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1시간 기다려 조문... 밀려드는 시민들
서대전시민공원·대전시청 분향소, 1만 명 이상 추모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셋째날 밤. 조문을 위해 서대전시민공원에 몰려 든 시민들의 촛불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150미터가 넘게 늘어서 있다. 이러한 시민들의 발길은 자정이 넘도록 계속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서대전시민공원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는 대전시민들. 한 번에 15명씩 조문에 나섰지만, 밀려드는 시민들로 1시간 이상씩을 기다려야 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셋째날인 25일. 대전시가 대전시청 북문과 서대전시민공원에 공식 분향소를 마련하면서 시민들의 추모의 발길이 끝을 모르고 밀려들고 있다.
25일 밤 서대전시민공원, 촛불을 손에 들고 분향을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의 줄이 150여 미터를 넘어섰다. 추모 시민들의 꼬리는 드넓은 서대전시민공원 끝에 닿아 결국 똬리를 틀듯이 구부러졌다.
조문을 마친 시민들은 노란색 리본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간단한 메시지를 적어 시민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무에 길게 매달고, 그 리본들은 자연스럽게 시민공원의 울타리가 되고 있다.
이같은 시민들의 추모열기는 대전시청 북문 앞에 마련된 분향소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도 조문을 위해서는 1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시민들의 추모열기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분향소를 처음부터 지켰던 노사모를 비롯한 민주당대전시당 당원 등은 지금까지 추모객이 서대전시민공원과 대전시청 각 각 1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했다.
▲ 호수돈여고 2학년 2반 전체 학생들이 단체로 분향소를 찾았다. 이 학생들은 분향을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서대전시민공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영상을 보고 있는 시민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시민들은 가족 단위와 직장동료, 친구 등 다양한 형태로 분향소를 찾고 있으며, 직접 꽃을 준비하거나 담배를 가져와서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올려놓기도 했다.
한 시민은 '조선일보, 이명박, 한나라당, 검찰, 너희들이 죽였다'라고 글씨를 써서 조문을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피켓팅을 하기도 했으며, 한 비구니 스님은 분향소 옆에서 고인의 명복을 비는 '독경'을 하기도 했다.
호수돈여고 2학년 2반 학생들은 반 전체가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빼고 단체로 조문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도 했다. 김채리 학생은 "우리는 어려서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분이 비참하게 돌아가신 것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애도하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중구 문화동에 사는 김형철(41)씨는 "직장에서 퇴근한 뒤, 아내와 두 아이들과 함께 검은색 옷을 챙겨 입고 부랴부랴 나오게 됐다"면서 "봉화마을을 찾아 생전에 꼭 뵙고 싶었었는데, 이렇게 일찍 세상을 떠나시니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지역 시민사회진영과 진보정당, 제야단체, 노사모 등은 이날 긴급 대표자회의를 열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대전추모위원회(가칭)'를 구성, 국민추모제를 개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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