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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MB의 극단적 차이, 북 핵실험에서 보았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 "핵실험 소식에 이 대통령에게 분노"

등록|2009.05.29 14:20 수정|2009.05.29 21:36

▲ 2007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후 당시 노무현 대통령 내외가 평양 백화원 초대소에서 환송오찬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작별인사를 받고 있다. ⓒ 오마이뉴스 자료사진


북한의 핵실험 소식에 정치권의 반응은 대동소이하다. 청와대와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진보신당도 북에 대한 분노와 유감을 쏟아냈다.

하지만 조금 색다른 정치인의 시각도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먼저 치밀어 오른다"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세상보기] 글을 통해 "보수적인 정치인들은 (북에 대해) 가장 격렬한 표현을 골라내고, 진보적인 정치인들도 예외 없이 유감이라고 한 마디를 붙여야 국민 정서에 맞는다고들 여긴다"며 "저는 핵실험 소식을 듣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분노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그 이유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10.4 선언을 만들어냈다"며 "그런데 이명박 대통령은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평양에 갈 때 북미관계는 지금보다 훨씬 나빴다"며 "북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미국 부시 행정부와 극단의 대결 속에, 2006년 북은 1차 핵실험을 했다"고 당시를 반추했다. 이어 "이 조건에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7년 10.4 선언으로 한반도의 평화 설계도를 만들었다"며 "남북관계를 뒤로 돌릴 수 없을 만큼 촘촘한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평했다. 

이 의원은 "2008년 6월, 북은 냉각탑을 폭파하는, 전 세계를 앞에 두고 비핵화 퍼포먼스를 벌였다"며 "이런 화해 분위기가 2차 핵실험으로 바뀌기까지, 이명박 대통령은 과연 무엇을 했느냐"고 꼬집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은 대결과 단절, 아집과 독선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남북관계에서 무지와 무능력은 극에 달했다"며 "남북 최고 지도자들이 서명한 6.15, 10.4 선언을 존중하라는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고, 비핵개방 3000만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죽어서도 '사랑받는 대통령'- 살아도 죽은 것처럼 해야 하는 대통령"

▲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애도를 표하고 있는 이정희 의원 ⓒ 이정희 의원 홈페이지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은) 올 3월 한미합동군사훈련 기간에 북의 항의로 개성공단이 닫히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하도록 개성공단 입주 업체들을 지도하겠다'고 했다"며 "사회주의 국가 노동자들을 앞에 두고 탐욕적 자본주의의 극단을 드러내는 그 비현실적 감각, 놀라울 뿐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대로 가면 남북관계의 실패는 이명박 대통령 최대의 오명으로 남을 것이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두 대통령의 극단적인 차이를 북의 핵실험에서 다시 보았다"는 말로 글을 맺고 있다.


"제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가장 큰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10.4 선언입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가장 큰 실패라고 판단하는 것이 얼어붙은 남북관계입니다. 자신부터 먼저 마음을 열어 평화로 나아갈 계획을 만들어낸 대통령, 그는 고통 받았지만 죽어서도 "유일한 대통령"으로 사랑받습니다. 무능과 독선으로 개성공단마저 문 닫게 만들 대통령, 그는 떵떵거리고 살아도 죽은 것처럼 엎드려야 합니다. 이 두 대통령의 극단적인 차이를 저는 북의 핵실험에서 다시 보았습니다." 

한편 이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 서거와 관련한 조사 형식의 글을 통해 "그가 대통령으로 한 시도가 제가 바라는 역사의 흐름과 똑같지 않았더라도, 10.4 선언으로 대통령 임기를 마감했다는 하나만으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며 "가슴 아프게, 떠나보낸다"는 소회를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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