰아가지... 비록 쇠창살 안/ 외로운 영창에 갇혀 있어도..."
'버마를 사랑하는 작가들의 모임'(이하 버마작가모임, 회장 임동확)은 17일 오후 2시 광주 망월동 구묘역 김남주 시인 모지 앞에서 '제10회 광주인권상 민 꼬 나잉 수상기념 시(詩) 낭송회'를 개최한다. 버마민족민주동맹(NLD) 한국지부와 버마행동이 공동 주최하며 5·18기념재단, 한국작가회의, 광주전남작가회의가 후원한다.
'광주'·'8888' 항쟁시 발표·낭송
민 꼬 나잉은 독재타도·민주정부 수립을 기치로 전국민적 항쟁을 벌이다 3천여 명이 살해된 '8888항쟁'으로 체포·구금 돼 16년을 감방에 갇혀 살았다. 2004년 풀려났지만 2007년 터진 '샤프란혁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그해 8월 다시 체포돼 65년형을 선고받고 샨주에 있는 캥통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 버마 민주주의 투쟁의 상징인 '8888민중항쟁' 아이콘인 민 꼬 나잉. 88년 투쟁당시 '전버마학생연맹' 의장을 역임하다 15년 옥살이를 했고 이후 '88세대학생그룹'을 결성 이른바 2007년 '샤프란혁명'으로 다시 65년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혀있다. 시인이자 민주화운동가로 버마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최방식
5·18기념재단은 버마 민주주의의 산증인이자 반독재의 상징인 그의 투쟁의지를 높이 살 뿐 아니라 버마 민주화를 염원하는 취지로 제10회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민 꼬 나잉 시인을 선정했다. 시상식은 18일(월) 거행되며, 옥에 갇힌 그를 대신해 가족 한명이 대리 수상을 하게 된다.
버마 민주화를 기원하고 한국과 버마 문화의 교류를 취지로 결성된 버마작가모임은 민 꼬 나잉의 광주인권상 수상을 기념해 '영원한 광주 시인' 김남주 선생 묘역을 참배하고 묘소 앞에서 버마와 한국 관련 시 낭송회를 열게 된 것이다.
이날 낭송될 시는 '손'(민 꼬 나잉), '민 꼬 나잉, 진리의 버팀목'(양 나잉 툰), '이 세상에유'(김남주), '로터리'(임동확) 등이다. 창작시도 발표·낭송 되는 데 박광배·유종순·나해철·박윤일 시인이 참여하며 현지에서 공개·낭송된다. 행사에는 아웅 마잉 스웨 NLD한국지부 의장, 임효림 스님, 김준태 시인 등이 축하차 참여한다.
이승과 저승에서 항쟁의 아이콘
임동확 시인은 묘소 앞에서 김남주 추모시 '로터리 -心經44'를 읊는다.
"그 많은 삶의 곡선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처럼 죽어가는 순간에도 전주를 퍼부을 수 있었다니/ ...영원히 정복할 수 없는 관념의 숲속마저 시퍼런 도끼날로 찍어가며/ 한치의 굴곡도 없는 직선의 행로를 긋고자 했으니... /출구가 없는 지난 역사의 시간속을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슬픔 덩어리 같은 한 시인의 죽음이여..."
▲ 생전의 김남주 시인. ⓒ 최방식
민 꼬 나잉은 감옥에서 보내온 광주인권상 수상 소감에서 "미얀마 군부의 부정과 국민이 겪고 있는 실상을 공개적이고 공식적으로 알리고 글을 쓰는 등 강인한 정신을 발휘해야만 모두가 바라는 자유·정의·민주를 싹틔울 수 있다"며 "평화적인 방법으로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두 번째 낭송될 민 꼬 나잉의 시 '손'은 이렇다.
"참으로 자애로운 자들은 /이웃을 위한/ 아낌없이 베푸는 손을 갖고 있지/ 이웃들이 잘되기만을 바라면서/ 굶주린 자들은 기꺼이 그 손을 잡지/ 그 댓가로/ 배고픈 자들한테 바라는 건/ 아무 것도 없지.../"
김남주의 시 '이 세상에유'도 최기순 시인이 낭송한다.
"사슬로 이렇게 나를 묶어놓고/ 자유로울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 압제자 말고... /벽으로 이렇게 나를 가둬놓고 /주먹밥으로 이렇게 나를 목메이게 해 놓고/ 배부를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 부자들 말고는..."
"사슬로 이렇게 나를 묶어놓고..."
버마 시인 양 나잉 툰이 쓴 시 '민 꼬 나잉, 진리의 버팀목'도 묘역에 울려퍼진다.
"민 꼬 나잉, 진리의 버팀목/그의 정신은 매우 강인하고 결단성 있지/ 그리고 칼끝처럼 아주 날카롭지/ 독재자를 공포로 떨게하고/ 거의 초죽음으로 몰아가지... 비록 쇠창살 안/ 외로운 영창에 갇혀 있어도..."
손 민 꼬 나잉 시(詩) 참으로 자애로운 자들은 이웃들을 위한 아낌없이 베푸는 손을 갖고 있지, 이웃들이 잘되기만을 바라면서. 굶주린 자들은 기꺼이 그 손을 잡지. 그 댓가로 배고픈 자들한테 바라는 건 아무 것도 없지. 한결같이 너그러운 자들은 이웃들을 위한 아낌없이 베푸는 손을 갖고 있지 오직 이웃들이 잘 되기만을 바라면서. 민꼬나잉, 진리의 버팀목 양 나잉 툰 시(詩) 민 꼬 나잉, 진리의 버팀목 그의 정신은 매우 강인하고 결단성 있지 그리고 칼끝처럼 아주 날카롭지 독재자를 공포로 떨게 하고 거의 초죽음으로 몰아가지. 민 꼬 나잉, 진리의 버팀목 그의 신념과 불굴의 의지는 매우 확고하지 싸우는 공작 깃발 그 자체로 감옥의 벽을 부수고 나와 놀랍고도 우아하게 하늘 높이 날아오르지. 민 꼬 나잉, 진리의 버팀목 비록 쇠창살 안 외로운 영창에 갇혀 있어도, 그의 위대한 노력과 헌신의 이야기는 온세계가 읽거나 들을 수 있지. 민 꼬 나잉, 진리의 버팀목 그렇게도 강인한 신념을, 영웅적인 진리 사랑을 보았는가 그의 고결함과 위엄을 표현할 적당한 말을 찾기 어렵네. 오 민 꼬 나잉, 진리의 버팀목 우리 모두를 이끌어 가는 너의 의기(義氣)는 드높고 용맹하지 미래의 세대들 또한 우리들의 위대한 귀감으로 당신을 확실히 또 영원히 찬양할지니 <김남주 추모시> 로터리-心經 44 임동확 시(詩) 그 많은 삶의 곡선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처럼 죽어가는 순간에도 저주를 퍼부을 수 있었다니 그는 정녕 세상을 다 살았다 변명하고 용서받기에 급급한 生前의 모오든 비겁들을, 껍데기들을 새삼 확인시키기라도 하듯이 마지막까지 눈물 한 방울 대신 엄청난 육신의 고통마저 비웃고자 했으니 누가 뭐래도 그는 진정한 강자였다 너무 많은 세상의 여백이나 꽉참을 조롱하듯 영원히 정복할 수 없는 관념의 숲속마저 시퍼런 도끼날로 찍어가며 한치의 굴곡도 없는 직선의 행로를 긋고자 했으니, 별다른 회한도 없이 잘도 회전해가는 세월의 로타리 속에서, 그리고 제 명에 죽지 못한 자들의 부풀어오른 살덩이처럼 흉하게 이그러진, 출구가 없는 지난 역사의 시간 속을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슬픔 덩어리 같은 한 시인의 죽음이여 그러나 곧은 것들을 죽음을 닮아 결코 퇴로가 없음을 미처 알지 못했겠구나 그게 제 스스로가 가장 먼저 상처받는 일인 줄도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겠구나 이 세상에 김남주 시(詩) 사슬로 이렇게 나를 묶어놓고 자유로울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 압제자 말고는 벽으로 이렇게 나를 가둬놓고 주먹밥으로 이렇게 나를 목메이게 해 놓고 배부를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 부자들 말고는 아무도 없다 이 세상에 사람을 이렇게 해 놓고 개처럼 묶어 놓고 사람을 이렇게 해 놓고 짐승처럼 가둬 놓고 사람을 이렇게 해 놓고 주먹밥으로 목메이게 해 놓고 잠자리에서 편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압제자 말고 부자들 말고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천에 하나라도 만에 하나라도 세상에 그럴 사람이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어디 한 번 나와 봐라 나와서 이 사람을 보아라 사슬 묶인 손으로 주먹밥을 쥐고 있는 이 사람을 보아라 이 사람 앞에서 묶인 팔다리 앞에서 나는 자유다라고 어디 한 번 활보해 봐라 이 사람 앞에서 굶주린 얼굴 앞에서 나는 배부르다라고 어디 한 번 외쳐 봐라 이 사람 앞에서 등을 돌리고 이 사람 앞에서 얼굴을 돌리고 마음 편할 사람 있으면 어디 한 번 있어 봐라 남의 자유 억누르고 자유로울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 남의 밥 앗아먹고 배부를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 압제자 말고 부자들 말고는 |
덧붙이는 글
인터넷저널에도 올라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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