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대전시의장 '불신임안' 가결... 결국 불명예 퇴진

찬성 10표 반대 8표... 김남욱 의장 "원인무효 소송 검토"

등록|2009.05.20 11:56 수정|2009.05.20 18:07

▲ 대전시의회는 20일 오전 김남욱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표결, 찬성 10표 반대 8표로 가결시켰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김남욱 대전시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결국 가결됐다.

대전시의회는 20일 오전 제182회 임시회 제7차 본회의를 열어 '김남욱 대전시의장 불신임안'을 상정, 표결에 들어갔다.

이날 회의에는 당사자인 김남욱 의장을 제외한 18명 시의원 전원이 참석했으며, 송재용 부의장이 회의를 진행했다.

의원들의 이의 없이 안건이 상정되어 찬반투표를 벌인 결과, 찬성 10표, 반대 8표로 결국 '불신임안'은 과반이 되어 가결되고 말았다.

이로써 사퇴의사를 번복하면서 의회 파행의 원인이 되어 온 김 의장은 의장직에서 불명예 퇴진하게 됐다.

이날 투표 결과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불신임안 결의서에 서명한 10명의 의원과 김남욱 의장을 따르는 주류의원들의 숫자가 단 한 표의 이탈표나 무효표 없이 고스란히 투표결과에 반영됐다.

김남욱 의장 "표결 존중하지만, '원인무효 소송' 검토"

▲ 김남욱 대전시의장이 '의장 불신임안'이 통과된 직후 기자들을 만나 심경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김 의장은 투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예견됐던 일이기에 착잡하지도, 담담하지도 않다"면서 애써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민주주의는 표결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 나는 의회에서 결정된 의결 내용을 존중하고, 그대로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하지만, 이번 의장 불신임안은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 내가 법적인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의장직을 수행하지 못할 만한 큰 잘못을 한 일도 없다"면서 "의회 자문변호사와 국회 등에도 자문을 받았지만, 불신임 받을 만한 사안이 못 된다는 답변을 받았었다"고 말했다.

결국, 절차적인 표결 결과는 수용하되 내용적으로는 수용할 수 없다는 것. 그는 "따라서 개인적인 명예차원에서도, 그리고 지방의회가 이런 식으로 숫자놀음으로 흘러가는 문화를 바꾸기 위해서도 '원인무효' 소송 등을 검토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의장의 이러한 법적투쟁은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는 "원인무효라는 법원의 판단이 내려진다고 해서 지금 심정으로는 내가 또 의장직을 수행할 생각은 없다"면서 "그러한 모든 문제는 그 때 가서 결정할 것"이라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는 끝으로 시민들을 향해 "그 동안 심려를 끼쳐 드려서 대단히 죄송하다"면서 "이러한 부분도 민주주의가 발전하기 위한 한 과정으로 생각해 달라,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의장불신임안 결의안에 서명했던 박수범 운영위원장은 "아마 대전시민들은 이번 불신임안 가결이 의회 파행의 종지부가 되기를 모두 바라고 있을 것"이라며 "그러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김 의장의 법적 투쟁)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임 의장 선출은 너무 성급하게 서두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시간을 갖고, 신임 의장 선출 분위기가 마련되면 운영위원회를 열어 의장 선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전시의회는 지난 해 7월 의장선거 과정에서의 부정투표 의혹 이후 주류와 비주류로 나뉘어 10개월 가량의 파행 운영을 해 왔으며, 최근 사퇴 의사를 표명한 김 의장의 '사직서'가 부결되자 김 의장이 의장직을 계속 수행한다고 선언, 비주류의 강력한 반발을 사 왔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