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진 검찰총장 23일 사표제출... 반려
수사 책임론 확산여부 주목... 검찰 '정중동'
▲ 임채진 검찰총장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연결 짓는 '검찰 책임론'이 앞으로 어떤 결과와 파장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임채진 검찰총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당일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법무부 장관께서 사태수습이 우선이라고 하시면서 사표를 되돌려 보내왔다"고 설명했다.
임 총장은 서거 사흘째인 25일 오전 문성우 대검 차장, 한명관 대검 기획조정부장과 함께 서울역사 박물관을 찾아 조문했다.
대검은 이날 일선 검찰청에 유흥업소와 고급 음식점 출입을 금지하고 전 직원이 상시 비상체제를 유지하라고 하달했다. 각급 검찰청의 사정에 따라 해당 지역에 마련된 조문장소를 찾아 적절한 시기에 조문을 하라는 뜻도 전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언론브리핑을 중단한 수사팀 역시 "침통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대검 관계자는 밝혔다.
임 총장의 사표제출과 반려 등 검찰은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한 충격과 당혹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검 홈페이지에도 검찰 수사를 비판하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수천 건이 넘는 글은 대부분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갔다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검찰 내부에서는 늦어도 장례 절차가 끝나기 전 수뇌부가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밖 에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거취 결정이 빠르면 빠를수록 조직의 안정은 물론 비등하는 비난 여론을 조금은 가라앉힐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론의 동향만 살피다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책임론이 확산될 경우 자칫 검찰 조직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수사팀 나름대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에 최선을 다했고 위법 행위에 대한 단죄가 검찰 본연의 임무인 만큼 수뇌부나 수사팀 경질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 총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고 수사팀 역시 바뀌게 되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역시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점도 이런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일단 검찰의 '자숙 모드'는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리는 오는 29일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여론의 동향과 추이를 살피면서 수뇌부 거취 여부, 향후 수사 일정 등에 대한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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