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심야고속버스 타고 왔다"..다시 모여드는 추모객들

[현장-11신] 조문 이어지는 덕수궁 앞 '시민 분향소'

등록|2009.05.23 17:16 수정|2009.05.24 05:47
특별취재팀 :
취재 : 김도균 권박효원 김환 기자 / 총괄 : 황방열 기자
사진 : 남소연 기자 / 총괄 권우성 기자
동영상 : 박정호 기자 / 총괄 : 이종호 기자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23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간이 분향소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 남소연


▲ 23일 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들고 있던 촛불을 세워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 남소연


[11신 : 24일 새벽 5시 30분]

날 밝으면서 조문객 다시 늘어나

날이 밝으면서 다시 덕수궁 앞 대한문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를 찾는 조문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새벽 5시 30분 현재, 100여 명이 줄을 서서 분향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분향소에서는 아리랑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경북 영덕에서 올라왔다는 김명호(56)씨는 "믿을 수 없는 소식을 듣고 하루 종일 멍한 기분이었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마지막으로 지켜주기 위해 심야고속버스 편으로 상경했다"고 말했다.

한편 아침 방송을 준비중이던 KBS와 SBS기자들은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분향소 외곽으로 철수했다.

[10신 : 24일 새벽 4시 20분]

200여 명이 분향소 지키고 있어

새벽 4시 20분 현재, 덕수궁 대한문 앞 분향소에는 200명 정도의 시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화를 들고 분향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조문객은 40명 정도다. 경찰은 여전히 대한문앞 도로를 경찰차와 병력으로 차단하고 있다.

철야중인 시민들은 곳곳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살인마 정권 이명박은 물러나라' '노무현을 살려내라'고 쓴 높이 2미터 정도의 검정색 대형 리본 10개가 대한문 맞은 편의 좌우측 가로수 사이에 끈으로 연결돼 있다.

시민들이 쓰레기 봉투를 들고 주변정리를 하는 모습도 보인다.

[9신 : 24일 새벽 2시 40분]

비에 젖은 시민들 "끝까지 노 전 대통령 분향소 지키겠다"

새벽 2시 20분경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를 지키던 500여  명의 시민들 중 일부는 비를 피해 인근 지하철 시청역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이들은 "철야를 하면서 끝까지 노 전 대통령의 분향소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몇몇 참배객들은 바닥에 놓인 촛불이 꺼지지 않도록 입고 있던 상의를 벗어 비를 가리기도 했다. 한 시민은 "김구 선생이 돌아가셨을 때처럼 매국노의 손에 노 전 대통령의 유해를 맡길 수 없다"고 소리쳤다.

앞서 새벽 1시 40분 경에는 촬영 중이던 KBS 카메라 기자가 일부 시민들에게 멱살을 잡힌 채 끌려 나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 시민들은 "왜곡보도를 일삼는 KBS 기자는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2시 50분 경, 비는 그쳤다.

"제겐 최고의 대통령...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
시청역 출구 느티나무에 붙은 노 전 대통령 추모 쪽지들

▲ 덕수궁 주변에 있는 나무 기둥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쪽지가 붙여지고 있다. ⓒ 김환



"처음으로 선거권을 얻어 제 손으로 직접 뽑은 당신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내드리기 너무 힘이 드네요. 제게는 최고의 대통령이었습니다.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당신께서 이 땅에 뿌리신 민주화의 씨앗, 당신의 신념 결코 잊지 않은 것입니다. 역사는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은 것이며 우리 또한 당신을 끝까지 믿고 나아갑니다. 좋은 곳에서 부디 편히 주시길 바랍니다."

덕수궁 주변에 있는 나무 기둥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는 쪽지가 붙여지고 있다. 80개가 넘었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시청역 3번 출구 앞에 있는 느티나무 기둥에 '높은 곳에서 편히 쉬십시오'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등의 내용을 적은 쪽지를 붙였다. 또 이들은 나무 앞에 국화꽃을 헌화했고, 30여 개의 촛불로 나무 주위를 밝혔다.

이 모습을 본 많은 시민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쪽지를 작성해 나무 기둥에 붙이기 시작했다. 또 몇몇 이들은 쪽지를 붙인 후 나무를 향해 절을 올리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향과 담배를 태워 나무 주위에 놓아두기도 했다.

한 40대 남성이 나무 앞에 서서 "노 대통령님, 편히 가십시오"라고 말하며 흐느끼자 옆에 있던 시민들이 따라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한 여성은 땅바닥에 주저앉아 "말도 안 돼"라고 말하며 오열하기도 했다.

박아무개(26)씨는 "나무에 붙은 쪽지 내용을 보고 도저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하나 쓰고 간다"며 "이렇게 허무하게 가시다니 믿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쪽지를 나무에 붙인 후 한참동안 나무에 붙은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을 보며 흐느꼈다.

새벽 0시 30분 현재, 시민 50여 명은 여전히 나무 주위를 떠나지 못한 채 나무에 붙은 노 전 대통령의 사진을 보며 애도하고 있다.

[8신 : 24일 새벽 0시 50분]

민주당 조문 막아선 시민들 "무슨 얼굴로...서울시청에 분향소 설치하라"

▲ 23일 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 분향소를 찾은 민주당 최재성 의원과 정범구 전 의원 등이 천막 반입을 막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 남소연


▲ 23일 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마련된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 분향소를 찾은 추모행렬이 분향소를 에워싼 경찰에 항의하며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24일 새벽 0시 20분경, 최재성 의원과 정범구 전 의원이 분향하려 하자 시민 10여 명이 "분향하려면 줄을 서라, 민주당이 무슨 얼굴로 여기왔느냐"며 막아섰다.

또 이들은 "서울시민들이 제대로 분향을 할 수 있도록, 서울시청에 분향소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최재성 의원은 이에 대해 "우리가 안 하는 게 아니라, 말이 안 통하는 사람들인데…"라고 말했다. 분향을 못하고 나온 최 의원은 "정권도 절망이고, 우리도 절망이다"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미 경찰에 서울시청에 분향소를 설치하라고 요구했으며, 오늘(24일) 국무총리와 청와대에 서울시청 분향소 설치를 요구할 예정"이라면서 "현재 경찰은 서울역에 분향소를 설치하라고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7신 : 24일 새벽 0시 20분]

분향소에 결국 천막 두동 설치

밤 11시 50분쯤 결국 분향소에 천막 두 동이 설치됐다. 하나는 민주당이 다른 하나는 노사모가 가져온 것이다.

한편 대한문 앞 분향소에 나온 이수호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여러 가지 많이 걱정을 했지만 나라꼴이 이건 참 아닌 것 같다"면서 "이렇게 될 것을, 그때(통치하고 있을때) 힘들고 가난한 노동자 서민들, 자신을 적극 지지해줄 사람들에 대해 좀 더 생각하는 정치를 해야 했다는 바람이 그 당시에도 지금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MB정권의 상황을 보면 노 전 대통령이 꿈꿨던 일들이 현실정치에서 이뤄진다는 것은 참 어렵다는 것이 증명된다. 그런 면에서 노 전 대통령 나름의 진정성이 참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6신 : 23일 밤 11시 40분]

경찰, 민주당에서 가져온 분향소 천막도 막아

밤 11시 20분께 최재성 의원과 정범구 전 의원 등 민주당 관계자 6명이 분향소에 쓸 천막을 가져왔으나, 경찰 병력 60여 명이 이들을 막아섰다. 민주당 관계자들과 시민들이 서소문쪽 시청역 입구에서 경찰에 항의하면서 대치하고 있다.

최 의원과 정 전 의원은 각각 "분향소를 차리기 위해서 가져온 천막이지 집회용이 아니다", "영정이 너무 초라하게 놓여 있어서 분향소에 설치할 천막을 갖고 왔는데 경찰이 막고 있다, 명색이 대통령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고 경찰을 설득하고 있다.

시민들은 "전직 대통령 분향소가 이슬을 맞아서야 되겠느냐" "어떻게 문상을 막을 수 있느냐"고 항의하고 있다.

▲ 23일 오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가 마련된 덕수궁 대한문앞에 국화꽃을 든 시민들이 슬픈 표정으로 줄을 서 있다. ⓒ 남소연


[5신 : 23일 밤 11시 30분]

시민 100여 명 경찰과 몸싸움... 대형 태극기 게양

밤 10시 50분쯤, 시민 100여 명이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서울시청 광장 쪽으로 향하다가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경찰과 30분간 몸싸움을 벌이며 분향소로 향하는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밤 11시쯤 대한문 앞 좌측 가로등 사이에는 가로 세로 6m의 대형 태극기가 게양됐다.

추모행렬은 덕수궁 담을 따라 성공회 대성당 앞까지 한 줄로 길게 늘어서 있다.

현장에는 1천 명 가량의 시민이 나와 있고, 이중 600여 명이 분향을 기다리고 있다. 분향을 마친 시민들은 손에 촛불을 들고 있으며, 일부는 대한문 앞에서 토론을 벌이고 있다.

분향소 앞 경찰차량에는 '근조 노무현 대통령 서거'라는 플래카드가 붙었고, 주변에는 '근조 노무현 대통령' '근조 죽음으로 쓴 출사표' 등의 문구가 적힌 검은 만장이 붙었다. 분향을 진행하는 시민들도 삼베 두건과 완장을 둘렀다.

분향을 마친 시민들은 대부분 자리에 앉아 촛불을 들고 조용히 앉아있다. 몇몇 시민들은 컵라면, 과자 등 야식을 먹거나 맥주를 마시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고, 손수 만든 피켓을 들고 서있는 시민도 있다. 인근 식당에서도 저녁식사를 하거나 술을 마시면서 현 정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분향소 한 쪽에 마련된 추모 방명록에는 다양한 추모의 글이 올라오고 있는데,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하다"는 내용이 많다.

한 시민은 "당신이 욕먹을 때마다 나는 외면했다, 지지자라고 밝히지 못하고, 당신을 '노짱'이라고 부르지 못했다"고 적었고, 다른 시민은 "부당한 권력에 맞선 당신과 함께 하지 못했다"고 자책했다. 또 다른 시민은 "스무살이 되면 봉하마을에 가려던 꿈을 이제 이룰 수 없게 됐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 23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앞에 시민들이 차려 놓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임시분향소. ⓒ 남소연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차려진 간이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남소연


[4신 : 23일 밤 9시 50분]

경찰이 천막 가져가...경찰버스 차벽사이로 통행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차려진 간이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남소연

날이 저물고 기온이 내려갔지만, 덕수궁 앞 추모 인파는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밤 9시 현재 대한문 앞에만 1300여 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켠 채 앉아있고, 인근 인도에도 200여 명의 시민들이 모여 있다. 밤늦게까지 추모 열기는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분향소에 있는 노무현 전 대통령 영정은 모자를 쓰고 봉하마을에서 찍은 모습을 담고 있다. 애초 시민들은 분향소 천막도 준비했지만, 오후 4시 30분께 분향소 설치 과정에서 경찰에 압수당해 시민들은 천막 없이 분향하고 있다. 대한문 앞 분향 행렬은 80여m 늘어서있다. 바로 인근 도로에도 별도의 분향소가 설치되어 일부 시민들은 그곳에서 분향을 하고 있다.

덕수궁 앞은 지금 거대한 시국토론장이다. 분향을 마친 시민들은 모여앉아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주된 화제는 노 전 대통령 검찰 수사의 문제점. 이밖에 용산참사, 언론개혁, 경제위기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서도 열띤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처음 보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자연스럽게 토론이 오가는 분위기다. 서로를 "동지"라고 부르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추모 행사를 지원하기 위한 시민들의 자발적 활동도 눈에 띈다.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국화꽃과 근조 리본, 물 등을 사서 나눠주고, 길바닥에 청테이프를 붙여 기자들의 포토라인을 만들었다. 시민 의료지원단도 오후부터 계속 현장을 누비면서 몸싸움 과정에서 다친 시민들을 치료했다. 인근 도로 한편에서는 시민악대가 '부치지 못한 편지'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을 연주하고 있다.

경찰과의 충돌은 줄어들었지만, 경찰버스 '차벽' 때문에 대한문 앞을 오가는 것이 여전히 쉽지 않은 상황이다. 추모 시민들은 비좁은 버스 대열 틈새로 지나가고 있다. 경찰은 덕수궁 앞 1500명 등 시청광장, 청계광장에 8000명이 배치돼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23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간이 분향소를 마련한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사진을 붙들고 분향소 설치용 천막을 압수해 간 경찰에 항의하고 있다. ⓒ 남소연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접한 시민들이 23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간이 분향소를 마련한 가운데 경찰이 추모행렬을 막고 나서 시민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남소연



[3신 : 23일 저녁 8시 5분]

추모객 1천100여명으로 늘어...경찰차량 10여대 배치

저녁이 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행렬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7시 40분 현재 덕수궁 대한문 앞에 모인 시민들은 약 900여명. 인근 골목에 모여 있는 시민들까지 합치면 약 1천100여명 정도다.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유모차를 끌고나온 젊은 부부들도 눈에 띈다.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다룬 호외를 읽으면서 대화를 나누거나 빵이나 김밥 등으로 저녁을 먹고 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촛불도 하나둘씩 켜지고 있다.

경찰은 광화문 방면의 인도만 터주고 다른 방향의 차도와 골목은 10여대의 경찰차량으로 둘러쌌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과 몸싸움이 이어졌고 시민들이 주차하려는 경찰차량에 밀려 넘어지는 일도 있었지만 별다른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경찰차 유리창에 접착테이프를 붙이고 국화꽃이나 피켓을 꽂았다.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인도에 모여 있는 것이 도로교통법 위반이라서 통제하고 있다, 구호나 발언을 외치면 '집회와시위에관한법률 위반'인데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는 아직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약 15개 중대를 배치했다.

분향소 한 편에서는 근조리본과 국화, 추모방명록이 갖춰져 있다. 시민들은 이 방명록에 "얼마 전부터 하늘도 펑펑 울었다, 제 마음에도 비가 내린다" "많이 사랑하지 못해서 죄송하다" "명예롭게 살지 못할 바에야 명예롭게 죽는 걸 택하셨다"는 등의 글을 남겼다.

민주당 "경찰은 시민 추모행렬 막지 말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덕수궁 앞에 설치한 분향소를 두고 시민-경찰간 마찰이 벌어진 것에 대해 민주당은 23일 오후 "경찰은 서울시청역 출입구 등을 봉쇄하면서 대한문 앞과 광화문 인근에 시민들이 스스로 마련한 분양소 참배를 저지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대변인실 서면 논평에서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겠다고 자발적으로 모인 시민들을 경찰이 물리력을 동원해 막았다"면서 "청와대와 정부는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애도 성명을 발표했는데, 경찰은 시민들의 추모 행렬을 저지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직 대통령을 추모하겠다는 시민들의 발길을 막는 행위가 대한민국 경찰의 몫인가"라며 "경찰이 누구의 지시로, 왜 시민들의 자발적인 추모행렬을 막았는지 묻겠다"고 강조했다. 

[2신 : 23일 오후 6시 20분]

추모시민 600여명으로 늘어...경찰과 일부 몸싸움도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 차려진 간이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 남소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은 약 600여명으로 늘어났다. 30~40대 시민들이 다수지만, 20대는 물론 교복을 입은 10대 청소년이나 부모를 따라나선 어린이들도 눈에 띈다. 시민들은 조용히 분향을 이어가면서 삼삼오오 모여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경찰은 대한문 앞 인도에서는 물러섰지만 인도 양옆을 가로막고 있다.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과 경찰의 몸싸움도 간헐적으로 벌어졌다. 시민들은 "집에서 기르던 개가 죽어도 이렇게 (분향을 막는 일은) 하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김창건(43)씨는 "전 대통령에 대한 자발적 추모까지 막는 것이 대한민국의 모습이냐, 70년대로 돌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노 전 대통령처럼 굳건한 분이 자살을 택한 것을 아직도 믿을 수 없다, 결국 이명박 대통령이 죽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노 전 대통령의 비리연루 의혹에 대해서도 "본인은 몰랐다고 믿는다, 주변 사람들과 가족이 연루되자 가장으로서 괴로웠을 것"이라고 감쌌고 "다른 전직 대통령들은 몇천억원을 받고, 광주에서 수천명을 죽이고도 살고 있는데, 노 전 대통령은 훨씬 용기있다"고 평가했다.

이태호(29)씨 역시 "슬프기보다 노 전 대통령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우리가 무지해서 정권이 바뀌고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고 말했다. 교복 차림의 청소년 백아무개양은 "노 전 대통령은 국민 생각을 많이 하는 좋은 분이었던 것 같다"면서 "마지막 가는 길까지 경찰들이 막고 있어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1신 : 23일 오후 4시 55분]

▲ 23일 오후 4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려는 시민 200여명이 모였다.(이 사진은 2740님이 엄지뉴스로 보낸 사진입니다) ⓒ 2740


▲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추모집회에 참가한 한 대학생.(이 사진은 2740님이 엄지뉴스로 보낸 사진입니다) ⓒ 2740

23일 오후 4시,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 400여명이 모여 분향소에 국화를 올렸다. 이들은 까만색 옷을 입고 온 경우가 많았고, 슬픔을 가누지 못해 눈물을 흘리거나 통곡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전해진 이날 오전부터 온라인 포털사이트에는 "오후 4시 덕수궁 앞에서 모이자"는 글이 돌았다.

덕수궁 대한문 바로 앞 인도는 경찰들이 간격을 두고 서서 선점하고 있었는데, 시민들은 추모장소를 확보하기 위해 경찰들 사이사이에 연좌해 인도를 확보했다. 경찰 200여명이 분향소를 설치를 막아서면서 잠시 몸싸움이 벌어졌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시민들은 줄지어 분향을 하면서도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가끔 경찰에게 "추모도 못하게 막는 이유가 뭐냐"고 항의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다른 시민들이 "오늘 하루만은 경건하게 보내자"면서 달랬다.

추모 시민들은 구호도 외치지 않고 있으며, 일부는 "당신의 결백을 믿습니다" "당신의 국민이어서 행복했습니다"는 피켓을 들고 있었다.

애초 이 자리에 집회신고를 냈던 '안티 이명박' 카페 측은 "정확한 행사 주최가 없어서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인 사람들의 뜻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일단 분향소를 설치하고 향을 피우고, 구호나 발언 없이 침묵으로 오늘 하루만은 경건하게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찰은 경력 600여명을 동원해 인근 골목과 시청역 출입구 쪽을 막고 있으며, 경찰차 3대를 나란히 주차해 추모 시민들의 차도 진출을 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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