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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끝에 탄생한 하이닉스 청주 공장 유치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충청권 현안사업

등록|2009.06.01 10:08 수정|2009.06.01 11:39
중부고속도 서청주IC 인근에는 8층 높이 건물의 하이닉스 낸드플래시 생산 핵심 전략기지인 청주 제3공장이 위치해 있다. '글로벌 낸드플래시 생산 1번지'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에 따라 지난해 8월 세워진 하이닉스 청주 제3공장은 최소 비용으로 최단기간내에 건립된 첨단시설 가운데 하나다.

하이닉스가 처음 갖게된 낸드플래시 전용 300㎜생산라인이라는 의미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하이닉스와 지역민 모두 공장에 대한 애착과 기대는 높았다. 하지만 공장이 설립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은 그리 순탄치 않았다.

당초 하이닉스는 본사가 있는 경기도 이천에 300㎜라인인 M10공장이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 공장을 증설하는 것이 생산시설을 집중하는 데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천이 아닌 청주가 선택된 원인은 바로 수도권 규제 때문이었다.

이천은 수도권 규제에 발목을 잡혔고 청주는 수도권과밀화에 따른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큰 수혜자가 된 셈이다. 공장증설 여부를 놓고 '기업경쟁력 강화'라는 측면과 '수도권 규제'라는 명제가 부딪히면서 공장을 유치하려는 경기도와 충북도의 경쟁은 가열됐고 감정의 골이 깊어지기도 했다. 각 지역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들도 최우선으로 나서 유치활동에 사활을 걸었다.

마침내 노무현 정부는 '이천지역 증설불허'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하이닉스는 고심끝에 청주를 새로운 생산기지로 결정, 지역민에게는 더 없는 희소식을 안겨줬다. 정부의 이같은 결정에 진통을 겪었던 하이닉스 청주공장 증설 작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난 2007년3월 부지매입후 4월 기공식을 시작으로 공사 시작 1년4개월만에 첨단생산라인이 탄생했다. 하이닉스 청주공장 M11라인이 본격 가동되면서 300㎜ 웨이퍼를 월 4만 장 이상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 것이다. 40㎚급 초미세 공정 도입으로 16Gb와 32Gb 등 대용량 제품의 생산기반도 마련됐다.

이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충북발전과의 인연이 많았고 충북도민들의 간절한 염원을 저버리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확고한 소신을 실행에 옮긴 대통령이었고 이는 충북발전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계기가 됐다. 하지만 현재의 하이닉스는 청주공장 유치 후 기대 만큼 효과는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3공장의 청주 유치가 확정됐을 때만 해도 도민들이 하이닉스에 거는 기대는 컸다. 공장 증설에 4조3000억 원을 투입하고 추가로 3조 원을 들여 제2라인까지 가동시키는 등 모두 8조7000억여 원을 투자해 직접 고용 효과만 8000여 명에 이르는 데다 150여개의 협력업체 유치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장밋빛 청사진이었다.

그러나 제3공장의 M11라인 설치에 투입된 비용은 1조1000억원으로 당초 알려진 투자비용의 30~40% 수준에 그쳤고 시설 규모 축소로 고용 효과는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여기에 생산라인 가동에 대비해 500명의 인력을 채용했으나 시설 규모가 줄어 인력을 활용하지 못했고 제품 가격 하락과 세계 경기 불황까지 겹쳐 추가 투자는 물론 고용창출도 불투명한 상태다. 하이닉스 청주공장 유치 효과를 지나치게 부풀려 도민들의 실망감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지역균형발전정책에 남다른 애정을 보인 노 전 대통령의 소신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 기업 상호간의 원활한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충청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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