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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의 공룡발자국, 해남 공룡박물관

벽을 뚫고 나오는 공룡을 보러가자

등록|2009.05.19 13:53 수정|2009.05.19 13:53
 경남 고성과 전남 해남, 보성, 화순, 여수 등의 해안가에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벨트가 연결되어 있다. 이름 하여 남해안 공룡발자국 벨트이다. 고성은 공룡엑스포라는 독특한 행사로 연일 성가를 올리고 있다. 고성 상족암 해안가의 바위에는 수 억년의 신비를 간직한 공룡발자국들이 촘촘히 박혀 있어 탄성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전남 해남의 황산명 우항리에 가면 수많은 공룡발자국과 관련 화석을 볼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공룡박물관이 있다. 바로 해남공룡발물관이 그것이다.

▲ 야외 전시관의 실물 모형 ⓒ 김대갑


먼저, 이 박물관이 자리한 곳에 들어서면 시원하게 펼쳐진 금호호와 황금빛 갈대밭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널찍한 잔디밭에서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각종 공룡모형들을 만날 수 있다. 박물관 입구에 세워진 21m 크기의 조바리아. 마멘치사우르스 등이 길목마다 자리잡고 있고, 그 앞 연못에는 중생대 악어들이 노닐고 있다. 널따란 박물관 야외 전시관에 설치된  공룡조형물 35개는 이국의 풍경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중생대 백악기 시절의 마당을 한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전시물이 설치되어 있는 박물관의 주 건물로 접근해보자. 아이쿠, 공룡이 박물관 벽을 뚫고 나오는 장면이 싱싱하게 시야에 포착된다. 몸길이 22m의 말라위 사우르스가 화강석 벽을 뚫고 달려가는 모습이 마치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 그 독특한 발상에 환한 미소가 절로 피어난다. 공룡의 적갈색 피부가 밝은 햇살 아래 우렁차게 반사된다.

▲ 앗, 공룡이 튀어나온다 ⓒ 김대갑


지하 1층과 지상1층으로 이루어진 박물관. 실내로 들어서니 우선 각종 공룡들의 뼈 모형이 눈에 들어온다. 어쩜 저리도 정교하게 만들었는지. 지상1층은 우항리실과 영상실로 구성되어 있다. 이곳에서는 우항리 발자국 화석의 발굴과정과 학술적 의미를 알아볼 수 있고, 백악기시대 우항리의 생태환경을 자세하게 볼 수 있다. 

지하 1층은 공룡과학실, 공룡실, 중생대재현실, 익룡실 등 총 8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곳에 들어서면 알로사우르스의 진품 화석 등을 볼 수 있다. 이 알로사우르스 화석은 전 세계에서 단 12개뿐일 정도로 그 희소가치가 큰 화석이다. 총 면적 2천 400평의 면적에 400여점의 희귀공룡화석들이 전시된 박물관은 공룡의 모든 것을 모아 놓았다. 

박물관을 나서게 되면 공룡의 발자국이 보존된 야외 전시관이 나타난다. 공룡박물관의 백미는 역동감을 한 눈에 느낄 수 있는 공룡발자국이 아니겠는가. 익룡과 육식공룡, 그리고 거대초식공룡의 발자국이 전시된 곳을 차례차례로 답사하면 한반도 남부가 공룡의 집산지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특히 거대 초식공룡의 발자국은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들 정도로 거대하다. 마치 뚱뚱한 어른의 엉덩이가 물렁한 진흙탕에 움푹 파인 모습이다.
 

▲ 초식공룡 발자국 ⓒ 김대갑


우항리 공룡박물관은 세계적으로도 그 학술적 가치를 널리 인정받는 박물관이기도 하다. 천연기념물 제39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곳에서 발견된 물갈퀴 새발자국은 세계적인 신종학명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그래서 이 새발자국은 해남이쿠누스 익룡이라고 불린다.

고성은 공룡 엑스포 등 발 빠른 대처로 전국 각지의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는 데 성공했다. 만일 전남 해안의 공룡발자국 벨트를 고성처럼 적극 상품화 시킨다면 경남과 전남의 해안 벨트가 공룡테마공원으로 거대한 결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참으로 신비한 남해안 공룡벨트. 남해안의 코발트블루와 어우러진 한 편의 영화를 본 느낌이었다.
덧붙이는 글 국제신문에도 송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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