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춘천마임축제] 도깨비 열차는 마임을 싣고

2009춘천 마임 축제, 올해도 뜨거운 마음으로 마임 즐기자!

등록|2009.05.31 19:08 수정|2009.06.01 18:15
30일 낮 12시 30분 청량리역에는 도깨비 열차를 타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로 가득 찼다. 출발 시간인 1시가 다 되어가자 플랫폼에서는 깨비쇼단의 오프닝 쇼로 춘천 마임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인 관객들의 기대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 흥겨운 깨비쇼단의 오프닝쇼 공연 ⓒ 오현정


빨간 천으로 꾸며진 도깨비열차는 들뜬 마음으로 출발을 기다리는 관객들을 가득 태우고 출발했다. 열차에서는 깨비쇼단, 극단 마음같이, 지다이, 아마루 등 총 6개 공연팀이 차례로 관객들과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이와 함께 빨간코를 달고 장난을 치던 배범수씨(서울 화곡동)는 "예전에 동생이 춘천마임축제를 다녀온 것을 듣고 꼭 한번 와 보고 싶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가족들과 다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서울에서 뮤지컬 등의 공연 한 편을 보려면 적어도 10만원은 내야 하는데, 그에 비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연도 보고 축제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며 공연이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이쪽저쪽 분주하게 뛰어다니는 깨비들이 공연 준비를 마치자 '극단 마음같이'를 시작으로 도깨비 열차 공연의 막이 올랐다.

▲ ‘극단 마음같이’의 ‘짝사랑’ 공연 중 ⓒ 오현정


보라색 멜빵바지를 입은 마임이스트가 나타나자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종이봉투와 풍선을 이용한 신기한 마임을 선보였다. 관객들의 박수갈채와 함께 웃음소리가 기차 안을 가득 메웠다.

스스로를 축제광이라고 밝힌 지구인씨(이천)는 "몇 년 전부터 축제에 관심이 많아서 검색을 해보다가 마침 쉬는 날과 축제날이 겹쳐서 올 수 있었다. 축제를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너무 기대된다"며 공연을 보고 난 후 "풍선 공연(극단 마음같이)이 가장 인상 깊었다. 실제로 마임을 보는 것은 처음이라 신기하다"고 전했다.

호루라기를 불며 등장한 첫 번째 팀과 달리 조용히 빗자루를 쓸며 은근슬쩍 등장한 일본인 마임이스트 '지다이'씨는 마녀분장을 하고 나와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어냈다. 빗자루를 타는 등 스토리 있는 마임을 보이며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 마녀 분장을 한 마임이스트 ‘지다이’씨의 익살스런 표정 ⓒ 오현정


외국인과 한국인으로 구성된 '카닌봉봉'팀은 '만선의 기쁨' 등 뜻 깊은 아프리카 전통 음악을 선보이며 신나는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 연주를 하며 관객과 마주보고 웃고 있는 ‘카닌봉봉’팀 ⓒ 오현정


공연을 즐기던 장윤경씨(대전)는 "학생 때 춘천마임축제 인턴을 한 적이 있다. 그때 마임 축제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아서 외국인 친구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며 친구들을 소개했다. 사진, 사인아트 등 모두 예술 쪽을 전공하고 있다는 윤경씨의 친구들은 "마임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Caity, 미국), "나도 저글링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기회가 된다면 공연에 참여해 보고 싶다"(Julien, 스위스)고 공연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공연을 보고 난 후에는 "굉장히 멋졌어요! 진짜 좋아해요!"(Kevin, 미국)라며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다시 오고 싶다는 소감을 내비쳤다.

▲ 만족스러운 공연에 엄지를 치켜 올린 Kevin씨 ⓒ 오현정


검은 옷을 입고 등장한 '극단 사다리'팀은 직접 만든 듯한 갈색 인형을 들고 관객들에게 다가갔다. 인형의 머리와 팔다리를 잡고 동작을 바꿔가며 시선을 맞추고 관객들과 눈빛으로 소통했다.

▲ ‘극단 사다리’의 공연에 관객들이 집중하고 있다 ⓒ 오현정


즐거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던 아주머니들은 "더 늙기 전에 한 번 와 봐야지, 애들은 다 지네들끼리 갔다 와서 우리 엄마들끼리 놀러 온거야. 우리 나이되면 이런 게 큰 감동은 없지만 재밌고 좋아"(지순옥, 서울 역삼동)라며 축제를 즐겼다.

마임 공연이 끝난 후에는 상상의 인형인 '공지어'를 만드는 시간을 가졌다.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이 인형들은 모두 한데 모아 마지막 날에 함께 태운다고 했다. 마임 축제 관계자는 "이 행사를 통해 참가자 모두가 함께 깨비가 되어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 소원을 이루어주는 ‘공지어’와 함께 찰칵 ⓒ 오현정


도깨비열차가 종착역에 닿을 때 쯤, 다시 분주해진 깨비들은 짐을 정리하기에 바빴다. 그 중 스스로 깨비열차팀을 지원했다고 밝힌 정다은양(한림대 언론정보학과)은 "판토 마임이나 여러 마임 공연들도 좋지만, 깨비 열차는 가까이에서 직접 마임과 소통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시민들과 함께 직접 마임을 즐길 수 있고 우리도 그만큼 마임의 열기를 느낄 수 있어서 즐거우니까요"라며, "이번에 야외공연이 많이 취소 되서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는 다른 팀에서 일하거나 깨비짱을 해보고 싶어요"라고 마임 축제에 대한 열의를 보였다.

마침내 두 시간 동안 열심히 달린 도깨비열차가 남춘천역에 도착하고, 아직 많이 남은 축제를 즐기기 위해 참가자들은 서둘러 이동할 채비를 했다. 그 중 공연 기획자를 꿈꾸고 있다는 박세인양(서울, 남현동)은 "우리나라에 마임이 이렇게 특성화 된 축제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에 알게 돼서 참여하게 됐어요. 마임 축제를 통해서 공연 기획에 대한 공부에 더 도움이 된 것 같아서 좋아요"라며 난장마을로 발걸음을 옮겼다.

올해 고슴도치섬에서 공지천일대로 옮긴 난장마을 '우다마리'는 여전히 뜨거운 마음으로 마임과 소통할 참가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강원대학교 신문방송학과 <이동윤, 김한솔, 오현정, 이민영, 이보람, 주 청>
첨부파일
.image. k1.jpg
.image. k2.jpg
.image. k3.jpg
.image. k4.jpg
.image. k5.jpg
.image. k6.jpg
.image. k7.jpg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