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미디어법 철회가 쇄신" 한나라당 "약속 파기이자 반칙"
이강래 민주당 새 원내대표 처리 저지 시사... 여야 '충돌' 예고
▲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막판협상이 결렬된 지난 해 12월 30일 밤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던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의 질서유지권 발동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이강래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6월 임시국회에서 미디어 관련법의 처리를 두고 '실력저지' 의사를 내비치면서 국회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MB악법'을 둘러싸고 여야가 또다시 충돌할 분위기다.
이 원내대표는 17일 "(미디어법을) 안 막고 손들어버리면 어떡하란 말이냐"며 물리적인 저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이 보도되자 한나라당은 즉각 "약속 파기 선언이자 반칙"(임태희 정책위의장)이라며 반발했다.
이강래 민주당 새 원내대표 "미디어법 철회 논의 시작할 것"
▲ 이강래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 오마이뉴스 유성호
이 원내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임시국회에서 여야가 미디어법과 관련해 '6월 표결처리'를 합의한 것과 관련, "약속은 항상 전제가 되는 게 상황변수이며, 법적으로도 사정변경의 원칙이란 게 있다"면서 "잘못된 정책과 악법을 철회하고 궤도수정하라는 4·29 재보선 민심이 중요한 사정변경 사유"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을 향해 "계파끼리 싸우는 게 무슨 혁신이냐"며 "미디어법 등 잘못된 MB악법을 철회하고 국민이 원하는 쪽으로 가는 게 쇄신"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 원내대표는 "합의문을 들이대며 표결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이냐"며 "한나라당의 새 원내대표가 정해지면 미디어법 철회를 위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이 미디어법을 강행하면 실력저지도 검토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처리를) 안 막고 손들어버리면 어떡하란 말이냐. 국민을 대변해 잘못된 일에 맞서 분연히 싸우는 게 우리의 소명"이라며 저지 의사를 밝혔다.
선진당도 '원안 처리' 반대... 이회창 총재 "여당 강행처리하면 야당공조"
자유선진당도 미디어법과 관련해 '원안 처리'를 반대하며 여야 '합의' 처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회창 총재는 지난 15일 당 5역회의에서 "한나라당이 국민위원회라는 자문기구를 설치한 것을 기회로 문방위 자체에서의 충분한 토론과 논의를 생략한 채 (미디어법 처리를) 밀어붙이려고 한다면 우리는 강력하게 막을 것"이라며 "반대를 위해서는 야당 간의 공조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한나라당 법안대로라면 대기업과 신문, 통신사의 교차 소유 비율이 너무 높아서 여론의 독점을 가져오고 여론의 다양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우리 당이 제안한 미디어 법안대로 수정 보완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진당이 제시한 중재안의 주요 내용은 재벌과 신문의 지상파 참여 비율을 각각 10%로, 종합편성케이블 방송의 참여비율은 20%로 제한하자는 것이다.
한나라당 "반칙 선언"... 임태희 의장 "민주, 합의사항 이행해야"
한나라당은 이강래 원내대표의 강경 발언이 알려지자 "반칙 선언"이라며 약속 이행을 촉구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약속 파기 선언이자 반칙"이라며 이 원내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임 의장은 또 "6월 처리는 지난 임시국회에서 '국회의장-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원내 수석부대표'가 모여 합의한 사항"이라며 "민주당은 성숙한 태도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상현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사정변경이라는 해괴한 논리로 합의파기를 정당화하겠다는 발상"이라며 "절차적 정당성도 상실하고 대화와 타협의 자세도 망각한 반의회주의 행보"라고 몰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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