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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들에게 사실상 탄핵되고 있는 신 대법관

[논평] "떠나는 자리가 아름다운 판사가 돼달라"

등록|2009.05.20 11:33 수정|2009.05.20 11:33
어제(19일) 광주지방법원의 단독판사회의까지 총 15곳의 법원에서 단독, 배석판사회의가 열려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개입 문제를 논의하였다. 그 결과는 알려진 바대로 '대법관으로서 직무수행이 부적절'하거나 '신 대법관의 사과와 경고조치는 미흡한 조치'라는 것으로 사실상 판사들에 의해 신 대법관이 탄핵되고 있는 것이라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신 대법관의 사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라 본다. 국민은 물론 일선 판사들로부터 외면 받는 대법관은 더 이상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국 각급 법원에서 열리고 있는 판사회의의 논의결과는 신 대법관에 대한 후배 법관들의 '사실상' 탄핵이나 다름없다. 자신들이 판결한 사건이 상고되었을 때 최종적인 판단을 내려주어야 할 대법관의 자리에 있는 사람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는 뜻이다. 그들은 "대법원의 조치와 신 대법관의 사과가 이번 사태로 인해 침해된 재판의 독립과 실추된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데 미흡"하며 "대법관으로서 직무수행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대법관은 사건의 최종심을 다루는 자리이다. 한 나라에서 일어나는 법적 다툼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무엇이 옳은지, 무엇이 법인지, 무엇이 정의인지를 선언한다는 뜻이다.  미국에서 대법관을 부를 때 "Justice(정의)"라는 호칭을 쓰는 것도 이런 이유다. 즉, 대법관은 최종적인 법적 판단을 내리는 사람이고 그의 그 판단이 곧 판례법이라는 법이 되기 때문에 '정의의 화신'으로 존경받을 수 있는 사람이 대법관의 자리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신 대법관은 '국민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고 일선 판사들의 재판권을 침해하여 국민은 물론 후배 판사들로부터 불신을 받는 대상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사실상' 탄핵되고 있다.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판사가 돼 달라." 서울중앙지법원장 시절, 신 대법관이 촛불사건을 맡은 판사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요구하며 썼다는 말이다. 이제 그의 후배들과 국민들이 신 대법관에게 그 말을 전하며 책임지는 자세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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