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서거 이틀째... 점점 더 길어지는 애도행렬

[봉하마을 현장 - 12신] 노 전 대통령 장례일정 아직 발표 안돼

등록|2009.05.23 18:10 수정|2009.05.24 13:25
[특별취재팀 : 봉하 현장]

취재 : 윤성효 김영균 선대식 이윤기 기자 / 총괄 : 황방열 기자
사진 : 유성호 기자 / 총괄 : 권우성 기자
동영상 : 김호중 기자 / 총괄 : 이종호 기자

▲ 24일 새벽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회관을 찾은 한 조문객이 헌화하며 오열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가운데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회관 앞에 마련된 임시분향소를 찾은 추모객들이 오열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오열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봉하 분향소 동영상 현장중계 바로가기(사람사는 세상) 

[12신 : 24일 오전 9시 30분]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 일정 오전에 발표될 듯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 일정은 24일 오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노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 문재인 전 비서실장 등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8시경 사저에 모여 장례 일정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건평씨는 8시경 집에서 나와 노 전 대통령의 사저로 향했으며 30여 분 뒤 시신이 안치되어 있는 마을회관으로 다시 왔다. 노건평씨가 마을회관 주변으로 나오자 언론사 취재진들이 몰려 들기도 했다.

김현 민주당 부대변인은 "장례 일정 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으며, 오전 10시를 전후해 발표가 있을 것 같다"며 "국민장으로 할지 아니면 가족장으로 할지 장례형식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고 말했다.

▲ 임태희 한나라당 의원이 24일 새벽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 마을회관을 찾아 조문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봉하마을에는 조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정치인들의 발걸음이 계속되고 있다. 하루 전날부터 와서 밤을 지샌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은 "용산 참사도 그렇고 이명박 정부는 왜 이렇게 국민한테 잔인한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할 말이 없다, 국민들의 마음이나 우리들 마음이나 같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벽에 서울에서 출발해 조문을 마친 김한길 전 의원은 "할 말이 없다, 비통하고 우리 정치현실이 부끄럽다"고 말했다.

이택순 전 경찰청장과 낙산사 주지 정념 스님도 조문했다. 빈소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흐느끼며 울기도 했다. 한 여성은 "믿어주는 국민들이 있는데 왜 죽어"라며 울기도 했다.

해인사 스님 350여명이 집단적으로 오전9시 30분께 조문을 진행했다. 한나라당 임태희 전 정책위의장은 24일 새벽1시 30분경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임 전 의장은 안희정 최고위원과 백원우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고, 문재인 전 비서실장과 전화통화를 했다. 임 전 의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전직 대통령께서 안타깝게 서거하신 것에 대해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꼭 조문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밤 늦게 다녀왔는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새벽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한 추모객이 노 전 대통령이 생전 즐기던 담배를 올리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오후 경남 김해 봉하마을 빈소에서 조문객들이 오열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11신 : 24일 오전 8시 20분]

밤새 조문 계속돼...형 건평씨, 노 전 대통령 사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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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건평씨 장례절차 논의 위해 봉하마을 도착 ⓒ 김호중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의 친형 노건평씨가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시신이 안치된 마을회관으로 향하고 있다. ⓒ 유성호


밤새 조문객의 발길은 끊어지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틀째를 맞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조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 24일 아침에도 많은 사람들이 봉하마을 빈소 주변에 모여 있다.

마을에는 진혼곡이 울려 퍼지면서 더 숙연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마을에서 밤을 지새운 많은 사람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일부는 청소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노사모 사무실 입구에는 쓰레기 줍기 등의 활동을 벌일 자원봉사자를 모집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은 마을회관에 안치되어 있는데, 마을회관 앞에 마련된 빈소에는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조문하고 있다. 조문객은 서울과 광주 등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다. 일부 조문객은 20여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 노사모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를 찾기도 한다.

경찰은 마을에서 2km 가량 떨어져 있는 본산공단 입구에서 교통통제를 하고 있다. 이에 조문객은 걸어서 봉하마을을 찾고 있다.

빈소 앞에는 아침에도 국화꽃을 들고 조문객이 줄을 지어 있다. 서울에서 왔다고 한 백효성(36)씨는 "어제 친구 전화 받고 서거 소식을 알았다"면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광주에서 부인․남매 가족과 함께 온 김상철(39)씨는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새벽에 집에서 출발해 봉하마을에 왔다"면서 "노 전 대통령께서 서거하셨다고 하니 초등학생인 큰애는 이해한다며 기꺼이 따라 가겠다고 해서 가족이 같이 왔다"고 말했다.

하루 전날 봉하마을에 와서 밤을 새웠다고 한 최한영(36)씨는 "나라의 큰 별이 떨어졌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같은 역사적 지도자를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장례 치를 때까지 봉하마을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국민장'으로 할지 '가족장'으로 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빈소 주변에서는 이날 오전에는 결정이 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법원으로부터 '일시 석방' 결정을 받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건평씨는 24일 새벽 1시30분경 봉하마을 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건평씨는 이날 오전 7시50분경 왼쪽 팔에 완장을 끼고 집에서 나와 노 전 대통령 사저로 갔다. 비슷한 시각, 문재인 전 비서실장도 사저로 향했다. 사저에 있는 권양숙 여사와 함께 노 전 대통령의 장례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봉하마을과 진영공설운동장까지는 김해시가 조문객들을 위해 제공한 대형셔틀버스 6대가 운행중이며, 각계에서 보내오는 조화도 줄을 잇고 있다.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 법보종찰 해인사 독경단이 조문을 하고 있다. ⓒ 유성호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조문을 마치고 나오며 슬퍼하고 있다. ⓒ 유성호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틀째인 24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조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 유성호


[10신 : 24일 새벽 3시 50분]

봉하마을 앞 길게 늘어선 추모 촛불... 장례 절차 아직 논의중

새벽 3시 50분 현재까지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중교통이 벌써 끊긴 시각인데도 봉하마을로 걸어들어오는 조문객들이 많다. 빈소 앞 분향소와 노사모 분향소에도 숫자는 줄어들었지만, 조문객들이 아직 길게 줄을 서고 있다.

주차장에 마련된 조문객 접대소에도 약 300여 명 가량의 시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마을 회관 옆 자갈밭에는 조문객들이 둥그렇게 촛불을 켜놓은 채 삼삼오오 앉아 있다. 새벽이 깊었지만, 울음소리도 여전히 그치지 않고 있다.

봉하마을로 들어오는 입구에는 돌아가는 조문객들이 놓고 간 촛불들로 '촛불길'이 만들어졌다. 가로등도 없는 봉하마을로 들어오는 도로 오른쪽으로 촛불들이 길게 줄을 지어 길을 환히 밝히고 있다.

장례 절차를 논의하는 비서관 숙소에서는 아직 국민장인지, 가족장인지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9신 : 24일 새벽 2시]

건호, 정연씨 빈소에서 사저로...분향소 또 설치

새벽 1시 53분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인 건호씨와 딸 정연씨가 마을회관 안 빈소에서 나와 노 전 대통령의 사저로 들어갔다.

침통한 표정의 건호씨는 눈물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시종일관 고개를 숙이고 걸었고, 그 뒤를 이어 정연씨 부부가 사저로 향했다. 몇몇 취재기자가 뒤를 따랐지만, 대화는 없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마을회관 빈소 앞 마당에 또 하나의 분향소가 설치되고 있다. 조문객이 너무 많아 일반인들을 위해 만든 분향소로 나중에는 영결식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또 이와 별도로 노사모에서 회원들을 위해 마을입구 노사모 회관에도 분향소를 만들어놨다.

[8신 보강 : 24일 새벽 1시 30분]

KBS, 차 빼라! 조중동, 나가라!

23일 자정이 지났지만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봉하마을 입구에는 시민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빈소가 마련된 마을회관 앞은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흰 국화 한 송이를 놓기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추모객들은 상주들의 안내에 따라 4~5명씩 짝을 이뤄 조용히 빈소에 들어서는 중이다. 경황없이 추모객을 맞은 터라 준비된 흰 국화가 부족해 외부에서 꽃 배달도 이어지고 있다. 빈소 주위에서는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등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다.

빈소가 너무 혼잡해서 마을 입구에 위치한 노사모 회관에 임시 분향소를 마련했다. 추모객들은 빈소와 임시분향소 두 곳으로 나뉘어 헌화하고 참배를 하고 있다.

노사모는 봉하마을 입구 노사모 회관에 대형 펼침막 2개를 걸었다. 검은색 바탕의 오른쪽 펼침막에는 "우리는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라는 문구가 쓰였고, 왼쪽의 펼침막에는 노 전 대통령의 유서가 새겨졌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서거에 흥분을 참지 못한 일부 노사모 회원들은 곳곳에서 취재기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24일 새벽 0시 20분께는 KBS 방송차량 앞에 몰려들어 "KBS, 차 빼라!"고 요구했으며, 몇몇 사람들은 철제 간이의자를 들어 방송차 문을 내리치기도 했다.

결국 KBS 취재 차량은 새벽 1시10분경에 봉하마을 바깥으로 차를 빼버렸다.

앞서 저녁 8시30분에는 취재기자들이 빈소 주변에서 노트북을 펴자 흥분한 추모객들이 몰려들어 험악한 상황이 벌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을 몰아세운 조중동 등 보수언론 기자들을 찾아내기 위해 기자들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고 다녔다. 일부 흥분한 시민들은 기자석으로 마련된 테이블을 점령하고 "모든 기자들은 나가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천호선 전 청와대 대변인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나서서 말렸으나 역부족이었다. 이 때문에 한때 기자들 모두 노트북을 접고 일어서야만 했다.

노혜경 전 노사모 대표도 마을방송을 통해 "슬프고 힘들더라도 오늘은 노 전 대통령님의 뜻을 기억하자"면서 "언론의 취재 자유를 보장하고 취재에 불편이 없도록 우리가 돕자"라고 여러차례 호소하기도 했다.

이해찬 전 총리-정세균 대표 등 장례 절차 협의 중

한편, 24일 새벽 0시 40분 현재 이해찬 전 총리 등 참여정부 인사들과 민주당 정세균 대표 등은 봉하마을 비서관 숙소에 모여 장례 절차를 논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직 대통령 예우를 갖춰 국민장으로 치러야 한다는 얘기도 있고, 노 전 대통령의 뜻대로 조용히 치르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장례 절차 등은 이날 아침이 돼야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 23일 저녁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문재인, 이병완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임시로 마련된 분향소에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을 옮기고 있다. ⓒ 유성호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저녁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마련된 임시분향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며 애도의 뜻을 표하고 있다. ⓒ 유성호


[7신 : 23일 밤 11시]

정동영 의원도 조문 못하고 발길 돌려

밤 10시께 정동영 의원(전 열린우리당 의장)이 부인과 함께 봉하마을 입구에 도착했지만, 노사모 등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반발에 조문을 하지 못하고 되돌아갔다. 시민들은 "배신한 정동영이 여기올 자격이 있느냐"고 외쳤다.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항의에도 빈소가 마련돼 있는 마을회관을 찾았다. 김 전 의장을 본 시민들은 "노무현 대통령을 그렇게 비판하더니 무슨 낯으로 여길 찾아왔나, 철판 깔았냐"고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명계남씨는 김 전 의장에게 다가가 "맞장 뜰 사람 없어져서 좋겠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김 전 의장은 이에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기자들에게 "슬프다, 슬퍼해야할 때"라고 짤막하게 말한 후 마을회관으로 들어갔다.

밤 10시 30분께 이해찬 전 총리가 부인과 함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전 총리는 노 전 대통령 영정 앞에 국화 한 송이를 놓고 술 한 잔을 따른 후, 아무런 말없이 조문을 마쳤다.

이날 조문에 참여한 참여정부 인사들은 비통한 심경을 나타냈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심정을 묻는 질문에 "말로 형언할 수 있겠어요? 솔직히 벼락 맞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할 말 많고 생각은 많고, 다들 할 말이 많겠다"면서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천호선 전 대변인은 울먹거리며 "난 지금도 이 순간이 믿기지 않는다, 우리가 뭘 해야 할지, 남아 있는 우리가 어떻게 그분의 명예를 지켜내고 뜻을 이어나가야할지 아직도 모르겠다"며 "무슨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백원우 의원은 "지금은 무슨 말도 할 수 없다, 우리는 말 할 자격이 없다"며 "나는 울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심정을 묻는 기자들에게 "기자들이 더 잘 알지 않느냐"고 말했다.

조문을 한 정치권 인사들은 "비극적"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는 "인권, 자유 등을 위해서 헌신하신 분인데, 이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인권과 자유를) 지켜나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수사에 대해서는 나중에 얘기하자"고 덧붙였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국가적인 비극이다, 우리 국민들은 민주적 평화적 선거에서 대통령을 선출했고 그 대통령이 임기를 마친 뒤에도 존경받고 사랑받기를 바랐다. 민주화를 갈망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가슴 속에서 열망했던 것"이지만 "이런 비극적인 일은 갈망했던 국민들의 염원을 꺾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경남지사는 문재인 전 비서실장을 찾아 모든 지원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경남도 차원에서 필요하면 모든 조치들을 하고 행정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필요한 시설이나 물자에 대해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문을 마친 정치권 인사들은 마을회관 근처에 있는 노 전 대통령 비서관들의 숙소로 돌아갔다. 김원기 전 국회의장, 한명숙 전 총리, 원혜영 전 민주당 원내대표 등은 인근 식당에 모여 늦은 저녁을 먹고 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친구인 이재우 진영농협 조합장은 "3일 전 저녁 통닭 두 마리를 갖고 사저에 들어가서 노 전 대통령 가족을 만났다"며 "그때 아들과 부인이 함께 있었는데, 노 전 대통령은 특별한 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당신은 잘 산 인생이다, 용기를 갖고 사소, 당신을 위해 울 사람이 많다'고 했더니 노 전 대통령은 웃기만 하고 특별한 말이 없었다"며 "한 시간 정도 가족들과 있다가 나갔는데 막상 이런 일 당하고 보니 할 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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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수 총리 쫓겨가 "사람 죽이고 조문이냐?" ⓒ 김호중


[6신 : 23일 밤 10시 30분]

한승수 국무총리 조문 못한 채 발길 돌려

▲ 한승수 국무총리가 23일 밤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경남 봉하마을에 들어서려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 저지되어 버스에서 기다리고 있다. ⓒ 유성호


한승수 국무총리가 밤 9시 50분경 버스를 타고 봉하마을에 도착했으나 문상을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한 총리는 빈소가 차려진 곳에서 500여m 떨어진 마을 입구까지 왔으나 문상을 하지 못하고 버스 안에서 문재인·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났다.

한 총리는 세 사람과 버스 안에서 대화를 나눈 뒤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김종민 전 청와대 대변인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서 한 총리가 들어갈 수 없는 입장이다. 문재인, 이병완, 유시민 세 분에게 대신 조문하고 것으로 하고 내일이나 상황 봐서 다시 조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을 입구에선 노사모 회원 등 수백 명 사람들이 "이명박은 물러가라 훌라훌라" "한승수는 물러가라 훌라훌라"를 외치고 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정연씨가 운구행렬을 따르며 오열하고 있다. ⓒ 유성호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정연씨가 운구행렬을 따르며 오열하고 있다. ⓒ 유성호


[5신 : 23일 밤 9시 20분]

봉하마을 조문 시작...아들 건호씨 하염없이 눈물 흘려

저녁 8시 45분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봉하마을 마을회관 앞에 임시분향소가 설치되면서 조문이 시작됐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절을 했다. 그는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고 계속 어깨를 들썩거렸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는 손을 부르르 떨면서 쉽게 절을 하지 못했다. 힘겹게 절을 끝내고도,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한명숙 전 총리는 조문을 하며 어깨를 들썩였다. 계속해서 정세균 민주당 대표, 김원기 전 국회의장, 문희상 국회부의장, 정대철 전 의원과 송민순, 천정배, 유시민 등 참여정부에서 국무위원을 지낸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한편, 마을회관 정면 주차장에 천막 1개당 16명이 들어갈 수 있는 조문객용 천막 20개가 설치됐으며, 이 천막들 근처에서 200명 정도가 촛불을 들고 있다.

그 오른쪽에는 음식을 준비하는 천막 4개가 설치됐으나 음식재료는 준비되지 않은 상황이다. 마을 측은 방송을 통해 "너무 황망하게 일을 당하는 바람에 준비가 원활하지 않다. 주민들과 노사모 회원들은 친척들에게 음식을 갖고 오도록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또 마을 입구 노사모 회관 앞에 설치된 대형천막스크린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생애와 탄핵정국상황, 참여정부 인사들이 평가하는 참여정부 등의 영상물이 상영되고 있다.

[4신 : 23일 오후 8시]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 계란세례...조문 못하고 돌아가

▲ 봉하마을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문하러 마을에 들어서자 시민들이 계란을 던져 이 총재가 탄 차가 되돌아가고 있다. ⓒ 유성호


▲ 봉하마을에 마련된 빈소에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조문하기 위해 마을에 들어서자 시민들이 조문을 저지하여 되돌아 가고 있다. ⓒ 유성호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봉하마을에 도착했지만, 노사모 등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로 조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갔다.

저녁 7시 32분께 버스를 타고 온 이 총재가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안치된 봉하 마을회관 앞에 내리자,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지지자들은 이 총재를 향해 "이제와서 조문이냐" "살인자" "노무현 대통령은 우리가 지킨다"고 외쳤다.

위협을 느낀 이 총재는 버스에서 내린 지 1분도 안 돼 다시 버스에 올랐다.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이 총재가 탄 버스를 둘러싸고 물병을 던지고, 계란을 던졌다. 버스 안에서 이 총재는 굳은 표정으로 정면만을 응시했고, 버스는 바로 봉하마을을 빠져나갔다.

한편, 봉하마을 곳곳에서는 노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취재 중인 기자들을 향해 거친 말을 내뱉는 경우가 눈에 띄었다. 한 지지자는 "조중동은 취재하지 말고 가라" "KBS와 SBS는 똑바로 해라" "써야할 것과 쓰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해라"고 외쳤다.

짓밟히는 '이명박 대통령 조화'23일 오후 빈소가 마련된 경남 봉하마을에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의 조화를 일부 조문객들이 넘어 뜨린 뒤 밟고 있다. ⓒ 선대식


▲ 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에 도착한 전두환 전 대통령 조화에 일부 문상객들이 불을 놓고 있다. ⓒ 김영균


[3신 : 23일 오후 7시 15분]

성난 조문객들 이 대통령이 보낸 보낸 조화 밟아

오후 6시 55분에 이명박 대통령이 보낸 조화가 도착했다. 조화가 분향소가 차려진 마을회관으로 옮겨지는 도중, 일부 조문객이 이 조화를 잡아 쓰러뜨리고 발로 밟았다. 결국 조화는 세워지지 않았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안내요원들이 흥분한 노사모 회원들을 진정시키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조화가 도착하자 일부 문상객들이 이 조화에 불을 붙였으나 태우지는 못했다.

[2신 : 23일 오후 6시 50분]

노 전 대통령 운구차 도착...'통곡의 장'으로 변한 봉하마을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가운데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도착하자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등이 빈소로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 유성호


▲ 봉하마을에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도착하자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등이 빈소로 시신을 운구하고 있다. ⓒ 유성호


오후 6시 30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가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검은색 리본을 단 운구차가 봉하마을 입구에 모습을 드러내자, 봉하마을은 거대한 통곡의 장으로 변했다. 노사모 회원들은 노무현을 연호하며 주먹을 치켜들었고, 일부 회원들은 바닥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현재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은 차에서 내려져 마을회관으로 옮겨졌다. 이병완 전 비서실장, 김만복 전 국정원장,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 백원우·이용선 의원 등이 노 전 대통령의 관을 들었고 한명숙 전 총리, 노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 이기명씨 등이 오열을 터뜨렸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이 도착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노사모 회원들은 마을회관에서 마을 입구까지 약 100여미터를 길 양편으로 도열했고, 이들의 손에는 노란색 끝이 이어져 있었다.

봉하마을에는 정치인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 오후 6시 10분경 정세균 대표와 이강래 원내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도착해 노사모 회원들이 도열해 있는 길 가운데로 지나갔다. 그러자 일부 노사모 회원들은 이들에게 "검찰 수사 저렇게 됐는데, 당신들은 뭘 했느냐"며 거친 욕설과 함께 노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을 전하는 <부산일보> 호외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조금 뒤 진보신당의 노회찬 대표, 심상정 전 대표, 조승수 의원 등이 도착하자, 한 노사모 회원은 "노회찬이 너, 노무현 깔 때 기분 좋았지, 더러운 X"이라고 욕설을 하기도 했다.

천정배 의원과 김희선 전 의원,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도 봉하마을에 왔다.

▲ 봉하마을에 마련된 빈소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 이강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조문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 유성호


[1신 : 23일 오후 6시 10분]

23일 오후 5시 40분께 부산대학교 병원을 출발한 노무현 대통령의 유해는 오후 6시 30분께 봉하마을에 도착할 예정이다. 현재 봉하마을 마을회관 앞에는 흰색 천막과 천막으로 둘러싸인 분향소가 준비 중에 있다.

분향소 현장에는 수백명의 노사모 회원과 마을 주민, 일반 시민이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모인 이들은 대부분 침통하고 우울한 표정 속에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취재 기자들도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주민들과 노사모 회원들은 노 전 대통령 검찰 수사와 관련한 언론들의 보도태도에 화가 많이 난 모습이다. 따라서 취재 기자들은 현장 취재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현장 분위기를 의식한 듯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오후 5시 30분에는 봉하마을 회관 뒤쪽 비서관 숙소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회장이었던 이기명씨와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 등이 모습을 나타냈다.

세 사람은 매우 침통한 표정으로 분향소가 마련되고 있는 마을 회관으로 들어갔다. 이기명 후원회장은 '심경이 어떠시냐'는 질문에 "마음 아픈 것? 말해서 뭐하느냐 …"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윤태영 전 대변인은 말없이 고개만 숙이고 걸었다. 조 전 홍보수석은 걸어가면서도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었다. 한편, 현재 분향소 옆 주차장에는 문상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대형 가스레인지와 솥단지가 준비 중이다.

마을회관 앞쪽 주차장 앞에는 문상객들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대형 천막 10여개가 펼쳐졌다. 오후 5시 50분 현재, 봉하마을 입구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문상객들이 줄을 지어 몰려들고 있다. 이들은 마을입구 앞 1킬로에서부터 차량통행이 통제되는 바람에 걸어서 마을로 들어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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