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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윤두리·김정애 할머니, 하늘나라 가셨다

울산 윤두리 할머니, 지난 28일... 통영 김정애 할머니 23일 별세

등록|2009.06.01 09:15 수정|2009.06.01 09:15

▲ 고 윤두리 할머니. ⓒ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윤두리(향년 71세)·김정애(향년 78세) 할머니가 최근 세상을 떴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아래 정대협)는 지난 5월 28일 윤두리 할머니가, 23일 김정애 할머니가 돌아가셔서 장례를 치렀다고 밝혔다.

고 윤두리 할머니는 1928년 부산에서 태어나 15세 되던 해 부산진역파출소 앞을 지나다 연행되어 부산영도의 위안소에서 '위안부'로 고통스런 나날을 보내야 했다. 

윤 할머니는 해방 후 차마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어 식당에서 한 해 정도 일하다 집으로 갔지만 어려운 형편과 위안소 생활로 인한 심적·육체적 고통 등으로 인해 또 다시 힘든 날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결국 부산을 떠나 서울을 거쳐 울산에서 정착했다.

정대협은 "윤 할머니는 생전에 '내 고향은 부산이지만 그곳은 위안부 시절이 생각나 가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했다"면서 "일생을 망쳐놓고 발뺌하는 일본을 향해 분노하셨고 자신이 당한 일을 죽어서도 못 잊겠다고 하셨던 할머니는 일본정부의 기만적인 '국민기금'을 거부하시고 진정한 사죄와 배상을 원한다고 외치셨다"고 밝혔다.

윤 할머니는 울산 동강병원 장례식장에서 장례를 치렀으며, 29일 저녁 7시 지역시민들이 추모식을 열기도 했고, 다음 날 발인식을 치른 뒤 천안 망향의 동산에 고이 잠들었다.

김정애 할머니 지난 23일 별세

경남 통영에 살았던 고 김정애 할머니는 지난 23일 밤 11시30분경 운명하셨다. 고인은 지난해 12월 15일부터 5개월을 넘게 힘겨운 투병생활을 해오셨다. 울혈성심장병으로 호흡곤란과 거의 모든 장기가 제대로 기능을 작동하지않아 온 몸이 퉁퉁 부은 채로 앉아서 주무시는 고통의 투병생활을 해오셨다.

1921년 통영에서 태어나셨던 김정애 할머니는 20살 되던 1940년 어망회사에서 일하고 나오다 강제로 납치되어 중국으로 끌려가서 5년간 '혹독한 위안부생활'을 강요당했다.

할머니는 1945년 남경에서 부산으로 기차를 타고 귀국한 후 다시 배를 타고 통영으로 귀향했다. 그 뒤 할머니는 공장과 농사, 생선장사노점 등을 했고, 결혼은 하지 않고 조카를 키우며 홀로 살아오셨다. 할머니는 1993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 정부에 등록했다. 장례는 지난 5월 26일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정대협은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모두 91명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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