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안보리, 더 도발하면 자위조치 불가피"... 중·러도 비판
외무성 대변인 담화... 또다시 동해상으로 미사일도 발사
▲ 2002년 8월 13일 촬영한 북한 영변 핵시설 위성사진(자료 사진). ⓒ 연합뉴스
2차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에 대한 북한의 목소리가 더욱 거칠어지고 있다.
북한은 29일 오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유엔안전보장리사회가 더 이상의 도발을 해오는 경우 그에 대처한 우리의 더 이상의 자위적 조치가 불가피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담화는 또 "사태가 여기까지 오게 된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의 평화적 위성발사를 유엔에 끌고가 비난놀음을 벌린 미국과 그에 아부, 추종한 세력들에게 있다"고 했다. 여기서 '아부, 추종한 세력'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대해 미국이 준비하고 있는 제재안에 동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다. 담화는 "우리는 예측할 수 없는 금후 사태발전에 대한 책임을 똑바로 가르기 위해 이 시점에서 대결의 현 계선을 명백히 해두고저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북한이 자신들의 전통적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를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한 북한전문가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안에 중국과 러시아가 협조하지 말라고, 협박식 요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계는 곧 우리 군대와 인민이 어떻게 자주권을 지켜내는가 보게 될 것"
북한은 또 "지금 일부 나라들이 우리의 두 번째 핵시험에 놀라움을 표시하고 있지만 례사롭지 않은 행동에는 례사롭지 않은 리유가 있기 마련"이라면서 "이번에 우리 나라에서 진행된 핵시험은 지구상의 2054번째로 되는 핵시험이며, 전체 핵시험의 99.99%를 유엔안전보장리사회의 5개 상임리사국들이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장거리로켓 발사와 핵실험은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이므로, 유엔 안보리의 5개 상임이사국이 제재할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담화는 "세계는 이제 곧 우리 군대와 인민이 유엔안전보장리사회의 강권과 전횡에 어떻게 끝까지 맞서 자기의 존엄과 자주권을 지켜내는가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은 입만 벌리면 당근과 채찍에 대하여 말하기 좋아하는데 당근은 민주당의 하늘소들이나 먹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끝맺었다.
북한은 담화에 이어 오후 6시 12분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서 동해상으로 지대공 단거리 미사일 한 발을 발사해 긴장도를 더욱 높였다. 이번 미사일은 신형 지대공 미사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앞서 북한은 2차 핵실험을 한 25일 오후 5시쯤 강원도 원산에서 지대함 미사일 2발을 발사했고, 26일에도 함경남도 함흥시 이남 신상리에서 지대함 단거리 미사일 3발을 각각 발사했다. 2차 핵실험 이후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은 모두 6발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면서 일부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서해를 중심으로 국지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말까지 하고 있다. 반면, 발언은 격하게 나오지만 북한이 군사행동에 나설 경우 그 후유증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실제 움직임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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