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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1시간 기다려 조문... 밀려드는 시민들

서대전시민공원·대전시청 분향소, 1만 명 이상 추모

등록|2009.05.26 02:23 수정|2009.05.26 02:23

▲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셋째날 밤. 조문을 위해 서대전시민공원에 몰려 든 시민들의 촛불행렬이 길게 늘어서 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150미터가 넘게 늘어서 있다. 이러한 시민들의 발길은 자정이 넘도록 계속됐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서대전시민공원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는 대전시민들. 한 번에 15명씩 조문에 나섰지만, 밀려드는 시민들로 1시간 이상씩을 기다려야 했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셋째날인 25일. 대전시가 대전시청 북문과 서대전시민공원에 공식 분향소를 마련하면서 시민들의 추모의 발길이 끝을 모르고 밀려들고 있다.

25일 밤 서대전시민공원, 촛불을 손에 들고 분향을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의 줄이 150여 미터를 넘어섰다. 추모 시민들의 꼬리는 드넓은 서대전시민공원 끝에 닿아 결국 똬리를 틀듯이 구부러졌다.

한번에 15명씩 분향과 헌화를 했지만 시민들은 1시간을 넘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했다. 이같이 밀려드는 시민들의 발길은 자정이 넘도록 계속 이어졌다.

조문을 마친 시민들은 노란색 리본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간단한 메시지를 적어 시민공원을 둘러싸고 있는 메타세쿼이아 나무에 길게 매달고, 그 리본들은 자연스럽게 시민공원의 울타리가 되고 있다.

이같은 시민들의 추모열기는 대전시청 북문 앞에 마련된 분향소도 마찬가지다. 이곳에서도 조문을 위해서는 1시간 가까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시민들의 추모열기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분향소를 처음부터 지켰던 노사모를 비롯한 민주당대전시당 당원 등은 지금까지 추모객이 서대전시민공원과 대전시청 각 각 1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했다.

▲ 호수돈여고 2학년 2반 전체 학생들이 단체로 분향소를 찾았다. 이 학생들은 분향을 마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서대전시민공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영상을 보고 있는 시민들. ⓒ 오마이뉴스 장재완


시민들은 가족 단위와 직장동료, 친구 등 다양한 형태로 분향소를 찾고 있으며, 직접 꽃을 준비하거나 담배를 가져와서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올려놓기도 했다.

한 시민은 '조선일보, 이명박, 한나라당, 검찰, 너희들이 죽였다'라고 글씨를 써서 조문을 위해 기다리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피켓팅을 하기도 했으며, 한 비구니 스님은 분향소 옆에서 고인의 명복을 비는 '독경'을 하기도 했다.

호수돈여고 2학년 2반 학생들은 반 전체가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빼고 단체로 조문하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도 했다. 김채리 학생은 "우리는 어려서 잘은 모르지만, 그래도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분이 비참하게 돌아가신 것에 대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애도하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중구 문화동에 사는 김형철(41)씨는 "직장에서 퇴근한 뒤, 아내와 두 아이들과 함께 검은색 옷을 챙겨 입고 부랴부랴 나오게 됐다"면서 "봉화마을을 찾아 생전에 꼭 뵙고 싶었었는데, 이렇게 일찍 세상을 떠나시니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지역 시민사회진영과 진보정당, 제야단체, 노사모 등은 이날 긴급 대표자회의를 열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대전추모위원회(가칭)'를 구성, 국민추모제를 개최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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