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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뺨 때리는 건 피해야 해요"

"오죽하면 때리겠냐?" VS "말이 되냐?"

등록|2009.05.18 11:36 수정|2009.05.18 11:36
부모 입장에서 체벌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지난 14일, 현직 중학교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아이 상담이 필요했던 학부형과 함께였습니다.

"○○○ 선생님, 아세요?"
"같이 근무하는데 당연히 알죠. 괜찮은 선생님이죠."

"정말요? 아이 담임선생님인데 얘가 기가 팍 죽었어요."
"왜요?"

학부형이 말할까? 말까? 망설이더니 말을 꺼냈습니다.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을 때린대요. 그것도 매가 아니라 손으로 학생들 뺨을 때린대요. 뺨 때리는 건 심하지 않나요?"

한순간 마주하던 서로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습니다. 잠시 침묵이 흘렀습니다.

"그럴 리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선생님도 뻔히 아는 입장에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았나 봅니다. 그리고 말을 이었습니다.

"뺨은 피해야죠. 손으로 뺨 때리는 건 용납할 수 없죠."
"그렇죠? 아이가 담임선생님이 무섭대요."
"그러면 안되는데. 조용히 말을 해야겠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체벌, 학교에서 사라질 수 없을까요?

미국에서 귀국해 체벌에 충격 받은 아이

몇 년 전, 가족과 미국 길에 오른 지인이 있었습니다. 2년 만에 귀국해 아이들을 어느 학교에 보낼지 고심이 많았습니다. 그가 고민을 털어놓더군요.

"아이가 학교에서 충격을 받았어. 학교를 안가겠대. 학생을 때리고 단체 기합 주는 선생님을 보고 기겁한 거야. 우리나라에서 학교를 다니다가 미국에 갔는데도, 매 맞는 걸 까맣게 잊은 거지. 체벌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고민하던 지인은 주위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 후 아이는 어쩔 수 없이 우리네 교육 방식에 적응해야 했습니다. 다른 방도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체벌을 두고 '사랑의 매'니, '폭력'이니 말이 많습니다. 반응도 엇갈립니다.

"선생님이 오죽하면 때리겠냐?"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학생들을 때려. 때리는 게 말이 되느냐?"

한편으로 이해가 갑니다. "요즘은 아이들을 적게 나아 학생들이 정말 싸가지 없다"는 소리도 들으니까요. 또 앞 뒤 사정 보지 않고 손부터 나가는 그런 선생님도 간혹 있긴 합니다.

하지만 어느 것이 우선일 순 없을 것입니다. 왜냐면, 체벌은 언젠가는 사라져야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판에 뺨이라뇨? 그건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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